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한일 정상간 합의에 따라 양국간 역사 이해 증진을 위해 발족한 `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 한국측 위원장인 조동걸(趙東杰) 국민대 명예교수는 25일 "역사의 사실은 하나인 만큼 서로 차이가 나는 것을자주 검토하고 토론하다 보면 역사해석의 공통 광장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에서 열리는 역사공동위 첫 회의에 앞서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를 갖고 향후 공동연구위 운영방침 등에 관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위원장 위촉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은.
▲지난해 터진 교과서 문제의 근본에는 양국 학계가 갖고 있는 학설상의 문제가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문과 학술을 다루자는 뜻에서 연구위가 발족한 것이다.
앞으로 서로 자료와 논문을 교환.검토하고 토론하면서 공통점을 찾을 방법이 없는지 검토할 것이다. 물론 학설이 하루 아침에 뒤집어 지지는 않겠지만, 더욱 가까이 가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을 것이다.
--양국간 학설차이가 적지 않은데.
▲역사의 사실은 하나인데 역사해석에 있어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서로 차이가나는 것을 자주 토론.검토하다 보면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
물론 2년내에 그것이 다 되지는 않겠지만 그런 길을 열어갈 것이다. 서로 멀리앉아서 욕하고 탓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만이라도 가까이 하면서 얘기할 것이다.
특히 올해는 한일 양국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다. 우리도 역사 해석을 하는데 공통의 광장을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
--연구성과물의 교과서 반영이 명시적으로 합의되지 않아 한계가 지적되는데.
▲가장 바람직한 교과서 문제 해결방안은 두 나라에서 교과서를 공동으로 집필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학설의 차이부터 서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들은 학자이다. 정치인이나 외교관이 아니기 때문에 학설의 차이를 하루아침에 없애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적어도 제국주의나 국수주의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일본의 교과서 검정제도 등을 문제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일본의 국내 문제는 우리가 다룰 수 없다. 또 다뤄서도 안된다는 생각이다.
그것을 갖고 역사학자들이 이러쿵 저러쿵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공동연구위는 어떻게 운영되나.
▲전체회의와 운영위, 분과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로 첫 회의가 열린 오늘부터 2년간 활동을 하고 2단계가 필요할 경우 협의를 통해 연장할 것이다. 전체회의는6개월마다, 분과위는 2개월마다 열어 토론하고, 운영위는 수시로 열 계획이다.
--일본측 위원들은 만나봤나.
▲전체회의에 앞서 24일 저녁 예비회의가 있었다. 일본측 위원장인 미타니 다이이치로(三谷太一郞) 세이케이(成蹊)대 교수는 도쿄(東京)대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하신 아주 훌륭한 분이다. 인품도 훌륭하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