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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언론정보학부 08) 학생, 신인 댄스가수 데뷔
‘긴 팔 다리 다 맘에 드는데/너는 어린아이처럼 징징대 (…) 나름대로 애교를 부린다고 애쓴 건 알지만/이건 아냐/나를 쉬운 남자로 보는 마음부터 고쳐와 지금 당장.’(‘모기를 잡어’ 중)
한여름 밤 모기와의 전쟁은 짜증나는 일. 그러나 신인가수 이찬(23)은 상상력을 발휘해 모기와의 ‘밀고 당기기(밀당)’라는 신나는 일렉트로닉 댄스곡을 탄생시켰다. 장난스런 음악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2010년 MBC 대학가요제 금상 출신의 실력파다. 당시 ‘제2의 싸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모기를 잡어’와 ‘어장 안에 물고기’를 담아 두 번째 싱글 앨범 ‘미스 모기 앤드 미스터 물고기’를 펴낸 그를 만났다.
이찬은 어릴 때부터 ‘괴짜’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엉뚱함은 그의 노래의 밑바탕이다. 같은 사물을 남들과 다르게 보는 눈을 가졌다.
“어느 날 자는데 모기가 윙윙거렸어요. 잘 생각해보니 귀엽더라고요. 없으면 허전함도 느끼고…. 마치 스톡홀롬 증후군(인질이 인질범들에게 동화되는 비이성적 현상)처럼 말이죠.”
‘모기를 잡어’는 랩과 ‘모기를 잡어/잡았으면 오두방정 댄스’란 후렴구로 구성된다. 처음 들어도 금세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쉽고 중독성이 강하다. ‘어장 안에 물고기’는 여러 명의 이성을 사귀지는 않으면서 ‘관리’하는 연애 행태를 빗대 ‘난 어장관리 당하는 물고기지만, 너도 나에게 길들여지고 있다’고 읊는다.
그는 사실 에미넴·투팍의 노래를 즐겨 부르던 정통 힙합파였다. 하지만 2010년 국민대 재학 중 오디션에서 번번이 떨어지자 “주변 사물에 진심을 담아 노래해보자”며 방향을 틀었다. 대학가요제 출전곡 제목도 ‘마마보이’였다.
“효자를 무조건 마마보이로 매도하는 현실에 펀치를 날리는 노래였어요. 그 전엔 대학가요제에서 랩 음악의 최고 성적이 은상이었대요. 금상에 제 이름이 불려 깜짝 놀랐죠.”
객석은 그의 노래에 열광했지만, 심사위원 반응은 양극단으로 나뉘었다. 최고점 9.6, 최저점 3.0. 아마도 최저점은 ‘레스토랑보다 도시락이 더 좋아/목 놓아 엄마를 불러…’식의 가벼운 가사에 대한 불만에서 나온 것 아닐까. 이처럼 그의 음악은 ‘가볍다’는 비판을 자주 듣는다.
“소재가 가볍다고 해서 노래마저 가벼운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현대사회의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제 노래로 위안받을 수 있는 건, 그만큼 제가 공감 가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