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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탐방] 음악을 사랑하는 따뜻한 사람들 필뮤즈

  • 작성자 이세희
  • 작성일 12.02.10
  • 조회수 12544

최근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과 국민 여동생 아이유에 이은 세시봉의 효과 덕분인지 작년부터 악기 매출이 급증하고 국내 직장인 악기 동호회나 밴드 등 자발적인 음악 모임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끊임없이 자기계발하기 바쁜  대학생들에게도 이제 악기는 취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통기타가 너무 흔해서 망설여진다는 남들과 똑같기 보다 색다른 무언가에 도전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클래식 기타를 추천한다. 이제 1인 1악기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악기를 배워보고 싶은 국민인이라면 클래식 기타 동아리 '필뮤즈'의 이야기에 주목해보자. 

 

클래식 기타 동아리 필뮤즈는 74년 클래식 동아리로 시작되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중앙 동아리 중 하나이다. 필뮤즈란 '사랑하는'이라는 뜻의 접사인 'Phil' 과 그리스 신화의 시, 음악, 학예의 신 'Muse'가 합쳐져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악기연주 실력과 관계없이 음악을 진정으로 느끼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든 '필뮤지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복지관 1층이 시끌벅적하지는 않았지만 필뮤즈 동아리방은 곧 다가올 신입생환영 연주회 준비로 학기 중 만큼이나 활기를 띄고 있었다. 본격적인 연습에 앞서 선후배간에 함께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무척 화목해 보이기도 했지만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만큼은 모두들 표정에 진지함이 묻어났다. 모두들 기타를 하나씩 가지고 앉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아리 방 한켠에 정렬되어 있는 클래식 기타들이 새로 들어올 필뮤지안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학과 공부로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가도 아름다운 기타 선율과 함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동아리 방이 기다리고 있다.

흔히 악기를 다루는 동아리라고 하면 '어떻게 배울 수 있어요?' 와 '개인 악기가 없는데도 배울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이 가장 많이 들어온다고는 한다. 필뮤즈 역시 신입생들이 부담없이 기타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탄탄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매주 금요일마다 레슨이 이루어지는데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소그룹으로 조를 짜서 조당 선배님 한 분씩이 멘토가 되어 조별로 수업이 이루어지게 된다. 정기 레슨은 일주일에 한번으로 정해져 있지만 그 외 공강시간에 동아리방에서 기타를 연습하고 있으면 선배들에게 언제든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소극적인 성격이라서 동아리 활동이 망설여지는 사람이라도 악기를 배우면서 훨씬 금방 친해 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음악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해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울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동아리 한 켠을 가득 채우고 있던 클래식 기타들을 보면 굳이 개인 기타가 없다고 해도 망설 일 필요가 없다.

 

 

악기연주라고 하면 빠질 수 없는 공연! 필뮤즈에는 한 해 세차례의 정기 공연이 이루어진다. 3월 '신입생 환영 연주회'를 시작으로 9월 '정기 연주회' 그리고 신입생들이 주인공이 되는 '신입생 연주회'가 11월에 마지막으로 열린다. 정기 연주회가 세차례나 이루어지다 보니 공연 준비로 바쁘지 않은 날들이 없다고 했다. 보다 체계적인 공연 준비가 되기 위해 연습 시작에 앞서 오디션이 열린다고 하는데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가리기 위한 오디션이 아니라 공연에서 각자에게 맞는 파트를 배정해 주기 위한 오디션이라고 한다. 연주곡 선정 역시 합주곡만 지휘자가 결정하고 중주 연주 같은 경우에는 팀끼리 의견을 조율해 결정할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 연주회를 한다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동아리의 소속감과 책임감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기타 연주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주 1회씩 선배님들이 손수 모두 준비해오는 '클래식 특강'도 들을 수 있는데 함께 클래식에 대해 공부하고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렇게 필뮤즈에서 함께하는 활동들이 어렵고 무겁게만 느껴지는 클래식이란 장르를 좀 더 친근하게 와닿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는 소감을 들어볼 수 있었다. 기타연주와 음악감상 만으로는 뭔가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아쉬움을 채워줄만한 특별한 MT가 필뮤즈에 있다. 바로 여름마다 함께하는 2박 3일 설악산 MT와 매해 2월 신입생 환영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2박 3일동안 기타를 치면서 보내는 특별한 music camp다. 선후배간의 돈독한 우정도 쌓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감미로운 기타 선율까지 더해진다고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멋지다. 올해 역시 이 특별한 모든 것들이 예비 필뮤지안들을 기다리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듯. MT뿐 아니라 축제 시즌에는 함께 주점을 운영하고 여름이면 필뮤즈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창립제를 갖기도 한다. 다양한 행사들이 일년 내내 그리고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은 필뮤지안들의 끈끈한 연대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제 전공 외에 다른 과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적은데 동아리 시작하고는 정말 다양한 학과 사람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어서 인맥이 훨씬 넓어진 것 같아 너무 좋아요. 사실 처음에는 어떻게 친해지나 걱정도 했었는데 기타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금방 친해 질 수 있었죠. (교육학과 서윤희)

평소에는 음악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데 클래식 기타를 배우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연주회를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책임감도 키울 수 있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면 참 남는게 많은 것 같아 뿌듯해요. (전자공학부 안중혁)

평소에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망설여졌는데 공연을 하다 보니 어느샌가 익숙해지게 되었어요. 또 다른 동아리들 보다 역사도 길고 초대 회장님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고 계세요. 선후배간의 정이 넘치는 휴머니즘을 가진 동아리랍니다. 동기 간의 따뜻한 정을 가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기계 자동차 공학부 손태원)

 

취재 차 필뮤즈 동아리 방을 찾았을 때 방학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필뮤즈 동아리 방 안을 꽉 채우고 있던 필뮤지안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방학이라 쉬고 싶기도 하고 바쁠 텐데 연습 때마다 이렇게나 사람이 많이 모이냐며 놀라던 내게 아직 사람들이 다 오지 않았다던 답변이 더욱 놀라울 따름이었다. 각자의 시간을 갖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할애해 매일같이 연습하고 노력하는 그 열정은 단순한 동아리 그 이상의 의미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들이 준비한 아름다운 기타 선율이 궁금하다면 혹은 필뮤즈의 이야기가 조금 더 알고 싶다면, 지금 당장 필뮤즈 동아리방으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