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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102(백두)이야기 / 2011 한중국제교류예술展

  • 작성자 정으뜸
  • 작성일 11.12.26
  • 조회수 14932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영은미술관에서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THE POWER OF ART_ PEOPLE' 라는 주제로 한중국제예술교류展이 열리고 있다. 이번 국제교류展은 단순히 한국과 중국의 미술전시라는 개념을 넘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문화교류의 현장이다. 이와 같은 국제적인 전시에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대학원생 34명과 조형대학 시각디자인학과 학부생 42명이 '두만강 102(백두) 이야기'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 영은미술관
2011 한중국제교류예술展
두만강 시와 그림전시회 '102(백두) 이야기 전'
2011. 10. 22 ~ 2012. 2. 26

 


시(詩)를 그리고 그림을 읽는다

'시를 그리고 그 그림을 읽는다'는 것은 김민 교수가 지도한 이번 '두만강 102(백두) 이야기'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은 머그컵과 티셔츠에 작품을 새기기 전 각자 두만강을 주제로 시를 쓰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제작했다. 두만강 또는 백두산에 관련 된 우리민족의 역사를 시로 풀어 문자나 문장이 아닌 조형에 담아내어 친근하게 표현해낸 것이다. 각자 작품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나서야 그때 비로소 그 뜻을 읽게 된다.

'시를 쓴다'는 자체가 디자이너로서는 굉장히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이다. 브랜딩 전공수업을 통해 이번 전시에 참여하게 된 이다현 양(시각디자인학과 10)은 "시를 쓴다는 것이 생소하고 막연했는데, 막상 해보니 비유나 상징을 사용해서 은유적으로 표현 하는 점이 디자인과 많이 닮아있어 접근방식 자체가 새롭고 신선해서 작품을 만드는 내내 재미있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한 개개인의 디자인에는 두만강에 대한 저마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춤'이라는 작품을 선보인 권욱상 군(시각디자인학과 07)은 "강이 춤을 추고 있는 듯 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사실 슬픔을 잊으려는 춤이다. 두만강을 기준으로 강 위쪽에서는 사람들이 불꽃놀이도 하며 신나게 춤을 추지만 아래쪽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한겨레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춤이라는 글자 안에서 두만강의 현실을 보여주고 하였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중국 학생들과 같이 작업하면서 두만강을 바라보는 서로의 시선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두만강 102(백두)이야기

'두만강 102(백두)이야기'타이틀은 전시 중인 작품의 총 개수를 가리키는 숫자 '102'와 백두산의 '백두'가 합쳐져 뜻을 모으고 있다. 미술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노란 테이블 위에 진열 된 수십 개의 머그컵들과 옷걸이에 걸어둔 채 낚싯줄 하나로 천장에 매달아 놓아 한 쪽 공간을 가득 채운 티셔츠들이다. 머그컵들은 각자 두만을 품고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되어 있어 마치 강물이 흐르는 듯한 물줄기를 연상케 하고, 약한 바람에도 이리저리 휘날리는 티셔츠들은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이 모든 작품 중 단 2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흰 바탕에 제작되었다. 깔끔한 흰 색이 작품의 배경이 된 데에는 '백의민족으로서 권위, 허세, 위선 등을 다 벗어두고 우리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한번 허심탄회하게 털어보자'는 이유에서이다.

지난 2월, 영하 30도의 날씨에 직접 두만강을 방문해 본 후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된 김민 교수는 "요즘 젊은 학생들은 조선족들이 어떻게 지내왔으며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 공부하고 많은 것을 직접 보고 듣는 기회가 되길 바랐다며 수업 초기에는 시를 쓴다는 것을 어색해하고 자신감 없어하던 학생들이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두만강과 백두산에 관련된 우리민족의 이야기를 조형에 멋지게 담아 내었고 동북아 정세의 평화로운 미래는 우리 젊은이들의 교류에 달려있다"고 했다.

 

 연변 조선족자치구에서 소수민족의 자치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구의 60%이상이 조선족이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남한에 내려와 일을 하고 현재는 노인들과 아이들만 남아있다고 한다. 그 곳에서 더 이상 조선말과 한글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민족의 이런 이야기를 마치 시가 그 몇 마디 운율만 가지고도 큰 뜻을 품어내듯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머그컵과 평상시 즐겨 입는 티셔츠를 통해 편안하고 친숙하게 풀어냈다. 이번 만큼은 시(視)각디자이너가 아닌 시(詩)각디자이너로서의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들이 탄생시킨 작은 프린팅들은 두만강에 대한 큰 힘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