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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서승만 "나는 개그계의 MB" / (연극영화 01 동문, 영상미디어 07 재학)

  • 작성자 조영문
  • 작성일 08.03.17
  • 조회수 16985

개그맨 서승만씨(44)는 등산복을 입고 나타났다. 혼자서 북한산을 3시간 동안 등산하고 막 돌아오는 길이라고 했다. 가끔이긴 하지만 이렇게 갔다 와야 쌓인 스트레스가 탁 풀린다고 했다. 그는 매주 강사와 학생, CEO 신분을 오가며 바쁜 일상을 쪼개고 있었다. CEO(극단 상상나눔 대표)로서 바쁘겠다고 말을 건네자 CEO가 아니라 워낙 바빠 KO 상태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월요일엔 용인송담대에서 방송제작 강의를 하고 화요일엔 국민대 영상미디어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어요. 틈만 나면 뮤지컬과 연극 대본을 쓰고 무대에 올립니다.”

인터넷에서 그의 이름을 치면 뮤지컬 기획자 겸 개그맨으로 나온다. 그는 대학로에서 소극장 상상나눔씨어터와 극단 상상나눔을 운영 중이다. 올해로 벌써 4년째다. 손수 대본을 써서 ‘어을우동’ ‘터널’ ‘친구 친구’ 등 창작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 실력도 인정받았다. 특히 그가 2005년 만든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 뮤지컬 ‘노노 이야기’는 전국 50여개 지역에서 50만명의 아이들이 봤다. 그 덕분에 2006년, 2007년 행자부장관상을 탔다. 현재 그는 교통사고 예방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현재 가족 뮤지컬 ‘랑이 이야기’(4월 27일까지)를 공연하고 있다. 뮤지컬은 돈 되는 일이라기보다 공익사업에 더 가깝다.

“국내에서 극단과 소극장을 운영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닫고 있어요. 다른 사람 같으면 벌써 문을 닫았을 거예요. 그래도 단원 12명의 월급은 한 번도 날짜를 어긴 일이 없어요.” 공연을 위해 집 두 채를 날린 그다. 돈이 부족할 때면 틈틈이 행사진행을 하면서 충당했다. 일 년 행사 뛰면 집 한 채는 너끈히 살 수 있을 만큼 그의 입은 아직 살아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닮은 외모 때문에 인터넷에 한참 얼굴이 팔렸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과는 안면이 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출연했던 한 방송사에서 닮은 연예인으로 깜짝 출연을 했다. 서씨가 “안녕하세요. 개그계의 이명박입니다”라고 하자 당시 이 시장이 “안녕하세요. 정치계의 서승만입니다”라고 답한 일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이 인연으로 이 대통령은 서씨가 만든 뮤지컬 ‘터널’의 초연을 보러 왔다.

“어머니 효에 대한 얘기다 보니 이 대통령이 눈이 새빨개지도록 우셨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의 입담은 연예계에서도 특히 유명해 ‘개그맨을 웃기는 개그맨’으로 통한다. 89년 MBC 개그맨으로 데뷔, ‘웃으면 복이 와요’ ‘오늘은 좋은 날’ 등에서 인기를 쌓았다. 개그콘서트 대상, 코미디 부문 신인상, 우수상 등을 수상할 만큼 재능도 인정받았다.

따르는 후배들도 많다. 황기순, 서경석, 이윤석, 정준하 등을 비롯해 줄을 세우면 운동장을 가득 채울 정도라고. 사람이 좋다 보니 하는 사업마다 일찍 문을 닫았다. 본인 스스로 사업과 재테크엔 젬병이라고 말한다.

“성격이 꼼꼼하지 못하다 보니 카페, 식당, 체육관 등을 열었는데 하는 일마다 잘 안됐어요. 99년에는 주식에도 손을 댔다가 큰 손해를 봤고요.” 그래도 돈 걱정은 안 한다고 했다.

“선후배 중에 돈을 악착같이 모으는 사람도 있어요. 근데 저는 그렇게 못해요. 돈은 없다가도 있는 거고 어려운 후배가 있으면 ‘나 몰라라’ 하기도 어렵고요. 집사람이 싫어할 법한데 묵묵히 옆에서 도와줘서 고마울 따름이에요. 나이가 더 들면 가족과 친구들이 편히 지낼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출처 : 매경이코노미|기사입력 2008-03-15 12:56
원문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etc&oid=024&aid=000002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