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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순동문(시디 90) '천일야화' 2006 만화 대상

  • 작성자 조영문
  • 작성일 06.11.28
  • 조회수 23104

만화가 양영순씨의 <양영순의 천일야화>가 27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이 선정하는 ‘2006 대한민국 만화대상’에 뽑혔다. 애니메이션 대상에는 희원엔터테인먼트의 <장금이의 꿈>, 캐릭터 대상에는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의 <뽀롱뽀롱 뽀로로>가 각각 선정됐다. 시상식은 12월6일 오후5시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다.

출처 : [한국일보 2006-11-27 18:21]

 

 

 

올 한국 `만화애니캐릭터`를 빛낸 작품은

`천일야화' - 아라비안나이트 인용 인터넷서 `인기몰이'

`장금이 꿈' - 드라마 대장금 '애니버전' 어린 장금이 성공담 감동

`뽀로로' - 프랑스 등 42개국서 인기 국내서만 340여 상품 출시

2006년 한국 만화계를 빛낸 작품으로 양영순 작가의 `양영순의 천일야화'가 선정됐다. 또 올해의 애니메이션으로는 희원엔터테인먼트 `장금이의 꿈'이, 최고 캐릭터로는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의 `뽀롱뽀롱 뽀로로'가 각각 선정됐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은 27일 `2006 대한민국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대상 부문별 수상작품을 발표했다.

만화 부문 우수상(문화관광부장관상) 수상작품으로 석정현의 `귀신', 장경섭의 `그와의 짧은 동거', 박기홍ㆍ김선희의 `불친절한 헤교씨', 박종원ㆍ심윤수의 `골방환상곡' 등 4편이 선정됐다. 특별상(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상)인 신인상은 강형규의 `장화림'에 돌아갔다.

애니메이션 분야 우수상은 알지애니메이션스튜디오의 `빼꼼'과 디자인스톰의 `아이언키드', 제이팀스튜디오의 `아치와 씨팍', 최현명의 `버린 개'가 받게 됐다. 특별상은 지앤지엔터테인먼트의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에이치컬쳐테크놀로지의 `아라리쇼'가 공동 수상하게 됐다.

캐릭터 부문 우수상 수상 작품은 쌈지의 `딸기'와 캐릭터코리아의 `깜부', 프로젝트일공구의 `치카로카'가 선정됐고 라이선시 부문 우수상 수상 업체로 지앤씨월드가 선정됐다.

2006 대한민국 만화대상 수상작품인 `양영순의 천일야화'는 아라비안나이트의 이야기 구조를 차용한 작품으로 인터넷에서 인기를 누렸다. 애니메이션대상 작품인 `장금이의 꿈'은 드라마 `대장금'의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어린 장금'이 꿈을 이루기 위해 수라간에서 겪게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대한민국 캐릭터대상 수상작품인 `뽀롱뽀롱 뽀로로'는 2003년 EBS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캐릭터로 국내에서만 340여 종에 달하는 관련 상품이 출시됐으며, 프랑스, 일본, 중국 등 42개국에 수출됐다. 특히 `뽀롱뽀롱 뽀로로' 애니메이션은 프랑스 공중파 방송에서 시청점유율 41.7%를 기록하는 등 해외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한민국 만화,애니케이션,캐릭터 대상은 문화 콘텐츠 분야 창작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마련한 시상 제도로 시상식은 내달 6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만화애니캐릭터 대상에는 총 130여개 작품이 응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택수기자@디지털타임스

출처 : [디지털타임스 2006-11-28 06:11]

양영순표 ‘천일야화’색기 빼도 못말려~

[한겨레] 만화 <누들누드>의 작가 양영순에게서 ‘엽기발랄 성’ 이야기를 빼면 뭐가 남을까? 대부분의 한국 남성들이 억눌러오던 성적 판타지를 기발하게 풀어내며 ‘만화계의 외계인’으로 불렸던 20대 초반 당시의 양영순이었다면 아마 ‘단팥 없는 찐빵’만 남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든 양영순은 독자를 유혹할 더 영양가 있는 ‘단팥’을 개발했다.

