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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정구민이 본 파리모터쇼] 전기차 기술의 내재화를 선언한 벤츠 / 정구민(전자공학부) 교수

  • 작성자 최윤정
  • 작성일 18.10.04
  • 조회수 7970

지난 2016 파리모터쇼에서 벤츠는 벤츠 최초의 전기차 브랜드인 EQ를 발표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벤츠 관계자는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아닌 2016 파리모터쇼에서 EQ를 소개한 이유를 테슬라의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초, 테슬라 모델 3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이 크게 성공한 이후 기존 자동차사가 느끼는 부담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EQ 브랜드가 테슬라를 겨냥한 모델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EQ 최초의 양산 차량이자, 벤츠 최초의 전기 SUV인 EQC는 지난 9월 5일 자체 행사에서 소개된 바 있다.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벤츠는 의미심장한 발표를 전했다. 바로 EQC의 상용화를 위한 모든 전기차 관련 기술을 내재화했다는 점이다.

◆ 배터리 셀을 제외한 모든 기술의 내재화

2016 파리모터쇼에서 벤츠는 배터리 셀을 제외한 모든 전기차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발표에서는, 배터리 셀을 우리나라 기업에서 수입한 후에 자체 패키징을 통해서 성능을 향상시켰다고 언급했었다.

지난 EQC 발표에서도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에서 배터리 셀을 수입한 후에 자체적으로 패키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벤츠 자체적으로 배터리 셀 기술도 어느 정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전기차 후발 주자였던 벤츠가 향후 경쟁력을 위해서 모든 기술을 내재화 한 점은 시사점이 매우 큰 상황이다.

◆ 배터리 기술의 내재화는 도이치 어큐모티브

벤츠의 배터리 관련 공급은 도이치 어큐모티브(Deutsche Accumotive)가 맡고 있다. 도이치 어큐모티브는 2009년도에 다임러와 에보닉(Evonik)의 합작으로 설립된 배터리 전문업체이다. 이후, 2016년 다임러가 모든 지분을 인수하여 다임러 그룹의 자회사가 되었다.

현재 EQC의 배터리는 모두 도이치 어큐모티브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이치 어큐모티브는 배터리 셀을 수입한 후 자체 개발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Battery Management System)을 붙여서 패키징하게 된다.

도이치 어큐모티브는 현재 배터리 셀 관련 기술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으로 예정된 EQC의 양산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벤츠는 배터리 시장 상황에 따라서 업체 공급 전략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의 본격적인 양산에 따라서, 도이치 어큐모티브의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기술 내재화 추진

얼마 전 토요타와 현대는 고체 전지와 관련된 배터리 기술 개발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혼다와 GM은 배터리 기술 공동 개발을 발표하기도 했었다.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모터와 배터리가 전기차의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직접적인 구동 시스템은 아니지만, 모터와 연결되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내연기관의 핵심이 엔진이라면, 전기차의 핵심은 모터와 배터리가 된다. 이 때문에, 주요 업체들의 배터리 기술 개발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벤츠의 기술 내재화 전략과 시사점

벤츠는 현재 PHEV 등 전기차 계열 차량 생산을 위해서 수많은 배터리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긴밀한 협력을 해 온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7월 벤츠 경영진은 전기차의 생산을 위해서 한국의 두 업체들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도이치 어큐모티브의 배터리 셀 기술 개발도 계속된다고 볼 수 있다. 벤츠의 전기차 기술 내재화는 관련 부품 업체들에게 다양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SNE 리서치는 2022년 LG화학과 삼성 SDI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업체들의 효과적인 시장 전략으로 앞으로 커질 전기차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해 본다.

 

◇ 정구민 교수는?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의 창업멤버였고, 이후 SK텔레콤에서도 근무하는 등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국가기술표준원 자동차전기전자및통신전문위원회 위원장, 한국자동차산업협회 IT와 자동차융합연구회 위원장, ㈜유비벨록스 사외이사, 한국멀티미디어학회 부회장,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