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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철저한 코스 분석·성공 확률 높은 샷… ‘골프천재 모리카와’ 탄생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작성자 박윤진
  • 작성일 20.09.02
  • 조회수 487

■‘스마트 골프’란

 어릴 적 유명 심리코치 만나
 대학까지 ‘생각하는 골프’ 배워

 거리 짧아도 좋은 위치로 샷
 실수하더라도 피해는 최소화

 데뷔 2년차 23세 어린 나이에
22연속 컷통과·메이저 등 3승
 장타자 전성시대에 ‘깜짝 업적’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어난 신인이 나타나면 항상 비슷한 나이 때 타이거 우즈(미국)의 활약상과 비교하는 것이 이제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됐다.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가 2011년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거두었을 때 우즈보다 어린 나이에, 그것도 우즈의 대회 최소타 기록을 깼다는 사실이 화제였다.

최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저스틴 토머스는 우즈와 잭 니클라우스(미국)에 이어 3번째로 어린 나이에 13승을 채운 골퍼로 주목받았다. 이처럼 당대 최고의 골퍼와 비교된다는 것은 당사자에겐 더할 나위 없는 상찬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선수 생활 내내 따라다니는 족쇄이자 부담이 되기도 한다.

최근 우즈와 비견될 만큼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또 한 명의 유망주가 나타났다. 바로 지난해 PGA투어에 데뷔해 올해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콜린 모리카와다. 모리카와는 데뷔 이후 22개 대회 연속 컷 통과에 성공했다. 모리카와는 25개 대회 연속 컷 통과로 이 부문 역대 1위에 올라있는 우즈의 뒤를 이었다.

모리카와는 명문 버클리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미국 대표로 미국과 영국·아일랜드 간 아마추어 골프 대륙대항전인 워커컵에 출전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맹활약을 펼쳐 미국의 우승을 이끌었고, 프로로 데뷔하기 전에는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할 만큼 실력이 뛰어났다.

지난해 봄 대학을 졸업한 모리카와는 원래 2부인 콘페리투어를 거쳐 PGA에 데뷔하려고 했다. 하지만 스폰서 초청선수로 출전한 3M오픈에서 덜컥 준우승을 차지하는 바람에 1년짜리 임시 투어카드를 받았고, 3주 후에 출전한 배라쿠다챔피언십에서는 아예 정상에 올라 곧장 PGA투어에 합류하게 됐다.

모리카와는 올 시즌 두 차례의 우승과 한 차례의 준우승, 그리고 5번의 톱10을 기록해 세계랭킹은 벌써 5위까지 치솟았다. 모리카와의 주무기는 젊은 시절 우즈처럼 장타나 뛰어난 퍼팅이 아니다. 올 시즌 그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95.9야드로 투어 선수 중 107위, 퍼팅 이득타수(SGP)도 0.121타로 140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장타자 전성시대에 모리카와의 선전은 분명 예외적이다.

모리카와를 아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그의 장기는 바로 머릿속이다. 37년 넘게 버클리대 골프팀 코치로 일했던 스티브 데스몬(미국)은 모리카와가 또래들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했으며,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 중 가장 골프 지능이 높았다고 기억했다. 그의 캐디 역시 모리카와가 자신감이 남다르며, 경기할 때 마치 캐디처럼 코스를 분석하고 철저히 계획된 플레이로 라운드에 임한다고 말한다. 이제 겨우 데뷔 2년 차 프로지만 마치 10년 된 베테랑처럼 노련하게 플레이한다는 평가다. 즉 코스 분석을 통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가장 확률이 높은 샷을 구사하며, 좀처럼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리카와의 경기를 보면 비록 드라이버 거리는 다른 선수들보다 짧지만, 다음 샷을 하기 가장 좋은 위치로 공을 보내고, 실수하더라도 가장 피해가 작을 위치를 택해 샷을 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그의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의 이득 타수는 1.524타로 3위, 평균 타수도 69.83타로 13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23살밖에 안 된 그가 이렇게 영리한 골퍼가 될 수 있었던 데는 골퍼로서 남다른 성장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모리카와는 5살 때 소규모 유소년 캠프에 참가하면서 골프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느 날 그는 연습장에서 스윙기술과 자세만을 강조하던 여느 코치들과 달리 독특한 내용을 가르치는 코치를 발견하고 큰 흥미를 느낀다. 그 코치의 이름은 릭 세싱하우스(미국)로 당시 스포츠심리학 박사에다 UCLA에서 골프팀 심리코치를 맡고 있었다. 모리카와는 매주 그를 통해 골프의 심리적 측면을 이해하고 라운드 운영 전략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덕분에 그는 어릴 때부터 생각하는 골프를 습득할 수 있었다. 8살 무렵 시작된 세싱하우스와의 관계는 이후 대학 때까지 계속됐다.

규격화된 경기장이 아닌 부정형의 코스에서 14개나 되는 클럽을 다루며 매 순간 최선의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골프는 다른 종목보다 생각하는 플레이가 더 중요하다. 샷을 하기 전에 먼저 현명하게 생각하는 골프를 습관화한다면 극적인 스윙의 변경 없이도 얼마든지 스코어를 낮출 수 있다. 모리카와의 보기 드문 성공이 이를 입증한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원문보기: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831010318390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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