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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미디어비평] 뉴스 제보영상의 득과 실 / 조수진(교양대학) 겸임교수

  • 작성자 박차현
  • 작성일 19.08.26
  • 조회수 4138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9년 8월 17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조수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미디어비평] 뉴스 제보영상의 득과 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양원 PD]
1) 한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비평입니다. 오늘도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진 교수]
안녕하세요.


[김양원 PD]
2) 교수님, 오늘은 뉴스 제보영상과 관련된 내용, 짚어주신다고요.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대중화되면서 방송사들도 시청자들에게 영상 제보를 매우 독려하고 있죠? 

[조수진 교수]
네, 특히 각종 사건사고에 많이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각 방송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제보’란이 따로 마련이 되어 있구요, 다양한 방법으로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전화, 문자, 각종 SNS를 통해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 2006년에서 2008년 사이 제보영상 시스템 구축이 이루어졌습니다. 

KBS, MBC, SBS, YTN 등 주요 방송사 홈페이지에는 그래서 시청자들의 제보를 기다린다는 공지가 상시적으로 올라와 있고요. 하루에도 굉장히 많은 내용의 제보가 들어오고 있고, 여기서 선정된 영상들은 뉴스 등에서 자료화면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김양원 PD]
3) 네, 이제는 뉴스방송사들이 제보를 얼마나 빨리, 또 많이 받느냐에 따라 특종 여부가 판가름나기도 하죠. 이런 뉴스제보 영상, 기존의 전통적인 저널리즘과 비교해 어떤 특성들이 있을까요? 

[조수진 교수]
기존의 전통적인 영상저널리즘의 전통과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UCC등의 영상저널리즘에서 주로 강조되는 것이 ‘목격자 저널리즘’인데요, 전통적 영상저널리즘에서 강조되는 ‘현장성’ ‘역사적 현장의 목격’ 등의 가치는 역시 강조되고 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디지털 기술발전 환경에 따라 더 일상화, 보편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속보성, 즉시성이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개인성, 직접성이 강조되는 건데요, 마샬(Marshall,2006)이라는 학자는 이러한 속성을 기존 미디어와 비교해 설명하는데요, 전통적 미디어(신문, 방송)가 ‘재현적 미디어’라면, 블로그나 ucc미디어는 ‘표출적 미디어’로 규정합니다. 

표출적 미디어라는 것은 대면 커뮤니케이션의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인데요, 쉽게 말해 ‘모든 시민이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직접성’‘개인성’을 강조하는 겁니다. 

전통적 미디어의 뉴스가 사실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보다는 정형화된 관습 등을 통해 조금 전에 말한 외부 현실을 구성하는(프레임) 것이라면, 시민들의 제보 영상은 정말 ‘날 것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주는 거지요, 그러다보니 미디어를 통한 매개 과정 자체를 잊게 하면서 사건이 발생한 장소, 거기에 직접 있는, 목격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겁니다. 

[김양원 PD]
4) 일반적으로 제보 영상들은 화면도 고르지 못하고 흔들리기도 하는데, 과거에는 방송에 쓸 수 없다고 여겨질 만한 것이지만...이제는 오히려 ‘사실적이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조수진 교수]
네,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해볼 것은 그동안 전통적 저널리즘에서 게이트키핑과정을 거쳐 프레임을 만들어 보여주었던 환경, 그러니까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대상이었던 시민들이 오히려 주체로 변하는 변화가 있다는 겁니다. 물론 수용자들의 생산 참여가 완전히 보장된 건 아니고 제한적이지만 가능성은 확대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이 올린 의제가 여러 온라인 채널에서 퍼지면서 이슈화되고, 전통미디어의 주요 의제로 전이되는 ‘역의제 설정’이 가능해지는 거지요, 그동안 뉴스를 생산하던 기자들이 가지고 있던 생각은 수동적이고 주어진 뉴스를 소비하는 수용자였단 말이죠, 

그런데 이제는 생산자와 수용자의 전통적인 선형적인 관계가 상호적 관계로, 협력의 관계로 재정의되고 있고, 이런 변화는 뉴스 생산방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김양원 PD]
5) 이렇게 뉴스의 생산방식이 변화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제보영상은 주로 사건 사고 소식에 많이 쓰이지 않습니까? 

[조수진 교수]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제보영상은 화면의 질보다는 신속한 특종보도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보니 주로 사건사고가 주를 이루는 사회부에서 다뤄지는데요, 

이제 뉴스 생산과정에서 ‘신속한 영상확보’가 중요한 생산관행이 되었습니다. [디지털 시대 방송뉴스 관행의 변화와 시청자의 뉴스 생산 과정 참여]를 연구한 논문이 있는데요, ytn 사회부기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이미 이런 CCTV, 블랙박스영상, 제보영상 등의 확보의 중요성이 뉴스 생산규범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어떤 기자는 택시를 탈 때마다 기사님들에게 명함을 준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기사님들이 하루 종일 다니시니까 사고 현장을 접할 기회가 많겠죠. 그럴 때마다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어 보내달라고 요청한다고 합니다. 


[김양원 PD]
6) 그런데요, 이런 제보영상의 활용이 사건사고를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을 거 같습니다. 

[조수진 교수]
네, 늘 말씀드리지만, 속보성 경쟁으로 인해 확인되지 않은 선정적인 정보보도의 언론행태를 늘 지적하고 있는데요, 제보 영상도 마찬가집니다. 철저한 확인 과정을 거쳐 활용되어야 하는데요, 속도 경쟁이 붙다보니 확인 없이 제보영상을 쓰다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례로 화재현장을 편집 없이 급히 방영하다가 시신이 불타고 있는 장면이 방송돼 사과방송을 한 경우도 있었구요, 조작된 왕따 학생의 구타장면으로 정정보도가 나간 적도 있습니다. 

제보영상이 날것 그대로 목격하는 듯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부가 조작되거나 편집, 왜곡된 영상이라며 문제가 심각합니다. 연평도 포격 도발 제보 사진도 일부 방송사가 위키피디아에 올라온 위성사진을 사용한 것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확인절차가 필요한 거죠, 

얼마 전 구로동에서의 취객난동사건(대림동 여경사건이라고 알려진)도 영상이 일부 편집된 것이어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대표적인 사례죠. 

그리고 아무래도 다양한 제보 영상 중, 홈페이지에 보면 YTN도 여러분의 재미있는 이야기나 사건사고 현장을 제보해주세요, 이렇게 나와 있는데요, 

이런 다양한 영상 중 주류 언론이 찾지 못하는 스토리보다는 주로 사건사고 등의 흥미를 끌만한 소재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선정적으로 갈 우려가 있구요, 이런 제보영상이 범람하다보면 취재기자들이 현장에서 멀어지고 심층적 취재보다는 피상적인 취재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2018년 미국 앨리바마 주 로이무어 후보와 관련된 제보자의 허위제보를 꼼꼼히 체크해 보도한 워싱턴 포스트지가 2018년 퓰리쳐상 탐사보도부분을 수상했습니다. 빠른 보도도 중요하지만 팩트를 체크하고 검증절차를 거쳐 보도하려는 신중한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땝니다. 

[김양원 PD]
7) 네,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인해 제보영상이 일상화되고, 뉴스 제작 관행에도 변화가 일어나는 시대, 제보를 빨리, 많이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요, 반드시 검증과 확인을 거쳐야 한다는 것 좋은 지적이었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조수진 교수]
네, 감사합니다.

[김양원 PD]
지금까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였습니다.

 

원문보기: https://www.ytn.co.kr/_ln/0106_201908191019376587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