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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혁신사업이면 불법이어도 허용해야 할까 / 김영길(법무대학원) 겸임교수

  • 작성자 박윤진
  • 작성일 20.03.19
  • 조회수 1351

타다 논쟁의 본질은 타다가 공유경제냐, 4차산업이냐, 신산업이냐가 아니다. 또 미국의 우버는 하는데 왜 우리는 타다를 못하게 하느냐고 하는 것도 본질을 논하는데 고려요소가 아니다. 타다 논쟁의 본질만 흐리게 만들 뿐이다.

그동안 타다와 그 옹호론자들은 타다가 혁신이냐 불법이냐라는 논쟁 구도를 만듦으로써 국민들로 하여금 마치 타다가 혁신(공유경제, 4차산업)이면 불법이 아니라는 착시현상을 일으키게 하고 오류에 빠지도록 여론을 왜곡시켜 왔다.

그러나, 혁신사업이면 그것이 불법이어도 허용해주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 사회적 합의, 법적 근거, 관습이 어디 있는가? 그렇다면 앞으로 누구든지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출시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만 하면 그것이 다른 사업자의 사업영역을 불법적으로 침범하고 실정법에 위배되어도 허용해주어야 하는가.

합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다른 스타트업체들과 온갖 규제를 받으면서도 합법적으로 사업을 해온 기존 택시사업자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날 뿐더러 한 국가의 법질서를 뿌리째 흔드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허용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타다와 같이 혁신(혁신이라고 할 것이 없다. GPS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호출 서비스는 타다의 고유한 서비스가 아닐 뿐더러 이미 대중화된 서비스다)을 내세워 불법적으로 남의 사업영역을 침탈하는 것을 혁신, 신산업,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이유로 법도 질서도 무시한 채 무분별하게 용인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타다 논쟁의 본질은 무엇인가? 타다 논쟁의 본질은 타다가 현행법상 합법이냐 불법이냐가 본질이다. 이 토대 위에서 나머지 다른 논의들을 이어가야 하는 것이다. 타다가 합법이면 공유경제, 4차산업, 신산업이 아니어도 허용해 주어야 하는 것이고, 타다가 불법이면 아무리 공유경제, 4차산업, 신산업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허용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타다를 꼭 허용해줄 수밖에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한다면 우리도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우버처럼 새로운 법,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서 합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 것이지 불법사업을 용인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정부도 그러한 맥락에서 2019년 7월 17일 발표한 택시제도개편방안을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법안에 반영하여 타다를 비롯한 플랫폼운송사업체들이 합법적으로 여객운송사업을 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타다는 국가의 법질서도, 시장의 거래질서도, 소위 말하는 구산업 종사자들의 눈물도 외면한 채 몽니를 부려왔다. 현행법상으로는 불법이니, 미국의 우버가 그랬던 것처럼 합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법을 만들어 주겠다고 해도 싫다고 한다. 막무가내도 이런 막무가내가 없다.

도대체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적용도 받지도 않겠다, 개정 상생법안도 싫다는 타다의 저 오만함과 독단주의적 발상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혁신적 기술로 도둑질하면 도둑질도 합법이 된다라는 타다의 궤변과 몽니를 언제까지 들어주고 받아줘야 하며 우리 사회는 타다에게 어디까지 아량을 베풀어주어야 한단 말인가?
  
타다, 4월부터 택시와 협업 서비스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택시업계와 협업해 준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을 4월부터 시작한다고 2019년 2월 21일 밝혔다. 타다 플랫폼 이용고객들이 참여한 법인·개인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날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서 이재웅 쏘카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타다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재웅 쏘카 대표.
ⓒ 연합뉴스

 타다와 동일한 방식의 이동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T블루, 카카오벤티), KST모빌리티(마카롱 택시), 현대자동차와 KST모빌리티가 합작하여 출시한 셔클서비스, 코나투스(반반택시), 벅시 등은 택시면허를 매입해서 합법적인 틀안에서 건강하고 건전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데 왜 유독 타다만 면허없이 택시 영업을 허용해 달라고 생떼를 쓰는 건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타다의 영업행위가 택시영업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타다와 1심 재판부만 모르고 전국민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왜 타다만 음지에서, 불법적으로 혁신을 부르짖으면서 공정을 부정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의 사업이 혁신적 사업이어서 그 혜택을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싶고, 그래서 그 사업을 성공시키고 싶다면 카카오T블루, 카카오벤티, 마카롱 택시, 셔클서비스, 반반택시처럼 합법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난 역대 정부때부터 수십년간 추진해온 교통체증 개선 정책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정책, 택시감차 정책은 내 알 바 아니라고 하면서 총량제도 싫다, 규제도 싫다, 현행법(택시면허 매입 등)도 싫다, 개정법안(플랫폼운송사업자로의 편입)도 싫다며 법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타다의 특권의식을 보고 있노라면 대한민국이 타다공화국인가 하는 분노마저 자아내게 만든다.

현재, 전국의 택시 운행대수는 약 25만대 수준인데 교통정책 전문가들이 추산하는 적정 공급량은 지금의 1/2 내지, 1/3 수준이라고 한다. 역대 정부의 감차정책이 그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타다를 포함한 전국의 80만대에 달하는 렌트카가 택시시장에 뛰어들면 국민들의 이동편의는 어디로 가는 것이며, 국가의 교통정책은 또 어떻게 되는 것인가.

타다가 영국의 붉은깃발법을 신산업 육성을 방해한 악법으로 왜곡하고, 이메일이 처음 생긴 90년대에는 불법이었고, 택배회사가 서신을 배달하는 사업도 처음에는 불법이었다고 하면서 혹세무민하는 장면은 타다 주연의 대국민 사기극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타다가 주장하는 것과 다르게 영국의 붉은깃발법은 도심에서 증기트랙터가 운행하는 과정에서 말(馬)이나 마차, 보행자와의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고 도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교통안전법 성격의 법이었고(20~25km의 속력을 낼 수 있는 마차보다 증기트랙터의 속도가 3~4배는 느렸기 때문에 마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붉은깃발법을 만들었다는 타다의 주장은 거짓이다), 이메일은 처음부터 합법이었고(이메일은 우편법상 서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메일의 출현으로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도 않았다.

또 택배회사에서 서신을 배달하는 것은 불법이었기에 법을 고쳐서 합법화하였고 역시 다른 사업자나 이용자 등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았다. 자, 어떤가? 이것이 진실인데 타다는 진실을 왜곡하여 국민들을 우롱하고 바보취급하고 있었던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김영길 기자는 보험회사 및 손해사정법인에 근무하면서 25년간 자동차보험 관련 법령과 보험약관, 판례를 연구해왔다. 현재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원문보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20261&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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