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건축의 유전자/ 박길룡 지음/ 공간사/ 1만7000원
"우리나라 전통 건축양식에 종언을 고한 사건은 대원군의 경복궁 중건입니다. 이후 조선에 대한 일본의 거센 압력은 목재 위주의 우리나라 전통 건축을 석재로 된 낯선 일본풍 서양건축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죠."
신간 ‘한국현대건축의 유전자’를 펴낸 박길룡 교수(국민대 건축과)는 "식민지 경험과 광복 후 혼돈이라는 왜곡된 요소를 밑바탕에 깔고 있던 한국 근·현대건축의 성격과 그 자취를 규명하려 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모더니즘은 일제 강점기 당시 행해졌던 문화 수수관계로부터 비롯됩니다. 서양성과 근대성을 혼동했던 일본의 태도는 한국 건축에도 그대로 적용됐고 이는 한국전쟁 이후 서구 문명에 대한 동경을 낳았죠."
또 "건설문화가 건축문화를 지배한 1960년대는 빈곤한 수단과 경제적 조건에서도 거칠게나마 한국적 모더니즘의 탄생을 맞이했다"며 "특히 제한된 지식인과 비평 문화에 의존했던 한국 건축의 지적 수준과 함께 한국 건축을 스스로 할 수 있게 한 건축가 김중업과 김수근의 공로, 경제 드라이브 정책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문화적으로는 빈약했던 70년대 등을 다뤘다"고 밝혔다.
건축은 인간의 삶을 가장 온전히 반영하는 매개체다. 한국 현대건축은 결국 우리나라 근·현대의 초상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南尙賢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