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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치경제학적 시각에서 본 북핵 위기/홍성걸(정책학전공) 교수
북핵위기가 정점을 치닫고 있다. 연 9000만 달러의 현금이 들어오는 개성공단사업의 중지를 위협하는가 하면,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을
동해안으로 이동시키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해주 해군기지에서는 두 척의 잠수정이 출항 후 사라져 천안함 폭침 때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들이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고 한국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환율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 국민들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사재기에 나서는 사람도 없고, 혼란도 없다. 시민정신의 수준이 높아졌고 북한의 협박 속에 수십 년을
살다보니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설마 전쟁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전쟁은 우발적으로
일어나기도 하고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의 균형이 깨져 발생하기도 한다.
북핵위기를 평화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그것이 동북아와 주변
강대국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한 북핵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노력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번 북핵위기는 지금까지의 억지를 위한 노력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고, 그로 인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우선 북한의 내부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하다. 무엇보다 북한 지도부가 핵 포기를 곧 북한 정권의 소멸로 인식하고 있다. 또 3대 세습체제의 완성을 확신할 수
없는데다 20대 젊은 지도자는 혈기왕성하여 자칫 흥분한 상태에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우리는 6자 회담 체제와
UN 안보리 등 국제사회의 공조와 미국과의 혈맹관계에 의존하여 북핵위기에 대처해 왔다.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공조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압박의 수준을 높이고 있고, 미국은 구축함의 파견이나 최첨단 B2 스텔스 폭격기, F-22 랩터 등을 한국에 파견하여 북한의 핵공격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도 북한이 유지되는 것을 원하기는 하지만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은
결코 경제개발과정에 있는 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일본도 핵무장한 북한을 옆에 두고 맘 편하게 살수 있다고 생각지 않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이를 억지할 수 있는 대응능력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억지력을 통한 평화유지의 이익이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북한의 핵 위협에 따른 동북아 지역의 전쟁 가능성은 이 지역 국가들의 국방력 강화를
이끌어내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군수산업에게는 큰 시장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라크 전쟁 이후 분쟁지역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반도의 위기는 그들에게는 생명줄과도 같을 수 있다.
상호방위조약을 굳건하게 지키겠다는 미국도 사실은 다양한 이해관계에 둘러싸여
있고, 궁극적으로 미국의 국익에 따라 결정할 수밖에 없다. 만일 북한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핵무기를 사용하려 한다는 것을 미국이 확신하게
되면 여론에 민감한 미국 정부가 방어적 입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일본은 어떤가. 2차 대전 직후 일본경제가 매우 어려웠을 때 당시
요시다 일본수상은 한국동란을 “신으로부터의 선물”이라고 표현했었다. 핵전쟁만 아니라면 일본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북한의 핵위협을 영구히
제거할 수 있는 대안을 선호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전쟁만은 막아야 하지만 구호만으로 전쟁을 막을 수는 없다. 박대통령의
말처럼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살수는 없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세계를 향해 협박을 계속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북핵을 제거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북한이 스스로 내려놓지 않는다면, 외부로부터의 제거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것이 이번 북핵 사태가 다른 때와 크게
다른 근본 이유다.
원문보기 :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F21&newsid=01141446602773168&DCD=A00602&OutLnkChk=Y
출처 : 이데일리 기사보도 2013.04.05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