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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웹진unik-해외에서 보낸 편지]당신이 만약 지금 유학을 가고 싶다면

  • 작성자 박채형
  • 작성일 11.05.20
  • 조회수 10601
미국 유학, 장대영, 국민대학교 웹진 uniK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의 교실은 무슨 시장 바닥에 온 것만 같이 소란스럽다. 어느 누구도 입을 다물고 가만히 앉아 있지 않는다. 옆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학생, 노트북으로 자신의 블로그를 보고 있는 학생, 갑자기 수업 도중에 벌떡 일어나 교실을 나가 한 참 뒤에 피자 한 쪽 사서 들어오는 학생. 교수님께서 칠판에 뭔가 쓰셔야 조용히 노트에 받아 적을 텐데 칠판에 주제 하나 달랑 쓰시고 학생들에게 질문만 하신다. 이 학생이 A라고 대답해도 “Right”라고 하시고 그 다음 학생이 B 라고 해도 “Right”만 하시길래 둘 다 답인 줄 알고 급하게 받아 적어 암기하고 시험지에 그대로 썼더니 나한테는 감점을 주시는 것이었다. 이유는 답이 독창적이지 못하고 답에 대한 논리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선배가 들려주는 진짜 미국 유학기 저자 장대영, 국민대학교 웹진 uniK


수업 과제는 집에 가서 혼자 해오는 것보다 Group Work가 더 많았다. 그룹워크란 두 명 이상이 모여 토론하고 공동 작업해 제출하는 것을 말하는데 혼자 공부하는 것에 익숙한 나에게는 이 그룹워크가 생소하고 오히려 더 힘들었다. 그룹 멤버들과 한 번 만나 얘기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수업 시간 밖에서도 때에 따라 일주일에 몇 번씩이나 만나야 했다. 서로의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결론에 변화가 있으면 또 다시 수정하고, 프리센테이션이 있으면 예행연습을 해야 했다. 이런 수고스러운 작업의 연속이었다.

우리는 한 팀이기 때문에 나는 분명히 답이 A라 확신해도 다른 두 명이 B라고 생각하면 그들이 생각을 바꿀만한 타당한 이유를 대지 못한 이상 우리 팀은 B를 답으로 제출해야 했다. 설령 답이 A라고 판정나도 우리는 모두 똑같은 점수를 받게 되고 잘잘못을 따지지 못했다. 또 자신이 맡은 파트를 열심히 하지 않았던 멤버 한 명으로 인해 그룹 전체가 낮은 점수를 받게 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정말 억울했다. 하지만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팀워크와 리더십을 배우게 되었다. 모두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내가 담당한 부분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다른 파트를 맡은 친구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끌어줘야 했다. 이런 식으로 미국 대학은 학생들이 서로를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의 대상이라 가르친다.     

적어도 대학이란 한 공동체 안에서는 상대방의 나이, 출신, 인종, 사회적인 지위, 재산 따위엔 아무도 관심이 없다. 그런 걸 물어보면 오히려 권위주의와 자본주의에 쩔은 타락한 영혼을 보듯 안쓰럽게 쳐다본다. 대학은 모두가 서로에게서 배움을 얻기 위해 모인 곳이지 일방적으로 윗사람에게 가르침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내 교수 중 한 분은 노벨 경제학상까지 수상하신 90세의 노교수셨는데 그 연세에도 우리들의 리포트를 하나 하나씩 읽어보셨고 손자 뻘인 우리들에게도 궁금한 게 있으면 스스럼없이 배움을 청하셨다. 너무 멋있어 보였고 절로 존경심이 생겼다.



미국 유학 기숙사, 미국 유학 준비, 장대영


여건이 되고 꼭 미국에 가서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난 유학 갈 것을 추천한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저명한 교수와 똑똑한 학생들과 한 교실에서 공부하다 보면 졸업 할 때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미국 유학 생활은 잠재되어 있던 나의 능력을 깨우쳐 주었다. 전세계의 수재들이 모인 곳에서 난 밤을 새가며 공부해 그들보다 좋은 성적을 받았고, 내로라하는 사람들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내 의견을 말했다. 이 때 얻은 자신감이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고난과 역경에 처할 때마다 나를 일으켜 세울 거라 믿는다. TIME지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Facebook의 창립자 Mark Zuckerberg는 나보다 고작 나이가 한 살 많을 뿐이고 좋은 아이디어 하나와 미화 1천 불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을 뿐이다. 우리라고 못할 것도 없다.

유학은 마치 높은 산을 등정하러 떠나는 것과 같다. 철저한 사전 조사, 계획 그리고 목적지가 머리에 뚜렷하게 새겨져 있지 않으면 차라리 안 떠나느니만 못하다. 돈과 시간 낭비고 길을 한 번 잘못 들어섰다가는 ‘실종(?)’될 수도 있다.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100% 맞는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없으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조사하고 생각하라. 유학에 관한 책도 많이 읽어보고 지원하려는 대학의 입학 담당자와 동문을 수소문해 궁금한 건 무엇이든지 다 물어봐라.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본인이 스스로 결정을 하기 바란다.    




국민대학교 웹진 uniK, 국민대웹진 유니크

 
미국 대학의 단점 아닌 단점이라 하면 지나친(?) 자유분방함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대학생 이상이면 성인 대접을 받는다. 어느 누구도 학생들의 사생활에 간섭을 하지 않으며 개개인의 생각과 결정을 존중해 준다. 미국 대학교 기숙사 안을 지나다 보면 학교에서 제공하는 공짜 콘돔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시험이 내일인데도 온라인 게임 삼매경인 학생들을 볼 수 있다. 제출할 리포트도 그다지 많지 않고 수업에 오라고 강요하는 교수들도 없다. 그러다 보니 자기 절제를 잃고 분위기에 휩싸여 게임, 도박, 마약에 빠져버리는 학생들이 많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미국 학생들은 노는 것 같으면서도 시험을 잘 보고, 한국 학생들은 낙제한다.  미국 대학은 학생들에게 자유를 지나치게 주는 것 같아도 그 자유를 남용했을 때에는 냉정하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한다. 경고장을 두 번 받으면 가차없이 ‘아웃’이다. 관용과 흥정은 없다.


