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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Magazine] Gates - 강일권 _ UNESCO에서 보낸 3년

  • 작성자 조영문
  • 작성일 10.03.24
  • 조회수 14897


 
 
 
임경용(이하 임) 자신에 대한 소개를 해 달라
강일권(이하 강) 자신을 타인의 시선에 맞게 설명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특히 익명의 숲에 묻혀 살기 바라는 현대인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아직 미혼인 나에게 나이는 감추고 싶은 비밀이다, 그러나 누리꾼 동지들의 잠잠한 열의를 일깨우고 싶지는 않다.
한국나이로 1968년생, 원숭이띠라고 한다. 그러나 나의 인생사에 있어서 주민등록 번호가 무려 3번이나 바뀌었고, 나의 부모님도 정확한 나의 생일을 모르는 것으로 봐서 흔히들 이야기하는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분명한 사실만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사설이 길었다. 정규학교 교육보다는 여행을 통해 얻은 경험이 많지만, 간단한 교육배경을 설명해보겠다.
학부에서는 여러 곳을 전전하였기 때문에 최종 학부 전공이 사학이라는 사실만 언급하겠다. 그리고 박물관학과 미술사를 영국에서 전공하였다(레스터와 런던대학).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학위과정은 모두 마쳤다.
영국에서 다녔던 학교에서는 ‘Kan(나의 영국식 이름)만큼만 해도 학위를 받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해졌다. 스웨덴 출신의 학과 동기가 말하기를 대학원은 좋은 성적보다는 졸업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했는데, 논문통과시험인 ‘바이바(Viva)’는 지식의 정도를 측정하기보다는 이 학생이 앞으로 지속 가능한 학문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알기 위한 시험으로 장장 이틀에 걸쳐 치러졌다.
참, 유네스코 관련업무와 관련해서는 독일의 코트부스 대학(Cottbus University)을 다녔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야겠다. 코트부스 대학은 유네스코가 후원하는 대학으로 학과 중에 영어와 독일어로 문화유산에 대한 대학원 과정이 있는 학교이다. 이 학교의 수업 중에 유네스코 관련기관에서의 인턴 경험을 해야 하는 과정이 있다. 이곳을 통해 나는 유네스코를 경험하였고 후에 유네스코에서 잠시나마 일할 수 있는 인맥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유네스코에서 했던 업무에 대해 소개한다면
유네스코는 국제기구로 파리에 본부를 두고 각 지역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제기구의 정식직원은 아래의 직급으로 구분된다.

* P-1(Assistant Officers) : 실무직원/* P-2(Associate Officers) : 실무직원/* P-3(Second Officers) :
실무직원/* P-4(First Officers): 과장급/* P-5(Senior Officers): 과장급/* D-1(Principal Officers):
부국장급/* D-2(Directors): 국장급

나는 이런 정식 직업군에 속한 것이 아닌 계약직 전문가로 일을 하였다. 나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보호 및 실태에 관한 현장 조사 및 자료 조사 전문가로, 아시아 지역의 문화유산 보호 실태와 무형문화유산의 보호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였다. 보수는 대략 한국의 은행 차장 연봉에 해당하며 유네스코 직원은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꽤 괜찮은 보수라 생각된다.
각국에서 온 사람들과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유네스코의 정신에 입각한 다양성과 인류보편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는 점이 사실은 일하고 난 후에 절실히 느껴졌다. 흔히들 말하는 직업으로서의 안정성보다는 일에 대한 성취와 그것으로 오는 만족감이 다른 어떤 직업군보다 더욱 클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전문성의 부족과 문화 및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른 정치적 압박이 스트레스이자 부담감으로 종종 다가왔다.

 
 
유네스코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우선은 다양한 전공을 가지고 있었던 나의 학문적 방황이 큰 도움이 되었고, 무엇보다도 언어에 대한 몹쓸 왕성한 호기심으로 인해 몇 개의 언어(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를 구사한 것도 도움이 되었다. 또한 협력 전문가(Associate Experts)로 유네스코가 필요로 하는 학문적인 경력이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조건이 충족된다고 해도 전 세계 곳곳의 많은 사람들이 이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채용이 되기는 쉽지 않다. 이력서를 유네스코 이력 담당관에게 보내서 그쪽의 데이터베이스에 올려놓고 수시로 모집하는 정규, 비정규 구직 상황을 체크해야 된다. 아울러 관련분야의 세계적 학문 동향을 놓치지 말고 자신의 경력도 관리해야 된다.
 
