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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으로, 열정으로 빚어진 두 청년의 한국 맥주 KPA, 영국을 강타하다!

  • 작성자 배지운
  • 작성일 14.12.29
  • 조회수 11751

 

사람들은 말한다. 꿈은 단지 꿈일 뿐이라고. 입시, 취업, 가정형편, 심지어 결혼과 육아까지. 꿈만 꾸며 살아가기에는 우리가 직시해야 하는 현실의 벽은 너무나도 높고 험한데, 어떻게 꿈만 꾸며 살아갈 수 있겠냐고. 그러나 여기, 가슴에 묻어둔 꿈들을 생각에서만 그치지 않고 진짜 이루기 위해 실로 도전하고, 결국 이루어내고야만 뜨거운 젊음들이 있다. 맥주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국에서 영국까지 건너간 두 청년. 오로지 몸 하나만 믿고 영국으로 떠났지만, 결국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를 만들어 영국 최대 규모의 맥주 페스티벌 ‘Peterborough Ale Festival' 에 참가하고, 세계인들의 찬사를 얻어낸 그들. 꿈과 열정으로 빚어진 두 청년의 특별한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Peterborough Ale Festival의 소개 포스터와 당일 축제 진행 준비 모습

 

2014년 8월 19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되었던 영국 최대 규모의 맥주 페스티벌 ‘Peterborough Ale Festival'. 오래된 전통과 최고의 행사 규모를 자랑하는 이 세계인의 축제에, 이번년도에는 특별한 방문객들이 함께했다. 바로 한국의 두 대학생들, 채호중(국민대 전자정보통신대학 컴퓨터공학부 08)군과 오도경(동국대 건축대학 건축학과 08)군이 그 주인공이다. 페스티벌 내에서 유일하게 한국 대표로 참가한 두 대학생. 그들이 만든 한국 맥주 KPA(Korea Pale Ale)는 그 특유의 인삼 향과 독특한 풍미로 맥주 맛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영국인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호평을 받았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많은 외국인들의 인기를 한 몸에 누린 것은 물론, 해당 지역의 신문사에 취재가 되어 지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리기도 했던 그들. 어떻게 이런 특별한 도전이 이루어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직접 채호중 군을 만나보았다.

 

 

Q.어떤 계기를 통해 영국의 맥주 페스티벌에 참가할 생각을 하고,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일단 제 친구랑 제가 맥주를 너무 좋아해요. 너무 좋아한 나머지 집에서 실제로 맥주를 만들어 먹은 적도 많거든요. 맥주를 정말 좋아하는데 사실 한국의 맥주 종류는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외국에 비해 종류가 무척 적어요. 그래서 항상 ‘아 내가 한번 직접 맥주에 대하 좀 더 알게 되고, 만들어 볼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하지만 사실 토익 준비와 학점 관리처럼 취업을 위한 현실적인 장벽들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어요. 그러다가 ‘아 이렇게 미루기만 하다가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 영원히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나이가 들수록 포기하는 건 많아지고 할 수 있는 건 계속 적어지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친구와 함께 바로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었죠.

사실 저희가 맥주 페스티벌에 참가라는 도전을 통해 얻고자 했던 궁극적인 목표는 어떻게 보면 ‘청춘의 기록 남기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라는 대학생들의 여행기가 이슈화가 된 적이 있었잖아요. 그것처럼 저희도 맥주를 좋아하는 청년 두 명이 영국으로 자금을 지원받아 떠나고,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맥주를 직접 만들어 대회에 참가하기까지의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영상으로 저희가 직접 찍어 남기고 싶었어요.

