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닫기

전체메뉴

Quick Menu

Quick Menu 설정

※ 퀵메뉴 메뉴에 대한 사용자 설정을 위해 쿠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메뉴 체크 후 저장을 한 경우 쿠키 저장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언론속의 국민

국가과기혁신 성공조건 - 김현수(BIT전문대학원)교수

  • 작성자 디지털타임즈
  • 작성일 04.08.04
  • 조회수 7845
국가과기혁신 성공조건
김현수 한국SI학회 회장,국민대 교수




국가과학기술혁신체계(NIS: National Innovation System) 구축방안이 발표되었다. 5대 분야 30개 추진과제로 이루어진 구축방안에서는 2007년까지 연구개발 투자비중을 15%(2002년 10.4%)로 확대하고, 기초 연구 수준을 세계 10위권 이내로 높이고, 2012년까지 세계 100위권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10개를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담고 있다. 정부는 특히 우수학생을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국제 과학올림피아드 입상자 등 과학영재에 대해 병역특례제를 부여하기로 했으며, 병역법 개정을 통하여 이공계 분야의 전문 연구요원의 대체복무 기간을 현행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이러한 혁신 로드맵을 작성하는데 정부는 많은 노력을 들였으며, 의미있는 대책들을 제시하고 있으나, 과학기술을 통한 국가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보완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요소는 비전과 인센티브이다. 비전이 없으면 길을 잃게 되고, 인센티브가 없으면 사람은 변화하지 않는다. 혁신의 주체는 사람이다. 과학기술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변해야 과학기술 혁신이 일어난다. 혁신 작업은 사람들에게 큰 변화를 요구한다. 큰 변화를 가능하게 하려면 큰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좀 더 큰 틀에서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고, 근본 원인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획기적인 이공계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우수인력을 과학기술계로 유인할 수 있어야 혁신이 성공할 수 있는데, 현재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이 문제이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이 2003년 12월에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재학생의 22%에 해당하는 167만명을 대상으로 이공계 진로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공계 진출을 회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학, 과학 등 어려운 전공공부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다음으로 취업의 불투명함, 낮은 보수, 낮은 사회지명도가 뒤를 있고 있다. 고속 경제성장의 영향으로 생활 수준이 급속히 향상되었고, 개인은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 보다 쉽고 안정되고 보상이 높은 분야에 종사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과학기술분야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도 우수인력을 유인하지 못하는 원인이다. 그동안 이공계 정원을 늘리는데 주력하여 대졸자는 늘고 있는데,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많이 늘지 않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아도 우리나라 과학기술인력의 수요 공급 불균형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2003년 프랑스의 과학기술 관련 일자리는 전체의 29.2%로 우리나라의 16.2%보다 훨씬 많은데, 프랑스의 공대 졸업생은 35,000명으로 우리나라의 67,800명보다 훨씬 적은 것이다. 수급 불균형으로 일자리 보장이 되지 않고 보수도 높지 않고, 더구나 사회적 지위가 낮으므로 우수인력을 과학기술계로 유인할 수 없는 것이다.

우수인력 유인을 위해서는 우선 고위 공직자 선발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우수한 과학기술인력중에서 리더십과 경영능력이 있는 인재들이 정부 정책의 핵심 요직에 우선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같은 직급이라도 주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포지션과 그렇지 않은 포지션이 있다. 주요 의사결정 포지션에 이공계 출신들이 우선적으로 진출하는 인사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병행하여 과학기술인력에게 리더쉽과 경제 및 경영지식을 교육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과학기술인력에 대한 사회적 대우를 대폭 강화하고 직업안정성을 높여주어야 할 것이다. 전문 연구인력 직제가 연구소는 물론이고 기업에서도 활성화되어야 하고, 과학기술인력의 정년이 많이 높아지도록 해야 한다.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인문사회계 인력이 역차별을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직무의 난이도와 중요도에 근거한 차별화된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려면 과학기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 다수가 그들이 걸어온 인생을 후회하지 않고 자녀들이나 후배들에게 과학기술계를 지원하도록 권유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의 토대가 구축되어야 국가과학기술혁신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