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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 INTERVIEW]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문지훈 인터브랜드코리아 대표 /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 작성자 박차현
  • 작성일 14.12.24
  • 조회수 9880

변추석(왼쪽)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문지훈 인터브랜드코리아 대표가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지난 7월 한국관광공사가 새로운 한국 관광브랜드 ‘이매진 유어 코리아 (Imagine Your Korea)’를 내놓았다. 개개인들이 ‘각각의 한국’을 직접 상상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해 창의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메시지가 여기에 담겨 있다. 새 한국 관광브랜드 개발 실무 작업은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기업인 인터브랜드의 한국법인 인터브랜드코리아가 담당했다. 포춘코리아가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문지훈 인터브랜드코리아 대표를 만나 새로운 한국 관광브랜드를 만든 이유와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사장실에서 변추석 사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문지훈 인터브랜드코리아 대표도 함께했다. 올해 4월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된 변 사장은 홍보 전문가로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변 사장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광고회사 (㈜LG애드)에서 17년간 근무한 후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 16년을 재직했다. 같은 대학 조형대학원장을 지낸 그는 시각디자인, 캠페인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분야를 지도해 왔다. 2007년~2008년에는 한국관광공사의 브랜드 및 광고·홍보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매우 소탈하고 솔직했다. 브랜드 개발 실무를 맡았던 인터브랜드코리아 문지훈 대표와도 격의 없이 대화하며 브랜드 전반에 대한 의견을 꾸밈없이 쏟아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에 따르면, 관광 산업은 전 세계 GDP의 10.7%, 고용인원 약 2억 6,000만 명을 차지하는 거대 산업이다(2012년 기준). 2020년에는 전 세계 GDP의 17%, 고용규모는 약 3억 3,0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행관광산업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세계여행관광협회가 올해 초 발간한 ‘2014년 여행관광 경제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관광 분야에서 한국이 만들어낸 국내총생산(GDP)은 698억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17위 수준이다. 이 수치는 관광객들이 여행·숙박·레저에 지불한 비용뿐 아니라 관련 분야에서 파생된 서비스와 이 분야 근로자들의 소비까지 포함한 것이다. 여행관광산업이 국가 경제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지표란 얘기다. 미국은 1조 4,157억달러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고, 중국(8,501억 달러), 일본(3,398억 달러), 영국(2,686억 달러), 프랑스(2,461억 달러), 브라질(2,056억 달러), 스페인(2,037억 달러)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 이탈리아, 멕시코, 독일, 호주, 러시아, 인도, 터키,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9개국의 관광 GDP 총액도 한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IMF가 발표한 국가 전체 GDP 대비 관광산업 GDP 비중 면에서도 5.8%에 그쳤다. 관광산업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이 주요 경쟁국에 비해 아직 낮다는 얘기다. 여전히 여행관광산업 분야의 고용과 투자를 늘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수정 필요성을 느끼고 새로운 관광 브랜드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변추석 사장은 “‘이매진 유어 코리아’에는 ‘개개인들이 ’각각의 한국‘을 직접 상상하고, 그 상상이 실현되며, 새로운 가치가 시작되는 창의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슬로건 디자인은 한국의 대표적인 색상조합인 색동과 상모돌리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더불어 ’K웨이브‘, ’K푸드‘, ’K스타일‘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가진 ’코리아‘의 ’K‘를 강조해 보다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국의 새로운 매력을 표현한 셈이다. 변 사장은 “새 관광브랜드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유구한 전통·역사뿐만 아니라 쇼핑과 볼거리, 한류를 바탕으로 세계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무한한 매력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변추석 사장, 문지훈 인터브랜드코리아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Q. 새로운 한국 관광브랜드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는 무엇인가?

변추석: 과거에도 한국 관광브랜드가 있었다. 그런데 브랜드 콘셉트가 국가브랜드와 혼재되어 있었다. 2002년부터 사용한 ’다이내믹 코리아 Dynamic Korea‘는 엄밀히 말하면 2002년 월드컵에 맞춘 캐치프레이즈 성격이 강했다. 일종의 국가브랜드 개념이었다. 이후 2007년 ’코리아 스파클링 Korea Sparkling‘을 만들었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최초의 한국 관광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조금 문제가 있어서 2010년에 ’비 인스파이어드 Be Inspired‘로 바꿨다. 코리아 스파클링과 콘셉트는 같지만 표현을 달리한 거였다.