 
유네스코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장단점은?
앞서 언급하였지만, 국제기구에서 일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직업으로 선택한다고 하기에는 그 업무의 강도와 성격이 분명히 특징적이다.
물론 노동력의 신성한 원동력으로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경제적 자본을 획득한다는 측면에서는 일반 직업과 별로 다른 것은 없다. 그러나 이곳의 일들은 업무 강도가 다른 직업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다. 전 세계 사무국에서 계속 들어오는 팩스, 이메일 그리고 자료들을 정리하고 모니터링해야 되며, 일의 성격상 하루 이틀 만에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짧으면 2~3년, 길면 10년 이상 걸리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회원국 각자가 문화 권력의 확대를 욕망하기 때문에 이러한 권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서 소수를 배려하는 깊은 이해심도 필요하다. 결국 업무를 직접 처리함에 있어서 정치적 욕망과 배려를 업무 안에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처리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다.
반면 장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보수가 높다는 것(!)과 자신의 일이 한 개인이나 한 집단의 사적 이익에서 끝나지 않고 다수의 공동체와 국가 그리고 문화적 평등성에 기여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은 유네스코의 업무가 갖고 있는 도덕적 직업윤리에 가장 부합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가끔은 이러한 일들이 문화 권력을 가진 소수에 의해 조작되고 있음을 보는 것 또한 감내해야 하는 직업적 고통이다.
 
 
한국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국제기구에서 일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바람에는 당연한 질문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것은 다름 아닌 ‘왜?’다. 그것이 당신의 삶의 행복에 도움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위의 조건에 대한 고민과 자신만의 답이 있다면 누구나 하는 준비과정을 거쳐서 도전하면 될 것이다. 다만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렇듯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는 없다는 사실과 나 이외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유네스코는 전 세계 많은 젊은이들이 원하는 직장이기 때문에 모집 공고가 나면 상상을 초월한 경쟁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개인적인 조언을 하자면,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와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이 국제기구에서 일하든 시골에서 농사를 짓든지 간에 자연과 우주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놓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01 체력관리
이유 : 너무 당연한 것이다. 합격하기까지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며, 합격하고 나서는 정신적, 육제적으로 힘든 일을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이 더욱 필요하다.

02 외국어(유엔공식언어 중심으로: 영어, 불어, 스페인어아랍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 능력
이유 : 각국에서 선발된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언어를 추천한다. 영어 이외의 제 2, 3의 언어가 필요하다. 실제로 선발된 사람들을 보면 영어, 불어, 스페인어, 독일어, 이태리어에 대한 기초적 지식들이 다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아시아 출신이라서 비교적 많은 언어를 하지는 못하지만 영어, 불어, 독일어는 비교적 능숙하며 스페인어와 이태리어는 간단한 회화 정도가 가능하다.

03 국제기구의 채용정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유네스코의 경우, 공석이 된 자리나 지역 안배, 자격요건에 대한 정보가 수시로 변한다. 그렇기에 온라인상으로 자신의 이력을 입력한 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업데이트를 해주어야 한다.
 
04 관련 전문가로서의 자기 관리
만일 특정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면, 정문이 아니라 우회적으로 국제기구에 들어가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한국 외교부에서도 공개적으로 일부 직위를 바꿔 채용을 시행하는데, 유네스코 관련 전문가를 위한 ‘Associate Experts’라는 제도와, 젊은이들을 위한 ‘Young Professionals Interns’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05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공부와 경험
끝으로, 우리나라가 갖는 지역 안배 인사 균형제도를 활용하면 유리하다. 분담금을 많이 내는 국가는 정치적 발언권도 높고 국제기구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기회가 많다.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외무부의 국제기구 선발운영제도와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다.
 
 

1. 온라인 상에서 이력서 작성
2.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대한 지원
3. 자신의 경력 혹은 열정에 대한 기술
4. 추천 및 자신을 증명할 주위 사람들에 대한 기술
5. 지속적인 자신의 이력서 업데이트 및 관련 자리 탐색
6. 본부 및 각국의 지부 그리고 관련된 사업에서 응시기회를 확인하여 지원함
7. 이력서 통과 및 채용과정 소개
- 인터뷰 실시(전화인터뷰, 서면인터뷰, 면접)
- 열정과 전문적 지식,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측정함
- 임시계약 기간 또는 정규계약직 등 관련부서의 필요한 인원 조건에 따라 채용이 결정됨

유네스코 채용에 관해서는 다음 사이트에 자세한 공지가 나와 있다.
홈페이지 바로가기


글 / 임경용(미디어버스 에디터_http://www.mediabu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