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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北의 核 소형화와 대한민국 安保 과제 / 박휘락(정치대학원) 교수

  • 작성자 박차현
  • 작성일 14.10.29
  • 조회수 4725

박휘락 / 국민대 정치대학원 원장·국제정치학

 지금 이 순간 북한이 공군기를 활용해 핵무기로 공격을 가해온다면 우리 영공에 도달하기 전에 격추시킬 수 있다. 우리 공군은 탁월한 항공기 요격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한 미사일, 즉 ‘핵(核)미사일’로 공격할 경우 우리는 속수무책이다. ‘킬 체인’이라고 불리는 선제타격력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라는 공중요격 체제로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2020년대 중반이 돼야 필요한 능력이 구비된다. 그동안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무방비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경량화’(크기와 무게를 분리한 정확한 표현이나 소형화로 간략화)하는 데 성공했느냐 여부가 중요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소망하는 마음으로(wishful thinking) 반신반의하지만, 북한은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마친 후 소형화 성공을 발표했고, 4월 1일에는 “최고사령관의 최종명령”에 의해 “적대적인 핵보유국과 야합”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법까지 제정했다.

며칠 전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한국 내에서 새삼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연합사령관이 말하는 소형화는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ICBM)에 탑재할 정도의 크기다. 대륙간탄도탄에 탑재하는 경우 500㎏ 이하여야 한다면 스커드 미사일에는 1000㎏ 정도라도 된다. 북한이 대륙간탄도탄용으로 소형화했을 수 있다면, 스커드 미사일용 소형화는 벌써 달성했다는 말이 된다. 지난 7월 북한은 비무장지대 근처에서 동해 쪽으로 500㎞ 사거리로 스커드 미사일을 두 차례나 시험발사했는데, 거기에 핵무기를 실어서 남쪽으로 발사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라.

일부 인사들은 말한다. 미국 핵무기에 의한 대규모 응징보복으로 정권이 멸망할 것이 명확하기 때문에 북한은 핵미사일 공격을 하지 못한다고. 임진왜란 전에도 일본이 공격하지 않을 거라고 확언한 사람이 많았고, 6·25 전쟁 전에는 북한이 공격하면 바로 반격해 평양에서 점심, 신의주에서 저녁 먹겠다고 공언한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사람들 때문에 우리 민족은 필설로 다할 수 없는 참화를 겪었다.

이스라엘은 1981년 이라크, 2007년 시리아가 건설하던 핵발전소를 항공기 공습으로 파괴했다. 그들이 핵발전소를 가동시키면 결국 핵무기를 만들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미국도 2002년 소련과의 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까지 탄도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해 현재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에 30기의 요격 미사일을 배치해둔 상태다. 북한이 3차 핵실험에 성공하자 미국은 2017년까지 17기를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1990년대 후반부터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에 착수했고, 현재 PAC-3 지상요격 미사일 17개 포대와 SM-3 해상요격 미사일을 장착한 4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계속 증강해 나가고 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모두 현 세대의 희생으로 후손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한국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한 것이 분명한데도 부정하려 하고,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보다 반미감정을 우선시하며, 미군이 사드(THAAD)를 배치하려는 것도 온갖 음모론으로 저지하려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보지 않으려 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다.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 세대 또는 다음 세대에는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 대비해야 한다.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우리보다 후손들이 더욱 안전하도록 희생해야 한다.

 

원문보기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102801033137191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