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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구현의 해법 / 김현수(경영학부) 교수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운영하던 기본 틀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주요 혁신 중의 하나가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구현이다. 정부가 올해를 소프트웨어 중심사회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소프트웨어정책의 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의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전략 보고대회와 8월의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그 모습을 제시하였다. 현시점에서 진행 상황 점검과 함께 바람직한 정책방향을 생각해본다.
크게 보면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는 하드웨어 중심사회와 대척점에 있다. 그동안의 유형경제와 제조업중심경제를 탈피하여 무형적 비가시적인 소프트경제로 확실히 이전하는 것이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다. 제조업에 소프트웨어를 입혀 무형적 가치를 증대하고, 무형적 신산업을 많이 일으켜야 소프트웨어 중심사회가 환영받을 것이다. 작게 보면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는 그동안 컴퓨터 하드웨어의 그늘에서 부수적인 존재로 취급되던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넘어서는 중심 존재로 부각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소프트웨어적 사고방식이 보편화되도록 하면 소프트웨어 중심사회가 구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구현을 위해 정부가 취하고 있는 현재 정책은 시작 단계로 생각된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을 소프트웨어진흥법으로 개편하고, 제조업 등 기존 산업의 소프트웨어 융합을 추진하는 것, 초중등학교에서의 소프트웨어 교육강화 등이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정책이지만, 진정한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구현과 궁극적인 성공을 위해서 추가로 추진해야할 정책들이 많다고 생각된다.
우선, 사회의 소프트웨어화를 거국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컴퓨터만이 아니라, 사회 전분야에서 가시적 하드웨어 중심의 사회 운영 구조를 비가시적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사회 각부문의 무형적 가치를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문화, 예술, 지적재산, 서비스 등 무형성 자산이 사회 운영의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산업의 소프트화를 추진해야 한다. 소프트웨어산업은 물론이고, 연구개발, 보건복지, 교육, 문화관광스포츠산업 등 소프트한 산업이 우리 경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지금도 GDP나 고용비중은 소프트한 서비스산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지만, 낮은 부가가치와 낮은 인지도로 인해 산업의 중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이미지를 제고하는 활동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의 소프트화를 추진해야 한다. 프로그래밍을 잘하기 위한 알고리즘과 로직을 가르치는 교육을 추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보나 지식이 아닌 가치있는 지혜를 함양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데이터와 정보와 지식을 가공하여 지혜화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개발된 기술을 초중등학교 교육 과정에 적용하여 지혜 중심 교육으로 전환되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 방향 중의 하나는 소프트웨어 관련 연구개발 방향에 대한 대전환이다. 이미 정부에서도 세계 최초 최고에 과감히 도전하는 기업과 연구소들에 연구개발비를 우선 배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제조업과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소프트웨어 융합형 연구개발, ICT기반과 소프트웨어가 합쳐진 플랫폼기반형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목표가 많으면 초점이 흐려진다. 중요한 목표가 많다 하더라도 우선은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여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세계최고로 유지하고 더 강화시키는 소프트웨어 융합형 연구개발에 주력할지, 아니면 ICT산업 자체의 세계 최대 최고 기업을 탄생시키는데 주력할지, 사회와 경제의 소프트웨어화를 완성시킬 플랫폼구축 사업에 주력할지 집중 선택이 필요하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창조경제를 주도하고 있으므로 ICT산업의 세계 최대 최고 기업 육성을 목표로 하면서 전세계적인 플랫폼기반을 우리 한국이 주도하도록 투자하는 것이 지름길로 생각된다. 타부처의 도움이 없이도 달성가능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구현은 사회, 산업, 교육, 투자 등 모든 측면에서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자동차 네바퀴가 함께 구동되어야 자동차가 앞으로 나가듯이,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전진시키려면 네 부문을 동시에 전진시키는 구상이 필요하다.
김현수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서비스사이언스학회 회장
원문보기 : http://www.dt.co.kr/cont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