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 최경원 신임 법무장관의 발탁은 '철저하게 검증된 인물'을 기 용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23일 오후 최 장관을 최종 낙점하기까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수 전 장관의 '충성 메모' 파문을 잠재우 기 위해 고심속에 이뤄진 후임인사마저 구설에 오르면 정권 차원의 치명 적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날 한광옥 청와대비서실장과 신광옥 민정수석은 하루종일 인선안에 대 한 강도 높은 검토작업을 벌였다.
새 장관으로 거론됐던 인물은 서울 출신의 최 신임 장관을 비롯해 평남 출신의 송종의 전 법제처장, 전북출신의 송정호 전 법무연수원장, 김수 장 선관위 상임위원, 정성진 국민대총장, 박순용 전 검찰총장, 김진세 전 대전고검장 등 10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정 총장은 여권 고위 인사로부터 제의를 받았으나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장은 윤여준 한나라당 의원과 처남매부간이다.
이밖에 정구영 김기춘 전검찰총장과 이건개 자민련 전의원도 거론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신승남 검찰총장이 호남 출신인 만큼 장관은 비호남 출신을 기용 해 지역안배를 이뤄야한다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분명해 비호남 출 신으로 대상을 일차 압축했으며, 이 과정에서 민주당 박상천 최고위원이 국민의 정부 초대 법무장관을 지낼 때 법무차관으로서 법무행정 개혁 작 업을 원만히 보필하고 법조계내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최 신임장관이 발탁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최고위원은 장관 퇴임이후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최 신임 장관을 칭 찬하는 등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장관과 김중권 민주당 대표는 사시 8회 동기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한때 박순용 전 검찰총장을 기용하자는 견해도 제시됐 으나 박 전총장 본인이 "쉬고싶다"고 고사하는데다 총장 출신이 곧바로 장관에 기용 되는 것도 모양이 좋지 않다는 견해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 졌다.
◇여야반응 여야는 이날 최경원 법무장관 임명을 일단 환영했다.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은 "신임장관 임명을 계기로 법무행정이 조기에 안 정되기를 기대한다"며 "신임 장관은 오늘 공포된 인권법 정신을 살려 국 민의 신뢰를 얻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장광근 수석부대변인도 "법조계에 밝은 인물이 장관으로 임명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전임 장관의 인사파동의 문제점을 깊이 인 식, 법집행의 형평성과 중립성을 지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기 바 란다"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최 신임 장관이 이회창 총재와 경기고 서울법대 동문이 라는 점에서 더욱 환영하는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