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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北 김정은 위중설로 본 북한보도 분석...특종 아니면 오보 / 조수진(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 작성자 박윤진
  • 작성일 20.05.06
  • 조회수 1380

北 급변사태 이후 가정한 특별법으로 北 고위급-군부와 주민에 적용할 형사법 체계 수립해야
 형사법의 '한반도주의', 한반도 전체에 대한 대내외적 주권 선언이자 평화통일의 초석

보름 여 동안 한반도에서 뉴스의 중심은 보이지 않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쏠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 말대로 “짠”하고 나타나거나, 아니면 사실상의 유고가 확인되거나 간에 우리는 북한의 급격한 상황 변화를 염두에 둔 태세를 갖추어 두어야 한다. 외부 세계의 온갖 추측과 소문 속에서 김정은의 잠행이 오래될수록 우리에게 주어진 준비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 수도 있다.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20년 4월 25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조수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北 김정은 위중설로 본 북한보도 분석...특종 아니면 오보"

- 김정은, 2014년에도 41일동안 두문불출...발목 물혹 제거수술
- 김정은 위중설 보도 1800여건, 내용 취재원 모두 비슷
- 당국 발표에도 김정은 사망예언, 사주풀이 sns에 돌아다녀

<김양원 PD>
1)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진 교수>
안녕하세요.

<김양원 PD>
2) 지난 한주 정치권을 비롯한 국제 뉴스를 달뤘던 소식이 있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

<조수진 교수>
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최고 인민회의에 불참하고, 15일 태양절 행사에서마저 보이지 않자 불거진 의혹입니다.
이와 관련한 보도량도 엄청났는데요. 12일부터 열흘 동안 1800건이 넘는 신문보도가 있었구요, 방송, 인터넷까지 더하면 엄청난 양입니다. 그러데 내용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건강이상설'이 나오기 시작한 20일 이후에도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이 쿠바 대통령과 시리아 대통령에게 축전과 답전을 보내고, 근로자에 대한 감사도 전달했다는 보도를 했다며 이는 김 위원장이 일상적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원산으로 거처를 옮겼다는 정보를 미국 당국이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 관계자는 "일부 보좌진과 고위직 인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김 위원장이 예방 차원에서 평양을 떠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습니다.

청와대는 23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양원 PD>
3) 24일 오전까지의 보도를 종합하면, 한미일 세나라 당국이 모두 확인을 했어요. 코로나19 감염을 피해 평양이 아닌 원산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태양절 행사에 왜 나타나지 않았는지는 물음표가 남는다... 그런데 이전에도 김위원장이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적이 있었잖아요.

<조수진 교수>
네, 2014년 9월3일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한 뒤 한동안 자취를 감췄었죠. 41일 후에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는데요, 당시 발목 물혹 제거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죠. 2018년 남북정상회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전후에도 2주에서 4주 정도 그런 적이 있었구요, 그런데 당시에는 신변이상설이 제기되자 시찰하는 모습, 회의 참석한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건강이상설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더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두요, 1986년 김일성 주석 피격설이 있었을 때도 북한 당국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그럴 수 있다할 수도 있겠는데...
15일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이 이런 의혹을 더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여기 참배하지 않은 건 이례적이지만, 이전에 김정일 위원장 때도 17년 동안 3차례 불참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또한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김양원 PD>
4) 김정일 위원장 때도 세 차례나 불참한 적이 있었군요. 자, 이번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 CNN이 첫 보도를 하면서 알려졌죠?
 
<조수진 교수>
 네, 보통 북한관련 보도는 외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건은 좀 돌고 돌아서 외신 인용이 된 경우인데요, CNN이 처음 보도했다고 알려졌는데,,
이게 시작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17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태양절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불참과 관련해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나 신변에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고 이걸 몇 군데 언론이 받아 추측성 보도들이 나오고 잦아들었던 건데... 북한전문매체죠 데일리NK가 시술 가능성을 자세히 보도했구요, 여기에 대해 우리 정부는 공식 반박했습니다. 그런데 CNN이 이런 내용들을 소스로 사용한 거 같은데요... 미 정부도 관찰하고 있다로 처음 보도하고, 그러니까 '일시적으로나마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에서 시술로 그리고 다시 수술로. 우리 언론이 다시 외신을 인용해 보도하기 시작하구요. 지난 23일에는 일본 도쿄신문은 김위원장이 코로나를 피하기 위한 자가격리로 원산에 체류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CNN인도네시아는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보도하면서 배경에 배우 현빈의 군복입은 모습의 사진을 올렸다가 방송 뉴스를 통해 사과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김양원 PD>
5) 이렇게 추측성 보도들이 돌고 도는 상황... 북한이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워낙 베일에 쌓인 사회이기 때문에 확인이 안되고, 취재도 어려운건데요.. 보통 북한관련 보도는 어떻게 취재하나요?

