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 게이머에서 게임 방송 해설자로 변신한 장재영 씨(22ㆍ국민대경영 3). ‘게임계의 신해철’로 통하는 그는 요즘 단연 게임 방송가의 화제다. 왁스로 가닥 가닥 세운 머리, 카키색 선글래스 그리고 염소수염까지. 하지만 단지 튀는 외모 때문 만은 아니다.
게이머로 활동할 때부터 그는 늘 ‘뉴스 메이커’였다. 지난 8월 열린 겜비씨 <워 크래프트 3> 팀 플레이 경기에서 진 후 장 씨는 상대 선수에게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이 모습이 방영된 후 그에게 엄청난 비난이 쏟아진 건 물론이다. 하지만 그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불쾌했다면 미안하지만 상대 선수와는 친한 사이였고 악의는 전혀 없었다. 방송에선 뭔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카메라에 잡힌다는 걸 알고 한 행동이었다.”
참 당돌하다. 하지만 벌써 방송이 뭔지 아는 듯한 게 ‘싹이 보인다.’이 같은 장 씨의 끼가 눈에 안 띌 리 만무. 가까이서 그의 ‘방송 감각’을 지켜 본 겜비씨 <워 크래프트 3 리그> 장재혁 PD는 바로 ‘방송 한 번해보자’는 제의를 했다.
금요일 오후 7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겜비씨 <워3 클랜 팀 배틀>에서 이현주 김동준 씨와 해설자로 호흡을 맞춘 지 한 달. 생방송이 방송 초보에게는 큰 부담이지만 장 씨는 게이머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정확한 상황판단은 물론 틈틈이 유용한 정보도 전달하는 깔끔한 진행 솜씨로 호평을받고 있다.
8월에 다음 카페에 등장한 팬 클럽 회원 수는 벌써 5,600여명을 넘어섰다. 장 씨가 게임에 입문한 것은 올 3월 <워 3> 베타테스터로 활동하면서부터. 게임이라고는 전혀 관심도 없던 그가 불과 3~4개월 만에 쟁쟁한 게이머들과 어깨를 겨루고 이제는 해설자로 산뜻한 출발을 한 그의 적응력도놀랍다.
“목요일만 되면 가슴이 뛴다. 게이머로 활동할 때도 자주 방송국을 드나들었지만 요즘처럼 흥분된 적이 없다”며 타고난 방송 체질임을 과시한다.
임성연기자 nulpurn@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