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제약 요인이 큰 힘을 발휘하던 전근대 시기에 사람들의 삶은 ‘문화권’ 안에서 이뤄졌다. 산과 강, 분지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문화권은 생활·교육·결혼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남한 지역을 10개의 문화권으로 나누고, 각 문화권에서 전개된 역사와 그 유적을 살펴보는 기획의 하나로 만들어졌다. 금강문화권은 상류의 금산·옥천·보은·대전과 하류의 공주·부여·서천, 그리고 논산·익산·김제·군산·옥구 등 인접 평야를 아우른다. 이 지역은 물길을 이용한 교통이 발달했고, 곡창지대로 물산이 풍요로웠기 때문에 개방성과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금강문화권은 공주 석장리의 구석기 유적에서 알 수 있듯 한국 고대문화의 발원지였고, 백제의 중심지였다. 이 책은 지리와 역사를 따라가며 그것이 어떻게 각 지역의 문화유산을 낳았는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