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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김정은 건강문제’ 논의조차 못 하나[동아 시론/안드레이 란코프] / 란코프(교양대학) 교수

  • 작성자 박윤진
  • 작성일 20.05.29
  • 조회수 1188

金 은둔 길어지자 신변 두고 논란… 한국 정부는 ‘이상설’ 언급도 꺼려
北 급변 시 핵유출, 미중충돌 우려… 눈감지 말고 위험 상황 대비하라


올 4월 11일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두 번뿐인데, 두 번 모두 참가자들이 그리 많지 않은 행사일 뿐만 아니라 평소와 다른 여러 특이점이 보였다. 공개석상에 나타날 때마다 그의 건강에 대한 의심은 보다 커지는 느낌이다. 4월에 김 위원장이 3주간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때, 한국 언론과 일부 정치인들이 ‘신변 이상설’을 제기하자 청와대는 모든 것이 ‘오보’라고 반복했다. 한국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한 주목도를 낮추려 많이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 일반인 대부분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야기를 그저 ‘또 하나의 가짜 뉴스’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은 완전한 오보는 아닌 것 같다. 김 위원장이 4월에 3주간 등장하지 않은 것은 이상한 일이었는데, 4월 15일에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은 것은 더욱더 이례적인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5월 1일 이후에도 다시 3주간 사라졌다. 이후 24일 다시 그의 동정이 북한 관영언론에 보도되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김 위원장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분명히 높다. 체중 문제가 심각하며 줄담배를 피운다. 그의 직업 자체도 스트레스가 많다. 그래서 김 위원장에게 건강 문제가 생겼고 그가 치료를 받고 있다는 가설은 설득력이 높다. 나는 오보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받아들여야 할지 의심스럽다. 한국 정부는 국내외 정치 상황을 고려해 북한에 별문제가 없다고 주장할 이유가 충분하며, 북한 상황을 장밋빛으로 그릴 이유도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전쟁 직전 상황까지 갔던 한반도에서 치명적인 위기를 회피하기 위해 한국은 ‘사실과 거리가 멀지만 쓸모 있는 장밋빛 주장’을 셀 수 없이 많이 했다. 예를 들면, 북한은 일관되게 비핵화를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한국 외교관 및 여권 정치인들은 북한 지도부에 강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반복했다. 흥미롭게도 ‘선의의 거짓말’로 볼 수 있는 이 주장은 긍정적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한국의 외교적 노력은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잠시라도 중단하고 미국이 북한 비핵화의 가능성을 믿거나 믿는 척하는 데 기여했으며, 위험한 상황을 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원문보기: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527/101228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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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