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정부 시절 서울대 출신 장관 비율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출신 지역별로는 호남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박동서(朴東緖) 서울대 명예교수, 함성득(咸成得)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정광호(鄭光浩)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등 3명이 공동 연구해 출간한 ‘장관론’(나남)에서 밝혀진 것. 박 교수 등은 이승만(李承晩) 정부부터 김대중 정부까지 역대 장관 775명의 출신 배경과 업무수행 방식 등을 연구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장관은 모두 96명이었으며 이 중 44명(45.8%)이 서울대 출신이었다. 서울대 출신 장관 비율은 전두환(全斗煥) 정부 시절 51.5%로 절반을 넘어서기 시작해 노태우(盧泰愚) 정부와 김영삼(金泳三) 정부를 거치면서 각각 58.6%와 67.0%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김대중 정부 시절 서울대 다음으로는 고려대 출신 장관이 13.5%로 많았는데 이는 김영삼 정부의 고려대 출신 비율이 8.0%인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 저자들은 “고려대 출신인 김중권(金重權) 대통령비서실장이 동문 인사들을 많이 추천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역대 장관의 출신 지역을 분석한 결과 김대중 정부에서는 호남 출신이 27명(28.1%)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영남 26명(27.1%) △충청 18명(18.8%) △서울 경기 13명(13.5%) 순이었다.
김영삼 정부 때의 △영남 37명(37.0%) △서울 경기 21명(21.0%) △호남 18명(18.0%) 등 역대정부와 비교하면 영남과 서울 경기지역 출신 비율이 낮아진 것. 저자들은 “호남 출신의 상승세로 호남과 영남지역간 균형을 고려하다보니 반사적으로 서울 경기 출신 비율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대중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31명을 심층 면접해 장관 업무 수행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5점 척도로 분석한 결과 관료 출신 장관들은 장관의 전문성(4.82점)이 가장 중요하고 다음으로 대통령의 신임도(4.71점)라고 답했다. 이에 비해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대통령의 신임도(4.86점)가 장관의 전문성(4.53점)보다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학자와 외부전문가 출신들은 대통령의 신임도(5.0점)를 장관의 전문성(4.33점)보다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