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는 밀려드는 자동차 때문에 주차 전쟁, 매연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동차 대신 나무를 심고, 학생들과 푸른 숲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수업하겠다는 교수들이 있다.
이창현 언론정보학부 교수 등 ‘국민대 녹색캠퍼스를 위한 교수 모임’이 지난 3월부터 학교를 푸르게 만들겠다며 ‘녹색캠퍼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환경친화적인 캠퍼스를 만들어 미래의 ‘녹색 지식인’들을 키우겠다는 뜻을 품고 있다.
이 운동에는 이창현 교수 외에 금속공예과 전용일 교수, 시각디자인과 윤호섭 교수, 산림자원과 전영우 교수, 국제학부 한경구 교수, 정치외교학과 조중빈 교수 등 국민대 교수 6명이 뛰고 있다.
모임의 실무를 맡고 있는 이창현 교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대에 정작 젊은 대학인들이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생태친화적인 캠퍼스를 만들고 제자들이 환경마인드를 직접 체득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런 운동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동차 없는 캠퍼스, 북한산 체험하기, 지하수 개발, 아름다운 가게와 공동장터 개설하기, 학번·학과별로 이름적어 나무심기 운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대는 지하 주차장을 만들고 대신 교정에는 차도를 없앤 다음 나무를 심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전영우 교수는 세부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윤호섭 교수는 송진으로 만든 천연페인트로 ‘녹색티’를 디자인하는 등 분야별로 자기 몫을 해내고 있다.
전영우 교수는 “사시사철 북한산 숲 색깔이 변하는 데도 그걸 알아차리는 학생이 하나도 없더라”면서 “우린 모두 일종의 ‘생태 맹(盲)’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산과 숲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녹색 지식인들로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앞으로 지역주민들과 학생들이 숲 전문가와 함께할 수 있는 ‘북한산 체험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윤호섭 교수는 “제자들이 녹색 티를 입어보고는 서로 마주보며 ‘착해지는 것 같다’고 하더라”면서 “말로만 환경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적”이라며 웃었다.
이들은 다음 학기부터 공동으로 ‘녹색캠퍼스 함께하기’라는 교양과목도 개설하기로 했다. 한경구 교수는 “일회용품을 안 쓰는 등 불편함을 참는 대신 학교와 생활이 훨씬 윤택해진다는 체험을 하게 만들어서 졸업한 다음에도 환경 마인드를 실천하는 사람들로 키워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