메뉴닫기

전체메뉴

Quick Menu

Quick Menu 설정

※ 퀵메뉴 메뉴에 대한 사용자 설정을 위해 쿠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메뉴 체크 후 저장을 한 경우 쿠키 저장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언론속의 국민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공, 하얀말뚝 경계선에 걸치면 ‘OK’… 바깥에 있으면 ‘OB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교수

  • 작성자 박윤진
  • 작성일 20.08.05
  • 조회수 826

■ OB와 페널티 경계 논란

몇 ㎝ 차이로 벌타 운명 갈려

페널티 구역 빨간·노란 말뚝

경계선 걸치면 벌타 받지만

샷 가능할 땐 무벌타 플레이

OB 말뚝 뽑고 칠 수 없으나

페널티 말뚝은 뽑고 칠 수 있어

얼마 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2라운드에서 미국의 브라이슨 디섐보가 프로대회에서는 보기 드문 퀸튜플보기라는 스코어를 기록하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15번 홀(파5·560야드)에서 무려 10타 만에 홀을 마친 것이다.

티샷이 감기면서 페어웨이 왼쪽 페널티구역으로 들어간 것이 악몽의 시작이었다. 벌타를 받고 드롭을 한 후 우드로 친 세 번째 샷마저 250야드 정도 날아가 반대쪽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으로 들어가 버렸다. 다시 벌타를 받고 제자리에서 친 다섯 번째 샷이 또 OB가 됐고, 결국 일곱 번째 샷 만에 반대쪽 러프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여덟 번째 샷을 하기 위해 공 쪽으로 걸어가던 디섐보가 공중에 살짝 떠 있는 OB 경계 철제 펜스 아래에 걸쳐있는, 자신이 친 세 번째 공을 발견한다. 그는 경기위원을 불러 OB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지만, 경기위원은 공이 펜스 안쪽이 아닌 바깥쪽 선상에 걸쳐있고, 따라서 OB가 맞는다고 판정을 내린다.

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디섐보는 또 다른 경기위원의 확인을 요구했다. 두 번째 경기위원이 현장에 도착하자 디섐보는 지난해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경기 중 필 미켈슨이 비슷한 상황에서 인바운즈 판정을 받아 펜스 뒤에서 공을 쳤다며, 자신도 펜스를 넘어가 공을 치겠다고 주장한다.

경기위원은 디섐보가 헷갈리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OB 경계는 펜스 안쪽 선이라 OB가 틀림없다며 첫 번째 경기위원과 같은 판정을 내린다. 어쩔 수 없었는지 잔뜩 찌푸린 얼굴로 공을 집어 든 디섐보는 여덟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려 두 번의 퍼트로 홀을 마친다. 이 과정에서 24분가량의 시간이 흘렀고 그만큼 경기는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디섐보의 늑장 플레이가 얄미웠는지 경기가 끝난 후에 일부 골프팬들은 SNS를 통해 디섐보의 드롭 규칙 위반 문제를 제기했다. 세 번째 드롭 위치가 첫 번째와 두 번째 드롭 위치와 현저히 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확인 결과, 실제로 드롭 위치가 조금 바뀌긴 했어도 한 클럽 이내라 이 제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골프장에는 골프장의 경계를 표시하는 하얀 말뚝이나 경계선 혹은 펜스 등의 구조물 등이 있다. 골퍼가 친 공이 이 경계를 넘어가면 코스를 벗어난 것으로 간주한다. 즉 OB로 처리되는 것이다.

그런데 디섐보의 사례처럼 공이 이 경계에 걸쳐있는 경우는 판단이 모호할 수 있다. 하얀 말뚝, 경계선, 펜스의 경우 안쪽 선상까지 코스 안으로 판정되며, 따라서 공이 여기에 조금이라도 걸쳐있으면 OB가 아니다.

비슷한 위치였지만 미켈슨의 공은 안쪽 선상에, 디섐보의 공은 바깥 선상에 걸쳤기 때문에 다른 판정이 내려졌다. 단 몇㎝ 차이로 OB와 인바운즈로 운명이 갈린 것이다. 디섐보가 그토록 억울해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만약 경계선 없이 그냥 말뚝과 말뚝 사이에 공이 놓여있을 때는 말뚝과 말뚝을 연결하는 가상의 선을 그어 같은 방법으로 판단하면 된다.

골프장에는 OB 말뚝 외에도 빨간색 말뚝과 노란색 말뚝도 코스 곳곳에 꽂혀 있다. 둘 다 페널티구역의 경계를 표시하는 구조물이다.

페널티구역 말뚝은 OB 말뚝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구역 포함 여부에 대한 판정은 전혀 다르다. 안쪽이냐 바깥쪽이냐에 상관없이 공이 말뚝과 말뚝을 연결한 가상의 선상 혹은 별도의 페널티구역 경계 선상에 공이 살짝 걸쳐있기만 해도 페널티구역에 들어간 것으로 판정한다. 페널티구역 표시 말뚝이나 경계선을 페널티 구역의 일부로 보기 때문이다.

간혹 골퍼 중에는 페널티구역에 공이 들어갔다고 무조건 벌타를 받고 드롭을 한 뒤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아는 사람이 있다.

페널티구역 안이라도 위험하지 않고 또 충분히 공을 칠 수 있는 라이라면 벌타 없이 그냥 그 자리에서 플레이해도 된다.

지난해 규칙이 바뀌어 페널티구역 안에서도 어드레스나 연습스윙 때 클럽을 지면이나 물에 댈 수 있고, 공만 건드리거나 움직이지 않는다면 스윙할 때 방해가 되는 돌, 나뭇가지 같은 루스임페디먼트(자연 장해물)도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다.

OB 말뚝과 페널티구역 말뚝의 또 다른 차이로 스윙에 방해가 될 때 OB 말뚝은 그대로 공을 쳐야 하지만 페널티구역 말뚝은 뽑고 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같은 말뚝이지만 OB 말뚝은 코스 시설의 일부이기 때문에 만약 멋모르고 뽑게 되면 라이를 개선한 행위로 2벌타를 받게 된다. 반면 페널티구역 말뚝은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뽑아 놓고 칠 수 있다. 거리 표시목도 마찬가지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원문보기: https://n.news.naver.com/sports/golf/article/021/0002437414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