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시시각각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한 평가를 달리해 왔다. 한때는 그에 대한 평가가 무자비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상한가에 근접하는 것 같다. 각 기업체에서도 히딩크의 리더십을 배우자는 움직임이 요즘 부산하다. 그의 리더십에 대한 용도는 다양해서 얼마 전에는 노동쟁의 현장의 최적 조정자로 언급되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의 평가와 더불어 대표팀 전체의 성적과 선수 개개인의 성적도 도마에 올라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누구는 왜 대표팀에 탈락했으며 누구는 어떤 이유로 억울했다는 각종 평이 무성하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지난 1년 반 동안은 그야말로 한국축구에 한바탕 폭풍우가 지나간 듯한 느낌이다. 외국인 감독을 발탁한 후 한국축구의 운명을 그에게 맡기며 제발 효과가 있기를 다같이 빌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토록 많은 기사를 읽고 또 축구대표팀에 대해 수많은 분석을 하였는가. 그 정답은 우리가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이며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1954년 첫 출전한 월드컵에서 지금까지 단 1승도 못 올려 승리에 대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제 결전의 날이 마침내 다가왔다. 우리는 이 날을 위해 히딩크 감독, 대표팀 선수와 더불어 온 국민이 머리를 맞대고 준비하여 왔다. 여기서 우리가 맞이할 상황을 생각해 보면 두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16강 이상 가는 것이다. 우리가 16강 아니 8강에 가서 세계적 강호와 한 판 붙고 우리의 기개를 떨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설혹 우리가 16강에 오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호들갑 떨면서 실망하지 말기를 바란다. 우리가 준비한 과정이 너무 철저했고 모든 힘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했지 않은가.
이제 우리가 할 일은 1승을 준비하는 것이다. 21세기의 첫 월드컵 개막전 날 하늘도 너무 아름다웠다. 우리 국민이 세계인들을 초대한 잔치 첫날 하늘도 맑은 날씨를 선물하였다. 손님을 배려하는 우리의 좋은 미덕도 아무리 좋지만 나라에게 16강을 주기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제발 2002월드컵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 16강에 진출해야 한다. 다 같이 응원하자. 한국팀 16강, 파이팅! /이장영 국민대교수(사회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