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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신종 코로나를 대하는 언론의 자세 / 조수진(교양대학) 겸임교수

  • 작성자 유소윤
  • 작성일 20.02.11
  • 조회수 1815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19년 2월 8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신종 코로나를 대하는 언론의 자세"


<김양원 PD>
1)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미디어비평 시간입니다.
오늘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진 교수>
(인사)

<김양원 PD>
2)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뉴스가 집중되어 있는데요. 지난 한주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언론 보도, 어떻게 보셨어요?

<조수진 교수>
네, 일종의 재난보도인데요. 재난보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회에 공포심을 조장한다거나 혼란을 가중시킬 수도 있구요, 이번에 특히 문제가 되는 건 혐오의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재난보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매스미디어의 사회적 기능 중에 환경 감시 기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회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추적하고, 그러니까 자연재해로부터 국제정세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일상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예고 감시 기능을 통해 공중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겁니다. 이런 재난보도를 제대로 하는 게 미디어의
사회적 기능 중 하나인건데요...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그동안의 재난보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또 재현되고 있습니다. 유형별로 한번 살펴보고 언론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김양원 PD>
3) 언론의 이번 보도 유형별로 살펴보신다고 했는데, 어떤 것부터 짚어볼까요?

<조수진 교수>
네, 이 프로그램에서 앞서 다루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병명 사용 문제입니다. 일단 WHO 세계보건기구가 명명한 대로 많은 언론들이 이 병증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고 지칭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이 병이 발생한 지역명이 들어간 ‘우한폐렴’ 대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쓰도록 했는데요, 이런 정부의 방침에 대해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본다’혹은 ‘코로나’라는 맥주회사와 연결해 조작성 이미지를 게시하는 정치인도 있었습니다.
물론 거짓으로 판명되기도 했구요. 재난, 질병은 국가적 위기상황인데 이런 것들을 가짜 이미지까지 써가면서 정쟁에 이용하려는 태도는 아쉬웠습니다.

<김양원 PD>
4) 네, 가짜뉴스도 큰 문제가 돼서 지금 포털 사이트 첫 화면에는 신종 코로나 가짜뉴스 팩트체크를 띄워놓은 곳도 있더라고요.

<조수진 교수>
네,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퍼뜨리면서 공포를 조장하게 되는데요, SNS가 활성화되다보니까 실시간으로 퍼지고 그래서 바로잡는데 시간도 걸리고 더 빨리 확산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 묻은 마스크사진이라든지, 몰래카메라를 찍어서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29일 동대구역에서 방진복 차림의 두 남자가 추격전을 벌이는 영상인데요, 그 장면을 본 시민들이 두려워하고, 또 실시간으로 신종 코로나환자가 대구에서 도주중이다라는 글이 게시되고 퍼져나갔죠, 급기야 경찰이 출동하고 해당 유튜버는 사과를 했지만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이게 상황을 설정할게 있고, 아닌 게 있는데 너무 생각 없는 행동이었죠,
지난 5일에는 자신이 우한에서 왔고 감염됐다고 기침하면서 지하철에서 감염자를 사칭한 영상을 올린 유튜버도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28일이죠, 속보기사라고해서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다섯 번째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라는 SBS를 사칭한 가짜뉴스까지 등장했던데요. 그 가짜뉴스를 만든 학생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심심해서 장난으로 가짜뉴스를 만들었다는 답을 했습니다.

<김양원 PD>
5) 참, 장난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파장이 있었던 가짜뉴스들이었는데, 이런 소식을 sns 등을 통해 일단 들으면 그게 맞건 틀리건 일단 피하고 보자, 조심하고 보자, 는 게 지금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잖아요.

<조수진 교수>
네, 질병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거구요, 가짜뉴스에 대한 인식도 너무 낮은 거죠, 그 일로 인해 공공기관에서 경위파악으로 혼란이 있었고, 공권력이 낭비되는..사회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일인데 말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마스크에 대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마스크 지원, 예산삭감 등에 대한 건데요. 안타깝게도 재난보도가 정쟁이 이용되는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재난상황 시에는 국가의 위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치색과 관계없이 협력해 헤쳐 나가야 할 사안인데...이것마저도 정쟁에... 특히 선거를 앞두고 있어 더 그런 거 같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하는 언론도 문제인거죠.