국민대학교 웹진 유니크, 선배가 들려주는 진짜 미국 유학기, 저자 장대영


한국 학생들이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은 아무리 한국에서 공부를 잘 했어도 미국에 가서는 미국 학생보다 두 배 이상 공부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영어는 우리의 모국어가 아니고 미국의 교육 시스템은 암기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처음에 점수가 좋게 나와도 자만하지 말고 졸업할 때까지 열심히 하기 바란다. 대개 1학년 때는 점수를 모두들 잘 받는 편이다. 2학년에 한 번 성적이 수직 낙하하고 나면, GPA올리느라 졸업할 때까지 고생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공부만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클럽 활동도 참여해보기 바란다.

또 이왕 전 세계의 사람들이 모이는 세계의 중심 미국에 갔으니, 그들과 교류하고 디테일한 것까지 관심 있게 봐라. 도대체 미국인들은 경기 흐름을 끊는 작전 타임이 많은 미식 축구에 왜 열광하는지, 유태인들이 먹는 Kosher(율법을 따르는 정결한 음식)가 일반 음식과 어떻게 다른지, 왜 무슬림은 하루에 5번 기도를 하는지 등등. 관심을 가지고 배우는 자세로 그들에게 다가가면 자연스럽게 피부 색깔, 인종, 종교의 벽을 넘어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열린 마음과 사고방식을 가진 이만이 우리가 흔히 일컫는 진정한 글로벌 인재가 아닌가 싶다.       


미국, 말레이시아, 국민대학교 웹진 uniK, 장대영, 해외에서 보낸 편지



장대영 선배가 제공하는 미국 유학의 팁, 국민대학교 웹진 uniK


Q   |    유학을 가려면 어느 정도의 성적이 필요할까?

US News를 보면 각 대학의 랭킹과 각 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조건들이 나와 있다.

Premium 버전을 선택해야만 다 볼 수 있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는 각 대학의 웹사이트를 확인해라. 대학의 랭킹에 따라 요구하는 성적, 시험 점수가 다 다르다.

Q   |    유학을 가기 전에 준비하면 좋은 것은?

유학생들이 많이 가지고 가는 것들 중에는 노트북, 이불, 베개, 스탠드, 전기 담요, 수건, 인스턴트 식품 등이 있다. 짐을 무겁게 가지고 가고 싶지 않은 학생은 미국에 있는 한인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면 왠만한 물건은 다 살 수 있다. 비싸서 그렇지 웬만한 곳엔 한국 식당이 있다. 한국 식당도 없고 마트도 없다면 인터넷을 이용하자.
 
Q   |    영어는 얼마나 잘 해야 할까?

웬만큼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했어도 처음 6개월에서 1년 동안은 영어가 잘 안 들릴 것이다. 실전에서 쓰는 영어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영어와 너무 다르다. 영어도 아직 잘 들리지 않는데 수업을 영어로 하니 어려움이 없지 않다. 대학에서는 국제 학생들을 위해 영어 기초반을 제공하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학 연수를 1년 정도 받고 대학이나 대학원에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어 기초반은 짧게는 1학기, 길게는 2년 정도 수강하게 되는데, 기간은 개인의 영어 수준에 따라 다르다. 추가 비용은 내가 다닌 대학의 경우 없었다. 하지만 개인 교습은 추가 비용이 있다. 시간당 10불 이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학교에 요청하면 Student Mentor를 찾아 줘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개인 교습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Q   |    현지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업 시간에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으면 TA (Teacher Assistant) 조교를 자주 찾아갈 것을 추천한다. 대게 숙제를 채점하는 것도 조교고 시험 문제를 내는 것도 조교다. 조교에게 계속 물어보다 보면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 알게 될 때도 있다. 같은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만나 공부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서로에게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고 또 가르치다 보면 머리 속에 저절로 저장이 된다. 따로 암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또, 모든 교수들은 일주일에 몇 시간씩 ‘Office Hour’를 가지고 있는데 학생들이 이때는 언제든지 교수와 면담할 수 있다. 수업 내용이 이해가 안되어 찾아갈 때도 있지만 자신의 연구 진행 상황 보고 혹은 진로 문제 상담을 위해 찾아가는 학생이 많다. 교수와 좋은 친분을 유지하기 바란다. 교수를 자주 만나다 보면 시험 문제의 답이 저절로 나온다. 예를 들어 매사에 짧고 명확한 답변을 원하는 교수에게는 답을 쓸 때 항상 명확하고 간단하게 쓰도록 한다. 두서없이 길게 쓰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암기만 해서는 좋은 점수를 절대 받을 수 없다. 절대 똑같은 형태의 문제가 시험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적용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Q   |    그 외에 알아두면 요긴한 정보들

대도시에 살지 않는 학생에게는 자동차가 필요할 수 있다. 중소 도시에는 대중 교통 수단이 매우 열악하다. 제때 오는 버스도 없고 오더라도 30분에 한 대 정도 오는 식이다. 매번 정각에 오는 한국의 지하철, 버스를 기대하지 마라. 한국의 운전면허증이나 국제면허증을 쓸 수 있는 주는 몇 안 되기 때문에 현지에서 새로 따야 한다. 미국의 운전면허시험장의 특이한 점은 시험장에 준비된 차가 없어 시험을 응시하러 간 사람이 차를 가지고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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