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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한국경제] "기로에 선 현대차 디자인…닮은꼴 얼굴이 정답은 아냐"/구상(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 작성자 조수영
  • 작성일 14.04.14
  • 조회수 6939

"브랜드 디자인에서 통일성을 갖느냐, 다양성을 추구하느냐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현대차는 지금 그 갈림길에 서 있죠."

구상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49·사진)가 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의 '닮은꼴' 얼굴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1988년 기아자동차 승용 디자인팀에 입사해 북미 디자인 스튜디오의 선임 디자이너까지 올랐다. 1997년부터는 학계로 둥지를 옮겨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견해를 산업계 안팎에서 두루 다졌다. 지난 9일 국민대에서 현대차의 디자인에 대한 그의 평가를 들어봤다.

현대차는 최근 신형 제네시스에 이어 LF쏘나타에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적용했다. 육각형 헥사고날 그릴을 중심으로 절제된 선을 살린 게 특징. 업계 안팎에선 비슷한 디자인으로 고급 세단 제네시스와 패밀리 세단 쏘나타가 '형제'처럼 보인다는 평가도 많다.

"도요타를 보면 코롤라와 캠리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코롤라는 코롤라대로, 캠리는 캠리대로 특색있는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제품 자체의 디자인과 기능으로 어필하는 게 대중 브랜드의 특징입니다. 현대차도 마찬가지죠. 제네시스나 아반떼를 탄다고 말하지 현대차를 탄다고 얘기하지 않거든요."

구 교수는 현대차가 통일된 디자인(패밀리 룩)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점유율 10%에 미치지 못하는 해외 시장에선 통일성 있는 디자인으로 현대차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다보니 개별 모델이 가진 장점이 흐려지기도 했다"고 그는 아쉬워했다. 신형 제네시스의 경우 1세대의 지적이고 우아한 느낌을 그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것.

"전면에서 헥사고날 그릴을 강조하다보니 상대적으로 헤드램프의 크기가 작아졌습니다. 눈 자체는 예쁜데 비율이 맞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그렇다보니 전체적으로 입이 큰 매기같이 우악스러운 인상이었습니다."

반면 신형 쏘나타는 6세대보다 정제된 디자인으로 패밀리 세단의 기본을 되찾았다고 평가했다.

"YF쏘나타는 다소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20대까지 소비층을 확대했어요. 무뚝뚝하지만 듬직한 가장의 차였던 것에서 벗어난거죠. 그러나 LF쏘나타의 경우 선의 강약 조절을 통해 절제미를 드러냈습니다. 개성을 누르니 품질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현대차가 디자인이 뭔지 제대로 이해했구나 싶었습니다."

디자인의 통일성과 다양성이라는 기로에 선 현대차에 대해 구 교수는 정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세련미를 위해 디자인을 다듬으면 독창성을 잃어버리 듯 선택의 문제라는 게 그의 견해다.

대신 현대·기아차가 각 브랜드의 개성을 살린 '투 트랙 전략'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흐르는 선을 강조한 동양화라면 기아차는 서양화 중에서도 기하학적인 추상화 같은 느낌으로 가야합니다.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사장의 과제이기도 하죠. 두 브랜드의 서로 다른 디자인 철학이 차량의 성능으로도 구현된다면 브랜드 파워는 저절로 생길 겁니다."

원문보기 :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4145975g

출처 : 한국경제 기사보도 2014.04.14 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