어느새 데뷔 10년을 넘긴 중견 작가 양영순씨가 그동안 자신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성적인 코미디 단편 만화’와는 정반대의 역작을 들고 독자들을 찾아왔다. 성적이지도 않고, 웃기지도 않으며, 장편인 극화를 시도한 것이다. 하룻밤을 함께 보낸 처녀 1천명의 목을 눈하나 깜짝않고 벴던 폭군의 이야기 <천일야화>다.

양영순의 <천일야화>는 2004년부터 1년 동안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연재했던 장편만화를 6권으로 묶어낸 것이다. 연재 당시 회당 6만여회에 이르는 조회수로 시작해 연재를 마칠 즈음에는 하루 평균 30만명의 누리꾼이 양씨의 이야기에 숨을 죽였다.

제목은 <천일야화>지만 리차드 F. 버턴의 판본으로 유명한 <아라비안 나이트>에서는 이야기의 틀거리만 따온 순수 창작 장편 만화다. 왕이 왕비의 외도 때문에 하룻밤을 함께 보낸 처녀들을 매일밤 죽여 정원이 핏빛으로 물들 지경에 이르지만 충직한 신하의 딸이 천일 동안 풀어내는 이야기로 광기를 멈춘다는 틀은 같다. 나머지는 ‘양영순표 상상력’이 빚어낸 이야기들로 채웠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형식으로 펼쳐지는 5개의 이야기에는 아버지와 딸의 사랑, 남녀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진한 형제애 등을 녹여냈다.

그렇다고 내내 뭉클하고 심각하지만은 않다. 때를 놓칠 새라 잠시 방심한 독자들의 뒤통수를 치는 유머는 여전하다. 끝을 알 수 없는 그의 상상력도 마찬가지. 판타지 서사물이라는 장르에 걸맞게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마신’을 보기만 해도 움츠러있던 상상력이 기지개를 펴는 느낌이다.

즉물적인 욕망만 뒤쫓는 하급 마신에서부터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예수를 닮은 마신까지, 인간사와 곳곳에서 얽히는 마신의 존재는 눈여겨볼 만하다. 원전에서 이들은 도깨비 같은 존재로 묘사되지만 양씨는 이들에게서 상징적인 의미를 읽어낸다. 살다보면 뜻대로 안 되는 상황, 도저히 거스를 수 없는 운명 등 사람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마신으로 형상화한 것이란 해석이다.

다양한 마신 캐릭터는 그 자체로 보는 즐거움을 주지만 양씨는 “어릴 때 보고 자랐던 괴물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계속 마신 개념이 확장돼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마신은 예수를 벤치마킹하기까지 했다”고 귀띔한다. 실제 만화가 인터넷에 연재되는 동안 독자들은 댓글을 통해 마신 개념에 대한 논쟁을 벌이다 종교 논쟁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다양한 마신은 또다른 ‘인간’

양씨의 장편 데뷔작인 <천일야화>는 확실히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문화콘텐츠 기획자인 박성식씨는 “이제까지 양영순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고도의 비유와 은유, 미장센으로 이야기하기를 벗어나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정면으로 풀어내며 독자들과의 접점을 넓혔다”고 평했다.

사실 예전 양씨는 몇번씩 장편을 시도했지만 몇회를 넘기지 못하고 연재를 접었다. 양씨 본인도 “작품을 시작하고 중간에 잘 접어서 내 별명은 ‘종이접기 작가’”라고 고백할 정도다.

“단편이 비계덩어리를 모두 제거한 살코기라면 장편은 그 살코기에 양념을 더덕더덕 붙이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작업을 하다보니 장편은 살코기만 죽 쌓아올린 ‘살코기 더미’더라구요.”