2012년 12월에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과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가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언론보도를 목적으로 <감염병 보도 준칙>을 제정하기도 했는데요.
보도준칙 1항에서 “감염병 보도는 현재 시점까지 사실로 밝혀진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신뢰할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감염병 보도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사실이 전달되지 않도록 과도한 보도 경쟁을 자제한다”고 적혀있습니다.

<김양원>
6) 자극적인 보도사례들 간략히 짚어주시면요.

<조수진>
충청투데이는 지난달 31일 신문과 온라인에서 중국 마스크 제작 업체들이 국내
필터 자재들을 싹쓸이하면서 1주일 뒤면 마스크 생산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단독보도 했는데요, 이 날 SBS 뉴스에서 팩트체크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한, 채널A의 지난 3일 기삽니다 <단독/전염될까 걱정인데 공용 세탁?>
우한교민들이 있는 숙소의 공용세탁기 사용을 지적한 건데요, 사실이 아닌 내용을 단독이라는 이름을 달고 보도하는 행태는 재난보도에서도 여전히 드러났습니다. 또 재난 보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공포를 조장하는 제목, 단어사용이죠, ‘사상최악’이라든지...
우리나라 재난보도에서 사용되는 자극적인 표현유형을 연구한 논문이 있는데요, 과어휘화의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김양원 PD>
7) ‘과어휘화’, 불필요하게 과장된 용어를 사용한다는 건데요, 여기서 또 한가지 짚어볼 것이 혐오를 부추기는 언론보도인 것 같습니다.

<조수진 교수>
네, 이번 보도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유형입니다. 질병에 대한 지식이 낮을수록,
이런 질병을 심각한 병으로 위협적으로 인지할수록 높은 차별태도와 연결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송인한-초등학생의 신종인플루엔자A에 대한 지식, 인지된 위협과
완치자에 대한 차별태도와의 관계, 송인한 외, 2011)
그래서 언론이 질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포를 조장하는 내용을 지양해야하는데요, 이번 보도에서 혐오를 부추기는 내용이 아쉽게도 많았습니다.

1월 29일 헤럴드경제 보돕니다. ‘대림동 차이나타운 가보니.. 가래침 뱉고, 마스크 미착용 위생불량 심각’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는데요.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대림동 지역이 늘 우범지역으로 편견이 덧입혀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전에 구로동에서 일어난 주취자 폭행사건을 ‘대림동 여경사건’이라는 지역명, 여경이라는 단어를 붙여 혐오를 부추긴 것과 마찬가집니다.
또, 우한 교민 격리 수용시설 지정과 관련해서도 심각했지요. 중앙일보가 ‘천안 유력설’을 보도했구요, 다음날인 1월 29일 진천·아산의 공무원 교육 시설로 최종 확정
발표되자 많은 언론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대대적으로 보도합니다. “천안 간다더니 우리가 호구냐” 같은 자극적인 헤드라인도 많았구요, 이후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보도도 나오기 시작합니다.
조선일보가 30일 “천안은 지역구 3곳 모두 여당, 한국당 ”야당지역 골라 바꾼거 아니냐‘ 여당 지역구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야당 지역으로 바꾼 게 아니냐며 야권이 제기한 의혹을 보도했구요, 채널A는 지난 3일 ‘통 큰 양보했더니 격리시설 주민에겐 마스크 지역 차별’이란 기사를 냅니다. 이런 언론의 보도와 달리 주민들은 우한교민들 환영의 글을 SNS상에서 올리면서 언론보다 일반 시민들이 더 성숙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김양원 PD>
8) 최근에는 격리된 교민들이 남긴 감사의 쪽지가 보도되기도 했는데요, 언론보다 성숙했던 시민의식 칭찬하고 싶습니다.
어느 때보다 사실보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수진 교수>
시작하면서 매스미디어의 사회적 기능을 말씀드렸는데요, 4가지 기능 중 또 하나가 해석, 상관 조정 기능입니다. 여러 사건들을 연결해 해석하고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며,
단순한 사실 정보제공 뿐만 아니라 문제의 원인과 대응방안을 제공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 재난보도에서도 이러한 사회적 기능이 실현되어야 할텐데요.. 혐오, 공포를 자극하는 혹은 정치에 이용되는 더 이상의 기사 말고, 질병 문제의 원인 대응 방안을 제대로 제공하는 사실보도 그 이상의 언론의 역할을 기대해봅니다.

<김양원 PD>
9) 네,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수진 교수> (인사)

<김양원 PD>
지금까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였습니다.


원문보기: https://www.ytn.co.kr/_ln/0106_20200210122643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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