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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국민대 국사학과 전국답사기 출간

  • 작성자 한겨레
  • 작성일 04.09.03
  • 조회수 7392
[한겨레 2004-09-02 17:21]

[한겨레] 3번째로 ‘지리산 문화권’

역사기행은 더이상 낯선 말이 아니다. 역사와 현장을 이어 오늘에 되살리려는 그 노력은 그러나 ‘역사’라는 목적보다 ‘여행’이라는 수단에 기울기 십상이다. 국민대 국사학과는 답사를 적극적으로 학문의 영역에 끌어들여 차곡차곡 그 성과를 쌓아가고 있는 전범이다. 한국사 전공교수 7명과 박사연구자 3명이 팀을 이뤄 ‘공간의 역사학’을 재구성해온 것이다.
이들은 <안동문화권>, <경주문화권>에 이어 이번에는 <지리산 문화권>(이상 도서출판 역사공간)을 단행본으로 내놓았다. 지난해부터 전국을 10개 문화권으로 나눠 ‘통사적’으로 지역 역사를 살핀 성과다. 이때의 문화권이란 “행정구역상의 구분과 달리 통혼권, 생활권, 학맥 등이 어우러져 형성된 문화공간”이다.

지리산 문화권에 대한 연구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 ‘공간’이 한국사에서 차지하는 독특한 위상 때문이다. 고려시대 이후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지리산은 “고유신앙과 불교문화의 발원지”였고, “민족저항과 개혁의 구심점”이었다. 그런 점에서 군사정부 이후 두드러진 영남과 호남의 ‘원심력’은 “한국사상의 산실이자 보고이며 저항과 혁신의 보루”라는 ‘구심력’을 넘지 못한다.

역사학 전공자는 물론 지역문화에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진과 평이한 서술로 그런 ‘구심력의 역사’를 드러낸 것은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이다. 조용욱 국민대 국사학과 주임교수는 문화권 중심의 역사고찰이 “지역사의 통사적 재구성을 통해 한국사의 실상을 복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오늘에 되살아나는 과거의 공간에 대한 이들의 연구는 앞으로 탐라·금강·영산강·낙동강 문화권 등에 대한 고찰로 계속될 예정이다.

안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