그러다가 이번에 새롭게 브랜드를 개발했다.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기존 관광 자산들을 보존하고 유지하면서 한국의 새로운 가치를 담을 수 있는 브랜드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다시 말해 지금 시대 가치를 반영한 것이다. 외국 관광객이 한국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들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개발팀에서 ’다양성(Diverse)‘, ’생기(Vibrant)‘, ’창조(Creative)‘, ’흥미유발(Intriguing)‘ 등 네 가지 핵심가치를 도출했다. 이를 토대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한국 관광브랜드 정체성을 ’크리에이티브 모티베이션 Creative Motivation‘ 즉, 내 감각과 안목을 높여주는 창의적 자극이라고 정했다. 이를 어떻게 하면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여행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까를 고민한 끝에 한국의 창의적 문화(Creativity)를 통해 여행 욕구를 자극(Motivation)할 수 있는 창조적 메시지로 ’이매진 유어 코리아 Imagine your Korea‘를 만들었다.

과거의 브랜드는 어떤 정의를 내린 뒤 소통을 통해 인지시키고 기억시키는 식이었다. 하지만 지금 브랜드는 소비자 스스로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매진 유어 코리아 Imagine your Korea‘에서 핵심은 유어(당신)이다. 개개인들이 ’각각의 한국‘을 직접 상상해야 그 상상이 현실화된다. 새로운 가치를 통해 창의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메시지를 새로운 브랜드에 담은 이유다.

문지훈: 사람들이 경험하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관광브랜드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둔 것이 이전 브랜드와 다른 점이다. 이번에 한국 관광브랜드를 개발하면서 외부 환경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예전에는 관광의 주체가 관광국이었다면 지금은 관광객으로 변했다. 과거에는 관광국에서 명소를 통해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관광브랜드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관광객이 실제로 한 나라를 방문했을 때 어떤 콘텐츠를 원하고, 어떤 경험을 원하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에 새로운 관광브랜드를 만들면서도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관광명소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실제 한국에 와서 경험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Q. 2006년 개발해 2007년부터 사용한 ’코리아 스파클링‘에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는데, 어떤 문제였나?

변추석: ’스파클링‘이라는 표현에서 오는 뉘앙스 때문에 논란거리가 생겼다. 2007년 발생한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 이후 생긴 일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국계 학생이 일으킨 사건이라 ’코리아 스파클링(팍팍 터지는)‘과 이미지를 연결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국에서 탄산수가 많이 나느냐고 묻는 외국인도 있었다고 한다. 당시 브랜드가 지닌 의미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브랜드는 개발도 중요하지만 만들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 완전무결한 브랜드는 없다. 브랜드 관계자들이 애정을 갖고 키우는 게 중요하다. 결국 ’코리아 스파클링‘을 대체해 ’비 인스파이어드‘를 다시 개발했다. 이후 생각보다 효과가 없어서 이번에 새로 바꾸게 됐다. 큰 집을 지어놓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Q. 관광브랜드를 키워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는데,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바뀔 때마다 브랜드가 달라져선 곤란하지 않은가? 처음 만들 때부터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변추석 : 시대의 가치가 변하면 한 브랜드의 수명도 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관광브랜드를 만들면서 시행착오를 겪었고 경험을 쌓았다. 이번에는 되도록이면 한국 관광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 ’이매진 유어 코리아‘는 이제 새로운 묘목을 옮겨 심은 것과 다름없다. 이 묘목이 굳건히 뿌리를 내려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 세계인들이 한국 관광에 대해 좋은 상상을 할 수 있게 엮어 나가는 것이 한국관광공사가 해야 할 몫이다. 이를 위해 광고와 이벤트, 브랜드 홍보, 콘텐츠 제작 및 확산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외국인들도 익숙해지고,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브랜드로 정착시켜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열려고 한다.

