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 직후부터 정대협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해 온 조정훈씨(24·국민대 교육학과 4년)는 2001년 군대에 입대하면서 돌봐드리던 할머니를 가족들에게 부탁했다. 할머니와 인연을 맺은 지 4년째. 이제 할머니는 가족 모두에게 친할머니나 다름없다.
일요일마다 성당에 가실 때는 물론이고 병원에 가실 때, 거동이 불편해 혼자서는 못 가시는 각종 행사에도 가족들이 동행한다. 조씨의 어머니는 반찬이나 빨래를 해드리고 날씨가 좋을 땐 드라이브도 시켜드리며 친딸처럼 보살펴드린다.
조씨가 ‘위안부’ 문제를 알게 된 건 고등학교 2학년때 성당주보에서. 이후 계속 관심만 가지고 있다가 고등학교 졸업후 수요집회에 참석하면서 손길이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
수요집회를 데모의 성격으로 보시고 “네가 꼭 필요하냐, 왜 나가려고 하느냐”면서 걱정하시던 조씨의 부모도 이제는 주변에 ‘위안부’ 문제를 자진해서 설명하는 ‘전도사’가 됐다. “빨리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어야 네띠앙 파문같은 게 안 생기는데”라며 혀를 찼음도 물론이다.
“할머니께서 제 손을 붙잡고 다니시면서 동네 이웃들에게 ‘내 증손자’라고 자랑하며 다니실 때면 그 기쁨이 제게까지 전해져요. 좀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할머니들에게 이런 기분을 드린다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위안부’ 문제를 내 문제로, 우리들의 할머니들로 생각하시길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교사가 되고 싶다는 조씨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잠깐이라도 얘기해주고 싶단다. ‘위안부’ 문제는 과거의 일일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일이기도 하다고. 우리 역사에 한맺힌 선례를 남겨선 안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