 

      ▲영국 동부 일간지 Eastern Daily Press 신문에 실린 두 청년의 기사 내용(좌)과 취재 당시의 모습(우)

 

Q.단순히 맥주를 좋아한다고는 해도, 평범한 대학생들이 전문 양조업체들이 참여하는 영국 최대의 맥주 페스티벌 참가가 허락이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해요. 어떻게 참가하게 된 건가요?
저희가 맥주를 아무리 좋아한다고는 해도, 맥주를 생산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너무나도 관련 지식과 경험이 많이 부족했어요. 때문에 페스티벌 참가 직전까지 영국의 유명한 브루어리들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스스로 공부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맛있고, 한국을 드러낼 수 있는 맥주를 만들 수 있을까 하고 계속 고민했죠. 저희는 그래도 어느 정도 준비과정을 좀 더 천천히 오랫동안 거친 이후에, 축제에 내놓기에 부끄럽지 않은 맥주를 만들어보고자 계속 노력했는데, 막상 영국의 여러 맥주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신청서를 넣으니 ‘참가하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이유로 여러 곳에서 거절당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기적처럼, 많은 거절 끝에 참가가 허락된 곳이 바로 영국 최대의 맥주 페스티벌인 ‘Peterborough Ale Festival'이었어요. 한국 대학생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를 만들어서 출품시키고 싶다고 하니 그 쪽에서도 흥미롭게 여기고 관심을 가지고 참가를 허락해 준거죠.

Q.맥주로 유명한 국가는 영국 이외에도 여러 국가가 있는데, 왜 하필 영국 맥주 페스티벌에 도전하게 되신 건가요?
처음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을 때 영국 말고도 다른 많은 국가 또한 마찬가지로 고민했었죠. 독일이나 일본처럼 맥주로 유명한 국가는 영국 이외에도 많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크래프트 비어(Craft Beer)라고 하는 소규모 맥주 제조 분야가 가장 발전한 곳이 바로 영국이거든요. 저희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를 작지만 소규모라도 생산해보고 싶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의 이러한 프로젝트 목적과 가장 부합하는 국가가 영국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결정을 굳히게 되었죠.

 

    ▲페스티벌에서 부스를 운영하는 모습과 한국 맥주 KPA의 보관 모습(우상)

 

Q.대학생 신분으로 해외의 큰 페스티벌에 참여하기에는 여러 제한사항들이 분명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그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하셨나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죠. 영국으로 떠나는 자금 문제부터, 막상 영국에 도착해도 평범한 대학생 두 명이서 어떻게 맥주를 제조할 것인지, 제조한다고 해도 과연 그 맥주가 페스티벌에 참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도 분명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래도 일단 시작했죠. 역시 자금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사실 처음에는 한국 유명 맥주 브랜드에 모두 후원을 요청했었으나 당연히 다 거절당했어요(웃음)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자금을 모을 수 있을까하고 알아보다가 ‘클라우드 펀딩(Cloud Funding)’이라는 온라인 매체를 이용해서 일정 부분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특정 목적을 가진 개인이나 단체가 자신이 왜 자금을 지원받아야만 하는지 사람들에게 어필을 하면, 이를 응원하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금 형식으로 지원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클라우드 펀딩이거든요. 저희는 왜 우리가 맥주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싶은지, 참가해서 어떤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작하고 싶은지를 열심히 어필했고, 기대 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의 지원과 지지를 받을 수 있었어요. 몇몇 한국의 소규모 크래프트 비어 업체에서도 후원해주셨고요. 항공비나 체류비처럼 커다란 부분의 예산을 충당하지는 못했지만, 영국 도착 후 맥주 제조에 필요한 재료비나 생산 비용 같은 적지 않은 부분을 지원 받아 영국으로 떠날 수 있게 되었죠.

 

    ▲KPA를 맛보기 위해 부스를 방문한 손님들에게 맥주를 제공해주는 모습

 

자금 문제가 해결되었어도 저희에게 가장 큰 문제는 ‘과연 우리가 어떻게 맥주를 만들 것이냐?’라는 점이였어요. 아무리 맥주를 만들고 싶다고 해도, 맥주를 만들 수 있는 공인된 시설 후원이 없으면 페스티벌 참가는 절대 불가하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영국에 있는 모든 브루어리(Brewery: 양조장)들에게 메일을 보냈어요. ‘우리는 한국의 대학생들인데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를 만들고 싶다. 그 쪽 브루어리에서 우리의 맥주를 생산해주면 우리는 그 대신 청소든 짐 옮기기든 그에 맞는 노동력을 제공하겠다’라고요. 수없이 많은 브루어리들 중에서 딱 1곳, 아이세니 브루어리(Iceni Brewery)에서 연락이 왔어요. 거의 기적에 가까웠죠.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준비를 마치고, 마침내 영국으로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페스티벌 참가 기간 동안 그들이 기록했던 다큐멘터리 영상의 한 부분들

