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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Reader's Column] 취업 성공을 위한 단상 / 장기민(디자인대학원 석사 19) 학생

  • 작성자 김해선
  • 작성일 20.03.16
  • 조회수 1148

장기민 디자인연구소 소장, 칼럼니스트

2014년 9월,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 한국전력 부지의 입찰경쟁이 있었다. 국내 재계 순위 1위, 2위인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참여한 입찰에 공식 부지 감정가액만 3조원이 넘는다는 관측이 언론을 통해 먼저 공개, 온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국민들은 삼성과 현대차가 과연 얼마를 적어낼지 궁금했는데 삼성은 5조원에 못 미치는 금액을, 현대차는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적었다. 결국 한전 부지의 주인은 현대차가 됐다.

입찰이 끝난 후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 언론에서 삼성에 입찰액에 대해질문하자 삼성은 5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에 비해 현대차 주주들은 5조원만 넘어도 입찰에 성공할 수 있었는데 두 배가 넘는 무리한 금액을 써낸 현대차 경영진을 비난했다.

 

장기민 칼럼니스트(디자인연구소장)

현대차의 최고 경영자는 ‘한전은 어차피 국가의 것이니 국가에 환원하는 셈’이라며 해당 부지 인수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삼성은 땅에 투자할 수도 있었던 10조원을 아끼고, 아껴 몇 년 후 미국의 음향 전문 기업 하만을 인수했다. 하만은 지주회사로서 JBL, 마크 레빈슨 등 고급 음향 브랜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삼성이 하만을 소유하면서 글로벌 음향기기 시장은 물론 전 세계 고급차에 공급되는 카오디오 시스템을 통치할 수 있게 됐다. 두 회사는 어떤 점이 다른 걸까?

땅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이 상승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만일 누군가 100만원을 주고 스마트폰을 구매했다면 1년이 지난 뒤 가격은 절대로 100만원을 넘지 못한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새로운 폰이 계속 출시되기에 그 폰의 가격은 점점 떨어진다. 이에 비해 땅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른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성비’는 땅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첨단기술은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하지 않으면 뒤로 밀려나고, 땅은 가만히 있어도 가치가 오른다. 현대차는 안정적 기반 확보를 통한 세계화에 경쟁력을 봤고, 삼성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세계화에 경쟁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누가 옳았다고 말할 수 없이 두 회사는 세계에서 크게 활약하며 성장하고 있다. 또한 각자 자신들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현대차가 10조원을 들여 확보한 한전 부지 앞 영동대로는 GTX 광역철도와 도시 지하철 등 철도만 5개 통과하며 버스와 택시 환승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초대형 환승센터 계획이 수립, 교통의 요지로 주목되며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은 언젠가부터 카메라의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카메라를 계속 생산하는 것이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여긴 것이다. 삼성은 카메라 생산 대신 핵심기술인 이미지센서 개발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이미지센서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10년 내에 이미지센서 분야 전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이미 삼성은 전 세계 최초로 1억8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2020년을 경쟁력 있는 해로 만드는 길은 우리 안에 있는 경쟁력을 먼저 확인하는 데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를 기업으로 인식하고 경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삼성이 전 세계로 공급하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만들면서 이미지센서 분야도 석권해 나가듯이 누군가는 음식 솜씨가 좋으면서, 자기 동네에서 가장 노래를 잘 부르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취업전선에서 힘들어하고 사회생활에서 좌절하는 이유는 ‘나’라는 기업의 경쟁력을 찾지 못해서다. 내 안에 있는 경쟁력을 찾기만 한다면, 취업문제도 기업과 기업 간의 MOU를 체결하듯이 규모 있게 풀릴 수 있다.

원문보기: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226743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