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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제 학생선수 인권을 말하자/ 이대택(스포츠건강재활학과) 교수
▲ 이대택 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교수
얼마 전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초중고 학생선수 6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늘 읽히던 부끄러운 단어들이지만 결과는 학생선수의 인권 실태를 정량적으로 보여 준다. 엘리트 체육계에서 산발적으로 들리던 말들이 확인된다. 드러난 인권침해와 사례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
한편으로 어린 학생들의 엘리트 체육이 위태하다고 한다. 학교 운동부는 몇 년 새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 체육인들은 이 추세가 더 가팔라져 앞으로 몇 년 내에 추락하는 한국 스포츠가 불 보듯 뻔하다고 한다. 스포츠 인권침해 현장에서는 다양한 주장이 전개된다. 학생선수의 집중적인 훈련은 종목의 특성과 함께 최고 선수를 위한 적령기가 따로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연스레 공부와 운동의 병행이 쉽지 않다고 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가 권고한 주중대회 개최 금지에 대해 체육계가 불만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운동선수로 꿈을 정한 아이들을 막아서지 말자고 한다. 스포츠의 본질상 일정 수준의 기강과 단체정신이 필요하다고 한다.
학생선수에 대한 인권침해가 여전히 끊이지 않는 것은 나이 든 이들의 시각에서부터 출발한다. 합숙이란 집단 거주환경에서 벌어지는 문제도, 개인 간 또는 단체 폭력의 문제도, 심지어 성폭행의 문제도 개인적 일탈이며, 이와는 별개로 학생선수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그들의 꿈을 보장하는 것이 기성인들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언뜻 일리 있게 들리지만 이 주장들이 지금껏 문제를 생존시킨 근저가 아니었을까 반문해야 한다. 아이들의 인권보다 어떻게 엘리트 스포츠를 다시 살릴 것인가에 골몰하는 게 아닌지 질문해야 한다.
인권위의 전수조사에서 가슴 아픈 대목은 그들이 경험한 폭력이 자신의 가슴과 머리로 내면화된다는 것이었다. 지도자와 주위의 폭력이 자신을 위한 것이었으며 진정 자신의 잘못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스포츠를 통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운동선수로서의 행복이 우리 모두의 사람다움의 가치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져도 될 것인가. 이제 스포츠의 장에서 우리의 사고는 인권에 있어야 할 것이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입력: 2019-11-19 20:32 / 수정: 2019-11-20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