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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세상 읽기⑩] 기후변화 절망적이지만 친환경차는 아직 / 권용주(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제공: 환경부 블로그
“지구 기온이 높아지며 나타날 기후 문제의 심각성은 인식하지만 친환경차는 아직 멀고도 멀다. 그리고 늘 외롭지만 공정을 추구한다.” 포드가 내놓은 2020년 트렌드 리포트의 한 단락이다. 변화된 생활 방식에 따라 세상도 과거와 다른 트렌드를 보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런 트렌드는 어떻게 도출된 것일까. 포드는 미국, 아시아, 유럽, 중동 지역 등지에서 설문을 진행했는데,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5%가 주기적으로 외로움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58%는 기후변화에 맞닥뜨렸을 때 절망감을 느꼈다고 답했지만 친환경차와 승차공유, 대중교통 이용과 같은 친환경 이동의 실천은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세부적으로 결과는 7가지 항목으로 분류됐다. 먼저 현대인은 외로움이 하나의 전염병처럼 내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비접촉의 접촉으로 불리는 소셜 미디어에 매진하면서 실질적인 사교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설문 결과 밀레니얼 세대의 62%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했고, 50%는 “다른 사람과 있을 때조차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점을 토대로 포드는 자동차 실내 공간의 중요성이 지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함께 여행하거나 이동할 때 자동차 실내의 밀집된 공간은 친밀감 형성의 주요 촉매제라는 의미다.
두 번째는 ‘보이지 않는 요소’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다. 기본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의 도덕성을 믿고 싶지만 그에 대한 확인 욕구도 함께 늘어난다. 인권을 준수하는지, 판매 과정은 정상적이었는지 등의 윤리적 가치가 기업과 제품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진다는 뜻이다. 세 번째는 브랜드 기반의 소비가 가치 기준으로 바뀐다는 예측이다. 실제 응답자의 74%는 “기업이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좋은 자동차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 외에 윤리 준수 여부도 소비에 영향을 주는 셈이다.
네 번째는 기대치의 상향이다. 인터넷 상거래 증가로 기업과 제품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는 것. 이 말은 곧 자동차회사의 전략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최근 브랜드 팝업 스토어가 유행처럼 등장하고 제품 경험의 기회가 확대되는 게 대표적이다. 단순히 자동차를 사는 게 아니라 경험의 가치를 점점 중요하게 여기는 중이다.
이에 반해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걱정은 늘어나지만 행동 변화에 대해선 여전히 비관적이라는 점도 주목받았다. 환경 문제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심각한 요소임은 분명하지만 친환경차 전환은 아직 머뭇거린다는 것. 이어 여섯 번째는 정체성의 명확화다. 소비자들이 생각할 때 정체성은 눈에 보이는 속성이지만 이제는 성(性), 조상, 종교와 같이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정체성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마지막 일곱 번째는 ‘가치의 재발견’이다. 예를 들어 폐자동차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거나 중고품을 구매하는 것에 거부감이 줄어든다는 점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변하는 소비 트렌드는 자동차기업의 미래 전략 설정에 있어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기 마련이다. 오랜 시간 자동차 제조 및 판매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여온 과거의 발자취가 사라지고 점차 새로운 가치 정립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여전히 ‘친환경’에 대한 인식 부족도 포함돼 있으니 자동차회사로선 적지 않은 고민이다. 포드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및 미래화 총괄 쉐릴 코넬리(Sheryl Connelly)는 “소비자 인식 속에는 기업들이 바람직한 일을 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는 만큼 기업은 그렇다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단순히 자동차라는 이동 수단을 만들어 팔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이동의 가치를 제공하는 쪽으로 변모한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Smart Mobility Service)’ 시대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동(Mobility)’의 중요 조건을 언급할 때 ‘수단’ 외에 ‘가치’ 비중이 조금씩 커진다는 것이다.
원문보기: http://www.medias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996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본교 소속 구성원이 직접 작성한 기고문이기에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