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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Sensibility] `SUV` 도로 넘나들던 `지프차`의 무한변신 / 구상(자동차ㆍ운송디자인학과) 교수

  • 작성자 조영문
  • 작성일 14.02.11
  • 조회수 8087

SUV는 장소의 제약 없이 어디든 달려갈 수 있는 실용적인 자동차의 대명사다. 길이어도 좋고, 길이 아니어도 좋다. 포장도로는 물론 일반 승용차로는 운전하기 힘든 비포장도로도 기동성 넘치는 SUV에는 제약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물건들을 가득 실을 수 있는 공간 활용도는 또 다른 ’미덕’이다.

이 같은 기능은 SUV의 명칭으로 자리잡았다. SUV는 주행성능(sports)과 공간활용성(utility)이 있는 차량(vehicle)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SUV 명칭은 1980년대 이후부터 사용됐다. 오프로드용 차량으로 지프(Jeep)가 개발됐을 당시에는 경트럭(light truck)으로 불렸고, 이후 실용성을 강조한 다양한 차종이 개발되면서 SUV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SUV는 현재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 생활양식의 변화, 자동차메이커의 전략에 따라 크로스오버(crossover)로 진화하고 있다.

SUV의 진화 흐름에서 눈여겨볼 차량은 르노삼성 QM3다. QM3는 크로스오버이면서도 소형 SUV인 CUV(Compact Utility Vehicle)다. 상당수 CUV는 승용차와 같은 감각의 차체 디자인으로 하드코어 오프로더들과는 크게 대조된다. 그런데 새로 등장한 QM3는 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호소하고 있다.

지붕 색상이 차체 색과는 다른 색인 투톤 컬러로 처리된 점, 대표가 되는 차체 색이 오렌지색이나 하늘색 등 높은 채도의 색으로 구성된 점, 강렬한 색으로 칠해진 탄력 있는 와이어로 포켓을 대신하는 실내 구조물로 실용성과 패셔너블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패션 국가 프랑스의 특징을 나타낸 디자인이라고 할 만하다.

승용차가 지닌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SUV와 접목한 크로스오버 차량도 볼 수 있다. BMW 역사상 첫 SUV였던 X5의 1세대 모델은 1999년에 나왔는데, BMW는 SUV라는 명칭 대신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SUV는 주행성능(sports)과 공간활용성(utility)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차량이라는 의미가 강하지만 BMW의 SAV는 주행성능(sports)과 활동성(activity)을 강조한 의미라고 할 수 있는데, 높은 주행성능을 브랜드 특성으로 가지고 있는 BMW의 성격을 반영한 것이다.

감성적인 면보다는 독일 승용차들의 기술적 특징을 가진 SUV인 셈이다. 이런 성향은 벤츠 ML 클래스에서도 나타난다.

넓은 공간 활용성과 도시적인 이미지를 양립시킨 이른바 도시형 SUV이면서 승용차와도 같은 성격을 가진 모델도 존재한다. 결국 SUV라고 하더라도 각각의 모델들이 지향하는 방향은 모두가 다르다. 아울러 승용차, 미니밴, 왜건, 트럭 등과 만나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 자동차의 특성이다. 오늘날에는 수많은 차들이 존재하지만, 그들 모두 제각기 다른 감성으로 어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자동차는 기계로 이뤄졌지만, 기계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는 제품이다.

기계라는 하드웨어를 디자인 감성인 소프트웨어로 어떻게 구체화하고 해석하느냐가 자동차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자동차를 단지 기계의 기준으로만 본다면 가장 적은 연료를 소모하면서도 가장 높은 성능을 가진 차만이 좋은 차라는 평가를 받겠지만, 사람들은 모두가 각기 다른 기준으로 ’좋은 차’를 선택한다. 그 다른 기준은 가격일 수도 있고, 혹은 출력일 수도 있고, 아니면 디자인일 수도 있다.

원문보기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214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