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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ET단상]'AI칩' 중요성과 우리나라 과제 / 정구민(전자공학부) 교수

  • 작성자 유소윤
  • 작성일 20.02.27
  • 조회수 1299

세계 최대 융합 기술 전시회인 'CES 2020'은 기술과 산업의 새로운 진화 방향을 제시하면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지난해보다 중국 전시가 약해지면서 우리나라와 미국 업체 전시가 행사의 핵심이 됐다. 우리나라 업체들은 대기업, 스타트업 모두 수준급의 전시를 선보이면서 올 한 해 좋은 실적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전시 성공 이면에는 여전히 플랫폼에 대한 숙제가 남아 있다. 완제품은 우리나라, 플랫폼은 미국이라는 구도는 계속된다. 물론 중국의 전시가 깊은 인상을 남긴 지난 CES 2018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업체들의 전시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현재 상황에서 욕심을 조금 더 내 본다면 플랫폼 분야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과제가 남게 된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5세대(5G) 이동통신, 칩셋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플랫폼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AI 칩은 우리나라 산업의 미래를 위해서 특히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CES 2020에서는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수많은 AI 칩 제품이 전시됐다. 스마트폰 중심의 사업을 꾸려 가던 퀄컴은 CES 2020을 통해 대규모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5G PC와 클라우드를 연계하며 클라우드용 AI 칩과 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AI 칩 기반의 자율주행용 플랫폼도 내놓으면서 AI 칩의 클라우드-자율주행차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CES 2019에서 화제가 된 중국의 AI 칩 전문 업체 호라이즌 로보틱스도 전시를 확장했다. 호라이즌 로보틱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AI 칩과 폐쇄회로(CC)TV, 영상인식, 자율주행 등 응용 제품을 전시했다.

미국 신티언트의 아마존 알렉사 지원 AI 칩도 임베디드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아마존 알렉사를 지원하는 저전력 AI 칩을 소개했다. 콘센트에 꽂아야만 하는 AI 음성 인식 기능을 배터리 제품 등 다양한 저전력 제품으로 확장할 수 있다.

수많은 AI 칩이 이슈화된 이번 CES 2020에서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관련 전시는 거의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 LG 등이 지난해부터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초에 스마트폰용 신경망처리장치(NPU) 칩을 발표한 바 있다. LG도 지난해 초에 가전제품 적용을 위한 AI 칩을 발표했다. SK는 2018년에 AI 프로세서인 AIX를 클라우드에 적용, 영상 처리와 음성 인식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애플과 화웨이가 스마트폰에 AI 칩을 처음 적용한 시점은 2017년 가을이다. 삼성 NPU조차 미국과 중국에 비해 무려 1년 반 정도 늦었다.

미국과 중국의 AI 칩 스타트업들이 크게 성장하는 동안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는 아직 제품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외산 제품을 국산 제품처럼 홍보하거나 외국 AI 칩으로 만든 AI 처리 모듈을 국내 최초라고 홍보하는 사례도 나오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을 대표하는 UX팩토리와 퓨리오사 AI는 올 하반기에 AI 칩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 면에서도 아쉬운 점이 남는다. SK그룹은 CES 2019 이후 SK차이나 중심으로 중국 자동차사와 협력, 중국 호라이즌 로보틱스에 약 7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퓨리오사 AI가 지난해 11월 네이버로부터 80억원을 투자 받았을 정도로 투자 금액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앞으로 AI 분야에서 AI 칩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AI 칩 생태계의 지속 성장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19일에는 정부 차원의 AI 칩 지원 대책이 나오기도 했다. 10년 동안 총 1조96억원을 투입,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핵심 기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모쪼록 정부 투자가 적절히 이뤄지면서 민간 투자와 기술 개발을 이끌어 가길 바란다. 더 늦어지면 따라잡을 수 없는 AI 칩 분야에서 올 한 해 우리나라 업체들의 많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


원문보기: https://www.etnews.com/20200226000184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