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균형을 이루는 수출과 내수, 정규직과 비정규직, 재벌과 중소기업 등 이른바 ‘양극화 현상’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다. 이는 경제 문제를 뛰어넘어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되는 추세에 더 큰 우려가 있다. 한국 경제 회복의 핵심인 양극화 현상을 바로잡고 한국경제의 정체성을 찾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
KBS 1TV 서평프로그램 ‘TV, 책을 말하다’는 22일 오후 10시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한 속시원한 진단과 처방으로 눈길을 모았던 단행본 ‘쾌도난마 한국 경제’를 놓고 열띤 해법을 찾아 나선다.
저자인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와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부 교수는 프로그램에 나와 경제 해법을 놓고 날카로운 해석을 선보인다. 장교수는 자신의 저서 ‘사다리 걷어차기’를 통해 널리 알려진 구미 경제계의 대표적 학자이며 정교수는 독일 베를린 자유대를 나와 동아시아 외환과 구조조정을 연구한 신진 학자다.
두 교수는 한국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과감히 신자유주의를 포기하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내린다. 신자유주의는 저투자, 저성장, 고용 불안을 야기하는 구조라는 것. 강자만이 살아남는 저성장 체제를 안고서는 한국경제의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이다.
두 저자는 또 박정희식 경제 발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과거사에 대한 재평가가 새롭게 이는 가운데 박정희식 경제 발전의 성공 요인은 결코 ‘반민주주의’가 아닌 ‘비자유주의’ 정책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당시 무리한 발전 속도는 다수 국가들의 보편적 현상이었으며 고도 성장속에 30년간 실질 임금이 계속 상승한 것은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소위 ‘박정희식 모델’이었다면 누구라도 경제 성장을 이끌었으리라는 일각의 주장에 쐐기를 박는다.
한편, 프로그램에는 두 저자의 대담을 진행했던 언론인 이종태씨와 시사평론가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등이 함께 출연해 각기 다른 한국경제 해법의 차이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