Q. 인터브랜드와 협업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변추석: 공개 입찰을 통해 인터브랜드코리아와 일하게 됐다. 사실 인터브랜드코리아는 국내 브랜드 업계 최고의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 관광브랜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알려야 한다. 인터브랜드는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회사다. 인터브랜드는 과거 많은 브랜드 구축 성공 사례도 가지고 있다. 브랜드를 새로 만들려면 사전 조사도 필수적이다. 인터브랜드코리아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우리가 원하는 조사를 진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문지훈: 인터브랜드가 국가브랜드, 혹은 관광브랜드를 만든 사례는 많다. 최근에는 ’런 리미티드 런던 Run Limited London‘이라는 런던 관광브랜드를 만들었다. 스코틀랜드의 국가 브랜드와 에든버러, 뉴질랜드 관광 브랜드도 개발했다. 인터브랜드코리아는 2006년 한국 관광 브랜드 ’코리아 스파클링‘을 개발할 당시 시각화하고 홍보하는 프로젝트를 맡았었다. 이런 경험과 실증 사례들이 이번 한국 관광브랜드 제작에 참여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다. 우리나라 관광브랜드를 어떤 식으로 만들고 확산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치가 플러스 요소가 됐다고 생각한다.

Q. 프로젝트 완성까지 얼마나 걸렸나?

문지훈: 전체 프로젝트는 8개월 정도 소요됐다. 시각적인 부분을 완성하는 데에만 절반 정도가 걸렸다. 브랜드 전략, 디자인 등 작업에 총 인원 20명 정도가 매달렸다. 디자인 같은 경우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묻는 게 중요하다. 인터브랜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 조사를 진행했고, 국내 자문위원들을 대상으로도 많은 의견을 들었다. 13개국 1만 500여 명이 참여한 글로벌 슬로건 선호도 조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매진 유어 코리아‘를 한국 관광브랜드를 대표하는 슬로건으로 선정할 수 있었다.

Q. 변 사장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문가다. 함께 일하기 까다롭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문지훈: 전문가와 함께 일하면 힘들기도 하지만 편하기도 하다. 브랜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분들과 일할 때가 가장 힘들다. 변 사장님은 브랜드와 디자인에 대해서 잘 아신다. 브랜드와 디자인에 대한 변 사장님의 눈높이와 요구사항을 단번에 채워드리지 못해서 어려웠던 것 뿐이다. 하지만 일관된 브랜드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실무진을 이끌어 준 점이 매우 도움이 됐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변 사장님은 관광브랜드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성과 주목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살리면서도 첫 번째 요소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매진 유어 코리아‘지만 ’이매진‘보다 ’코리아‘가 중요하게 보여야 한다. 한국이라는 느낌이 시각적으로 느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확고한 지침 덕분에 우리가 쉽게 일할 수 있었다.

변추석: 브랜드 방향성을 정의한 다음엔 이리저리 흔들지 않고 나갔다. 하지만 디자인적으로 디테일하게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걸 맞추느라 인터브랜드코리아가 힘깨나 들었을 것이다. 브랜드 정체성과 디자인은 한번 정해놓으면 오랫동안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차별성을 주려고 노력했다.

Q. 관광브랜드의 효과를 수치로 가늠해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문지훈: 관광브랜드는 계량화 하기 쉬운 브랜드가 아니다. 비영리조직에서 전파하는 무형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광객 변화 추이를 살펴볼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이매진 유어 코리아‘를 론칭하기 전과 후의 관광객 수 변화를 조사하는 거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전후 3년간 평균 방문객 수 변화를 조사하고, 한국 관광브랜드를 보고 얼마나 한국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는지를 알아보는 거다. 관광행태와 브랜드 메시지가 주는 의미가 적합했는지 등도 조사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는 물론 인터브랜드코리아에서도 계속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

