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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기고] 미세먼지 속에서 살아남는 4가지 방법 / 한화택(기계공학부) 교수

  • 작성자 최윤정
  • 작성일 18.05.03
  • 조회수 9163

[환경일보] 미세먼지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가 문제다, 석탄 발전소가 문제다, 고등어 (조리 시)가 문제다’라며 말은 많지만 아직까지 원인조차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연일 최악의 상태에서 비상조치를 발동하고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하는 등 대책을 내놓지만 별 효과는 없다. 이제 나쁨 구간이 50~100μg/m3에서 36~75μg/m3로 낮아졌으니 실제로도 점점 악화되는데다가 나쁨 일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세먼지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단기적인 측면과 장기적인 측면에서 몇 가지 정리한다.

첫째, 개인보건 차원의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스스로 자신을 보호해 미세먼지에 대한 개인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것은 이미 보건의학 덕분에 잘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인체로 들어오지 않도록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필요하다. 마스크는 밀착이 잘 되는 것으로 해 흡입공기가 마스크 여재를 통해서 들어오도록 한다. 또 지역적인 농도 차이가 심하므로 자동차 배기가스나 도로 비산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곳은 특별히 피해 다닌다. 외출 후에는 옷을 잘 털고 들어와서 손발을 씻는 등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건에 신경을 쓴다. 자주 물을 마시는 것도 체내 미세먼지를 배출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둘째, 건축설비적인 접근 방법이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실내공간은 미세먼지로부터 피난처가 된다. 실내공기질을 위한 공기청정기와 주방후드, 그리고 환기장치의 원리를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는 실내의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필터 입출구 농도에서 계산되는 공기청정기 효율은 대부분 90% 이상으로 상당히 높다. 즉 먼지 10개가 들어가면 9개가 필터에 걸러진다는 말이다. 필터 효율 자체는 상당히 높지만 대부분 순환 풍량이 그리 크지 않아 실제로 실내 전체의 농도저감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건물 틈새로 들어오는 침기량이 많으면 효과는 반감된다. 마치 문을 열어놓고 에어컨을 트는 격이다. 하지만 건물을 지나치게 밀폐하면 이산화탄소나 기타 오염물질이 실내에 축적될 수 있다.

신선외기를 들이는 것은 환기장치인데 그동안 에너지 절약을 강조한 나머지 미세먼지 문제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자칫 외기를 무조건 차단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해 환기장치를 차단하곤 한다. 제어되지 않는 침기는 막아야 하지만, 실내로 외기를 들이는 것은 필수적이며 적정한 에어필터를 적용하면 실내 농도를 눈에 띄게 줄일 수도 있다. 또 주방후드는 외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밖으로 배출한 풍량만큼 어디선가 외기가 건물 틈새를 통해서 실내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쉽지는 않지만 실내외 농도와 상황에 맞춰서 이러한 설비들을 적절히 운전하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센서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법을 적용해 스마트하게 자동으로 연동 운전되도록 하는 것은 설비공학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자원 낭비, 에너지 사용량 줄이는 방향으로 생활습관 바꿔야"
 

셋째, 환경공학적 접근 방법이다. 주요 미세먼지 발생원을 찾아내서 차단하거나 발생량을 줄이는 것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된다. 애꿎은 고등어가 피해가 입지 않도록 원인 규명부터 명확하게 해야 한다. 자동차가 문제라면 배기가스를 저감하는 엔진을 개발하고, 발전소 굴뚝이 문제라면 배출가스 저감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환경설비나 환경공학이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정책적으로 환경기준과 배출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이들을 독려하고 감시하는 일이다. 오염배출이 적은 자동차를 구매하고 배기농도를 조작하는 제품을 멀리한다. 또 공장 굴뚝의 배기농도를 눈을 크게 뜨고 감시할 필요가 있다.

넷째, 문명사적인 접근 방법이다. 미세먼지는 결국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움과 편리함이 만들어낸 결과임을 인식해야 한다. 현대문명이 발달하면서 에너지와 자원을 과다 사용해 발생한 환경오염이 우리를 역습하는 것이다. 미세먼지의 경고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스스로 미세먼지를 만들어 놓고 남의 탓만 하거나 남이 해결해 줄 때를 기다려서도 안 된다. 쉽지는 않겠지만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생활 습관을 바꿔 나가야 한다. 자연과 공생하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미세먼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일 것이다. 

< 글 / 한화택 국민대 기계공학부 교수, 한국공기청정협회 편집장, 전 대한설비공학회 회장>

 

출처: http://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6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