주3회 140회 연재를 완성할 수 있었던 건 독자들의 성원 덕이 컸다. 독자들은 매회 수백 개에 이르는 댓글로 양씨의 이야기에 화답했다. “처음 인터넷 연재를 시작하고서 평소 친하게 지내는 작가 강풀(강도영)씨에게 물어봤어요. 그때 강풀씨가 독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면서 느끼는 쾌감에 벗어나기 힘든 중독성이 있다고 했어요. 작가로서의 존재감을 느낀다고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책상에 앉아서 다시 잠들 때까지 책상에 앉아있어야 하는 강행군이었지만 독자들은 덕분에 훨씬 원숙하고 부드러운 그림을 만날 수 있었다. 원래 탄탄한 데생으로 그림 실력을 인정 받았지만 <천일야화>에서 그의 그림은 단행본을 ‘소장본’으로 둔갑시킬 만하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색조 속에 펼쳐지는 아랍 문명의 복장과 풍경 등은 매혹적인 스토리 말고도 만화가 주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그러나 양씨는 “이라크 전쟁이 터져 현장 답사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해 묘사가 세밀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인터넷에 연재됐던 만화를 단행본으로 옮기는 데는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었다. 양씨가 단행본 출간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작업했기 때문이다. 스크린에서 스크롤로 죽 내려서 보면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을 책에는 그대로 옮길 수 없었다. 그러나 단행본에는 단행본 나름의 재미를 집어넣었다. 각권 앞에 실린 원로 만화가들의 추천사와 그림, 동료 만화가들의 <천일야화> 패러디 만화는 단행본에서 만날 수 있다. 만화가 탄생하기까지 작가가 고심한 흔적, 아이디어 구상 등을 엿볼 수 있는 제작노트와 뒷이야기도 실려있다.

제작 노트와 뒷이야기도 곁들여

요즘 만화판에서 거의 주류로 떠오른 인터넷 만화는 <누들누드>같은 방식의 짧은 에피소드 위주의 단편, 그리고 강풀이 대표주자로 꼽히는 서사적 구조를 갖춘 장편만화로 나눌 수 있다. 애초 단편 만화의 대명사였던 양씨는 <천일야화>로 장편에도 단편 못지 않은 재능이 있음을 유감없이 보여주면서 두가지 분야를 모두 아우르게 됐다. 양씨는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는 장편 서사물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원래 만화의 구상단계에서 <천일야화>는 먼지 폴폴 날리는 <아라비안 나이트> 10권을 그대로 옮긴 ‘학습만화’로 세상 빛을 볼 뻔했다. 인터넷에서 양씨와 함께 교감했던 독자들과 단행본을 받아보게 될 독자들에게 양영순의 <천일야화>는 여러모로 고마운 선물이 될 것이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출처 : [한겨레 2006-11-17 13:33]

[me] 새 작품 '천일야화' 출간한 만화가 양영순


[중앙일보 정형모.최승식] 솔직히 내심 기대했다. 얼마나 야할까.

양영순(35.사진)이 그린 만화 '천일야화'(김영사) 여섯 권을 받아들고서다. 보도자료에는 '지난해 인터넷 연재 당시 하루 방문객 30만 명, 리플 10만 개, 온라인 만화의 신화'라는 수식어가 눈길을 자극했다.

양영순이 누구인가. 1998년 기발하고 엽기적인, 그러나 음습하지 않은 성적 상상력이 가득한 '누들누드'라는 작품으로 '명랑 포르노'라는 새로운 경지를 일궈낸 그가 아니던가. 그 뒤 '아색기가''기동이' 등 우리 사회의 인식을 뒤집는 성담론 콩트로 자신을 정의해 온 그가 도전한 첫 장편이 '아라비안나이트' 재해석이라니.