Q. 특정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인식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가?

문지훈: 산업별, 제품별로 다르기 때문에 평균화시키기 어렵다. 핸드폰이나 자동차처럼 흔히 접할 수 있는 제품의 경우, 일정수준의 투자(연간 100억 원)를 할 수 있는 기업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보통 1.6년 정도가 걸린다. 관광 브랜드는 유형의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다. 실제 방문했을 때 브랜드가 주장하는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관광 브랜드가 주는 메시지와 실제 관광객 사이에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게 맞지 않아서 사장되는 브랜드가 많다. 잘된 예로는 ’인크레더블 인디아 Incredible India‘를 꼽을 수 있다. 실제 인도를 가 보면 ’인크레더블(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때문에 인도에선 많은 돈을 쏟아붓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에게 빠르게 확산됐다. 매치가 잘됐다는 뜻이다. ’인크레더블 인디아‘는 10년 넘게 장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매진 유어 코리아‘는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을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진 나라‘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실제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이를 느꼈을 땐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변 사장님이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씀한 것이 이런 부분이다. 사람들이 상상하던 것들을 잘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롱런할 것으로 본다. 우리 관광 브랜드의 주체는 관광국이 아니라 관광객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체험시킬 수 있는 콘텐츠만 갖고 있다면 10년 이상 장수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변추석: ’이매진 유어 코리아‘에서 ’유어‘는 개개인이다. 모두 다른 사람들이다. 방문객들이 생각하는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매진 유어 코리아‘에 대해 뭔가 뚜렷이 다가오는 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나라를 한가지 특성으로 정의 내리기는 매우 어렵다. 설사 한가지로 정의를 한다고 해서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상품 브랜드는 목적과 타깃이 분명하지만 관광브랜드는 그렇지 않다. 타깃 자체가 남녀노소로 폭이 매우 넓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취향을 일일이 맞출 수도 없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우리는 ’한국은 000다‘라고 정의를 내리고 브랜딩을 해왔다.

이는 과거의 브랜드 접근법이다. 이젠 수많은 한국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당신이 생각하는 한국은 당신이 만들어 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대신 당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충분히 제공해주겠다는 것이다. 한국에 와서 그걸 느끼면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매진 유어 코리아‘는 이처럼 폭이 넓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다.

물론 인도나 이집트 같은 경우는 특수하다. 연상할 수 있는 단어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 국가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공감도 하지 못하는 표어를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Q. 국내 방송 광고에서도 해외 각국의 관광브랜드를 볼 수 있다. 인상적인 관광브랜드가 있었나?

변추석 : 별로 본 적 없다.

Q. 아마 외국인들도 한국 관광브랜드에 대해 똑같은 생각을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나?

변추석: 사실 브랜드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접점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메시지 전달이 중요한데 결국 ’타임 앤드 머니‘다. 브랜드가 구축되기까지 적정한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계속 이벤트·전시·광고·홍보 등을 해야 한다. 환경 변화에 맞춰 피드백을 받고 수정도 해 나가야 한다.

Q.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국 관광브랜드를 키워나갈 계획인가?

변추석: 우리가 볼 땐 우리 것이 좋아 보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경쟁했을 때에도 과연 그럴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경쟁력이 있는 5가지 요소를 생각했다. K-WAVE, K-PLACE, K-FOOD, K-SPIRIT, K-STYLE이다. 이들을 광고나 이벤트 등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툴로 알리겠다는 것이다. 지난 7월부터 전세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개개인이 상상하는 한국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투어 이매지네이션 Tour Imagination‘이라는 글로벌 캠페인을 론칭했다. 한국 방문자 선정을 위해 7월15일부터 8월31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이벤트 응모 건수가 19만여 건에 달할 정도로 전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얼마 전에는 롯데면세점이 주최한 K-POP행사에 한국관광공사가 도움을 주기도 했다. 관광공사 해외 지사를 통해 외국인 2만 명을 모아서 행사에 참여시켰다. 해외에서 손님을 끌어와야 했는데 우리가 관광상품을 만들어서 모집을 해준 것이었다. 우리는 앞으로 일련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지속하면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이매진 유어 코리아‘가 회자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보고 있다. 외국인들도 익숙해지고,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브랜드로 정착시켜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달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 할 수 있다.

 

원문보기 : http://economy.hankooki.com/lpage/industry/201412/e2014122313573447430.htm

 

출처 : 서울경제 | 입력시간 : 2014/12/23 13:57:34 수정시간 : 2014/12/23 13:5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