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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칼럼]차량용 SW, 융합 교육이 필요하다 / 정구민(전자공학부) 교수
빠르게 변하고 있는 스마트카 흐름에 따라 차량용 소프트웨어(SW)가 매우 큰 폭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학에서 진행하는 수업 수준의 차이는 너무 큰 게 현실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실무 교육과 융합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학생 채용 관련 행사에서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SW 분야는 대학을 나온 신입사원 수준과 현업 개발 수준 간 차이가 너무 크다”면서 “대학에서 관련 분야에 대한 융합 교육이 요구된다”며 융합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어, 마이크로 컨트롤러, 자동차 등 전기전자 및 기계 기술과 SW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중요한 차량용 SW 분야에서 대다수의 졸업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오트론은 지난해부터 전국 대학생 대상 무료 교육인 '차량용 SW 플랫폼 기반 차량 제어 이해 과정'을 운영해 오고 있다. 전국 대학의 전기전자, 기계, SW 등 서로 다른 전공 학생들을 모아서 실무 융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나흘 동안 교육에 참가한 학생들은 개발 실무 교육에 대한 고마움과 더불어 매우 높은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동시에 대학에서는 왜 이런 실무 교육이 진행되지 않는지와 왜 학과 간 융합 교육이 없는지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실제로 대학 학과 교육과 회사 실무에 필요한 융합 지식 간 거리가 크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현재 전국 대학에 마이크로 컨트롤러나 SW 교육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동차 분야 관련 교육은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차량용 마이컴이나 차량용 표준 SW 플랫폼인 '개방형 자동차 표준 소프트웨어 구조'(AUTOSAR·오토사)에 대한 교육은 매우 적은 게 사실이다. 독일 차량용 반도체 회사 인피니언이 지원하는 인피니언센터와 현대오트론이 지원하는 현대오딘센터가 있는 국민대 전자공학부 등 일부 학교에서만 교육이 제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오트론이 자체 투자를 통해서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배경에는 대학 교육과 실무 간 커다란 괴리라는 원인이 있다.
차량용 SW에서 대학과 실무 간 괴리가 커지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융합 교육 부재, 미국과 비슷한 교육 프로그램, 관련 부처의 무관심 등을 들 수 있다. 제어 이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SW를 만들어야 하는 자동차 특성상 제어·SW 융합은 필수다. 이에 따라 전기전자, 기계, SW에 대한 종합 이해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학과 간 장벽이 높고 융합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현재의 대학 커리큘럼에서 대학과 실무 간 차이는 매우 큰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 관련 교육이 미국과 비슷하게 이뤄진 점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오토사는 독일 업체 주도로 이뤄진 표준이다. 자동차와 마이컴에 대한 이해가 필수인 오토사를 현재의 대학 커리큘럼에서 녹여 내지 못하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관련 부처의 무관심도 한몫한다. 차량용 SW는 자동차를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SW를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두 부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4차 산업혁명 흐름에서는 똑똑한 기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한 플랫폼 중요도도 높다. 어느 때보다 전기전자, 기계, SW의 융합 흐름이 중요한 상황에서 관련 대학 교육과 인력 양성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 차량용 SW 플랫폼인 오토사는 제어용 클래식 플랫폼에서 자율주행 및 인포테인먼트를 아우르는 어댑티브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심의 정보기술(IT) SW도 새롭게 오토사에 포함되면서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오토사 측면에서도 새로운 융합 교육이 필요해지게 된다.
이번 여름에도 현대오트론에서 열린 관련 교육에서는 전국에서 배우기 위해 모인 대학생, 대학원생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교육 정원 50명인 수업에 지원 학생 수는 무려 750명에 이르렀다. 실무 교육에 목마른 학생들에 대한 융합 교육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오트론의 차량용 SW와 제어 교육은 우리나라 융합 교육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됐다. 대학, 업계, 관련 부처의 효율 높은 투자를 통한 인력 양성으로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를 이끌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 gm1004@kookmin.ac.kr
원문보기: http://www.etnews.com/2019090200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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