 

Q.Peterborough Ale Festival에서 영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바로 그 맥주! 특별한 한국 맥주, 'KPA'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KPA라는 맥주 이름의 뜻은 무엇이고, 맛은 어떤가요?
KPA는 IPA(Indian Pale Ale)이라는 명칭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이름이에요.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배 하던 시절, 영국에서 생산한 맥주를 인도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맥주가 자꾸 상해버리니까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맥주 주재료 중 하나인 ‘홉’을 무척 많이 함유시키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홉’향이 무척 강한 맥주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이게 바로 Indian Pale Ale, 즉 IPA죠. 여기에 착안을 해서, 한국인이 영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만든 맥주라는 의미를 담아 KPA(Korea Pale Ale)이라고 이름 짓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이 맥주를 같이 만든 친구 이름(오도경)의 별명(오돌)을 붙여 ODHOL BEER이라는 부제를 달았죠. 사실 별 뜻 없었어요 처음엔.(웃음)

맥주의 맛을 정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저희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어요. ‘과연 어떤 맛이 세계인의 입맛에 맞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죠. 하지만 사실 KPA라는 맥주는 한국을 대표하고, 한국을 알리는 맥주여야하기 때문에 고민 끝에 맥주에 ‘인삼’을 넣기로 했습니다. 막상 완성하고 보니 생각보다 인삼향이 세게 나서 외국인들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보니 시음을 한 외국인들이 모두 칭찬 일색이더라고요. 정말 좋다고. 한국 맥주라는 타이틀을 걸고 좋은 평을 받게 되니 무척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본 기자가 직접 시음해 본 한국 맥주 KPA. 정말 솔직하게, 그 맛은 가히 최고 중에서도 최고였다.

 

Q.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게 아무래도 현실인 것 같아요, 꿈을 향해 나아가기가 아직은 두려운 다른 청춘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The World Is Your Oyster. ‘흙 속에 묻혀있는 것이 진주인지 아닌지는 직접 부딪혀 봐야한다’라는 뜻입니다. 저희 둘이서 이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 절대 잊지 말자고 다짐했던 좌우명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의외로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문제와 두려움 때문에 도전해보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희도 그 중 하나였고요. 그러나 둘 다 ‘이대로 가다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해. 일단 부딪혀보자!’라는 생각 하나로 영국으로 떠났던 거였고, 결과적으로 인생에서 두 번 다시는 오지 않을 귀하고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순간의 경험들이 우리가 앞으로 다시 현실을 살아가면서 부딪치게 될 수많은 난관들 앞에서도, ‘아 그 때에 비하면 별 거 아니지, 그런 어이없는 도전도 내가 해냈었는데!’라는 생각으로 다시 나아갈 수 있게 해줄 원동력이 되어주니까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겪어보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이고 계신다면, 조금만 더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고 부딪혀보기 바랍니다. 그 찰나의 경험이 여러분에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보물 같은 시간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모두들 말한다. 꿈만 꾸기에는 세상은 너무 각박하고 현실의 벽은 높다고. 그러나 혈혈단신으로, 맥주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영국으로 향했던 두 청춘은 이렇게 말한다. ‘생각만 하지 말고, 도전하라’라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저마다 가슴 속에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 나의 꿈’ 하나씩은 모두가 가지고 있다. 핵심은 그 꿈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의 문제이다. 나이가 적거나 많아서 못하고, 돈이 부족해서 못하고, 시기가 맞지 않아서 하지 못하는 것은 그 이후에도, 나중에도 하기 어려우며 결국 포기해버리기 십상이다. 꿈을 실현시키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바로 그냥 ‘도전’하는 것이다. 겪어보지 못한 미지의 경험에 두려워하는 많은 이들에게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World Is Your Oyster'. 단순히 꿈만 꾸지 않고 그 꿈을 이루고야 말았던 두 명의 젊은 대학생. 그들의 발자취에서 우리는 단순히 꿈꾸는 몽상가가 아닌, 실천하는 도전가가 되는 방법을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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