"제가 '아라비안나이트'를 그린다고 하자 다들 '너한테 맞네'라고 하셨어요. 아마 원작은 무척 야하다더라는 선입관 때문이겠죠. '만화 그리스.로마 신화'열풍이 불 무렵 '아라비안나이트'로 그려보지 않겠느냐는 출판사의 제의를 받고 시작한 건데 완역본을 그대로 그리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어요. 결국 나만의 천일야화를 만들자고 생각했죠."

부인의 부정(不貞)에 충격을 받아 매일 처녀와 동침한 뒤 다음날 아침이면 처녀를 죽여 버리는 샤리아르 왕에게 충신의 현명한 딸 세라자드가 매일 밤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조는 같다. 하지만 평범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아니라 이야기 요법이라는 일종의 최면을 거는 방법을 쓰는 것은 양 작가의 아이디어. 덕분에 샤리아르 왕과 세라자드가 이야기를 구경하는 '이야기 속 이야기'구조는 독자들의 관음증을 한껏 자극한다.

"완역본을 읽고 좀 놀랐죠. 야한 것은 장식일 뿐이고 대부분 사랑이야기였어요. 애절하고 처연한. 그동안 사실 짤막한 콩트만 해오느라 스토리를 통해 등장인물의 감정을 전달해 본 적은 없었죠. 세라자드의 경우 성격을 어떻게 설정할까 고민하다가 강한 여자라기보다 모성애를 가진 처녀로 해보자고 결론을 냈죠."

온라인 만화 연재 역시 처음이었기에 당황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좌우가 아닌 아래 위로 만화를 보는 스크롤 방식은 물론 작품에 대해 바로바로 올라오는 댓글에서 그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의도했던 대로 독자들이 따라와 줄 때


느끼는 쾌감은 정말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죠. 반응에 중독됐다고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죠."

그렇다면 왜 그의 새 장편은 야하지 않은 것일까. 결혼 이후 성적 상상력이 사그라진 것일까. 나이가 드니 일부러 자제한 것일까.

"일부러 자제했느냐고요? 그렇지는 않아요. 흔히 대중적인 작품이라고 할 때 흔히 선정성이나 폭력성을 떠올리지만 정말 대중이 좋아하는 작품은 성적 묘사나 폭력적인 내용이 많은 게 별로 없어요. 작가가 순수하게 추출해 낸 재미있는 이야기야말로 대중들의 마음속을 파고들게 마련이거든요."

그렇다. 그의 새 작품의 강점은 그림과 이야기다. 우선 그림으로 말하자면 질감이나 색채 면에서 이전보다 훨씬 깊이가 있어 보인다. 이전의 육덕 푸짐한 희멀건 살집이 군살 없는 근육질로 바뀌었다고나 할까. 한 페이지에 두세 개가 고작인 그림은 그러나 그 자체로 많은 이야기를 함축한 느낌을 준다. 이야기는 또 어떤가. 6권의 이야기는 서로서로 이어지며 풀려나가는데 구성의 아귀가 척척 들어맞는다. 양영순의 파격적인 변신인 셈이다.

"요즘은 확실히 성적 코드보다 드라마적 요소가 더 흥미를 끌어요. 저는 하나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고 거기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인데 이제는 말초적 욕망보다는 판타지가 있는 서사를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현재 일간스포츠에 역시 성담론 콩트인 '똘하르방'을 연재하고 있는 그가 구상 중인 다음 장편은 '리플레이스먼트'(가제) 라는 제목의 판타지. 완전한 창작 장편이라는 점에서 그가 느끼는 부담도 새롭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니 요즘은 하루하루가 감사할 것뿐이에요. 세 살짜리 아이가 잘 자라는 것을 보면 감사하고, 그림이 잘 그려질 때도 또 누군가에게 감사하고 싶고요." 그는 "요즘 실력 있는 후배들이 많아 정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충분히 보상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글=정형모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hyung@joongang.co.kr

출처 : [중앙일보 2006-11-14 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