<조수진 교수>
보통 정부 발표, 전문가들의 분석, 외신, 조선중앙TV, 연합뉴스 통해 들어오는 북한 매체자료, 외교통일부에서 접하는 정보, NGO단체를 통한 정보, 또는 남북회담, 민간단체 방북할 때 동행 취재를 하는 경우…이런 것들을 활용합니다.
보통 북한 내부의 사실에 접근조차 어렵기 때문에 외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외신의 오보도 많습니다. 이전에도 영국의 더타임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NBC방송 등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장성택 부위원장이 총살이 아니라 개에 물려 죽었다고 보도했었는데요... 미국의 공영방송 NPR과 워싱턴포스트가 이례적으로 명백한 오보라고 반박하긴 했었죠, 다행히 당시 한국의 주요 언론은 신뢰성 없는 이 내용을 아예 보도하지 않았었는데요.
사실 북한 관련 문제는 취재원이 제한되어 있고 교차확인도 힘들어 근본적으로 기사를 쓰기 힘든 구조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이번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 관련 기사도 1800여건이 넘었지만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북한관련보도를 연구한 논문(주창윤 교수)에서도, 취재원 이용에서 수평적 다양성, 즉 방송사별 취재원을 보면 거의 유사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니 내용이 다 비슷할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오보까지도. 이번에도 kbs라디오에서 탈북 출신인 태구민 국회의원 당선인을 인터뷰했는데요, 그 내용이 이렇습니다. "만약 북한이 김정은 유고시 김여정 체제로 가겠지만, 현 체제를 떠받드는 60, 70대 세력의 눈에 김여정(32)은 완전히 애송이"라면서 "다른 옵션으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김평일(66)의 존재"라고 한 건데요. 이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는 기사들이 조선일보 등 각 언론사마다 쏟아졌습니다. 김평일 실시간급상승 검색어에도 올랐구요.

<김양원 PD>
6) 기자들은 크로스 체크라고 하던데, 어떤 사실을 주장하는 쪽과 반대되는 쪽 등을 교차 확인할 수 없는... 북한 관련 뉴스는 그래서 더 주의를 기울여야겠는데요.

<조수진 교수>
북한전문가죠. 경남대 임을출 교수는 '북한 보도는 특종 아니면 오보'라는 냉소적 평가가 있다'라고 합니다. 북한관련 보도가 예전이나 지금이나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사실 확인이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추측성 보도가 많았던 게 사실이구요, 그리고 이제는 매체도 많아지고, 우리 사회에 탈북자들도 많아지면서 그들을 통한 정보, 첩보, 이런 것들이 늘고, 이런 정보가 소문, 추측들과 섞이면서 확인도 없이 언론에 보도가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김양원 PD>
7) 이번에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추측성 보도가 참 많았던 거 같습니다.

<조수진 교수>
네, 장성택 처형과 관련된 보도에서 특히 많았었죠.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지난 2013년 kbs가 5개 신문의 관련기사 293건을 분석했는데요, 기사 제목 중 추측성인 경우가 절반이었고, 취재원의 말을 인용한 경우가 24%, 사실을 제목으로 쓴 경우는 26%뿐이었다라고 분석합니다. 그리고 주된 취재원을 명확히 밝힌 경우는 56%였지만 나머지 44%는 대북소식통 등으로 얼버무렸다라고 밝힙니다.

특별히 여성과 관련해 선정적인 내용이 많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97년 장승길대사 망명 당시 최애옥과 관련해서도, 그리고 리설주, 현송월 관련 보도에서는 도를 넘는 선정적인 내용들이 많았었습니다.

<김양원 PD>
8) 확인이 안되다보니, 선정적인 보도까지...
이번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이른바 증권가 지라시를 비롯해서 SNS상에서도 '사망설', '쿠데타설'까지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기도 했죠?

<조수진 교수>
그렇습니다. 청와대까지 나서서 '특이동향이 없다'라고 밝혔음에도 SNS상에서는 김위원장이 뇌사상태에 빠졌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는데요, 뉴스톱이 팩트체크해보니, 2014년 이미 한차례 나돌았던 허위정보가 재탕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심지어 인사이트 같은 인터넷신문에서는 김정은 사망관련 예언, 사주풀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SNS상에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김양원 PD>
9)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보도된 다음날 우리 주식시장이 출렁했어요. 대북 관련주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북한의 급변사태... 안보 뿐 아니라 정치,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치니까 신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조수진 교수>
북한관련 보도에서는 가장 중요한 게 '신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자칫하면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구요, 언론의 의제설정이 국민들에게는 북한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속보, 단독 이런 것에서 벗어나 확인에 확인을 거치는 일들이 필요합니다. 속보 경쟁을 하다보면 오보가 생겨나기 쉽죠.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으면 기사를 보류해야 하죠. 가장 중요한 건 저널리즘의 원칙이 역시 지켜져야 한다는 겁니다. 정확하고 균형 잡힌 보도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보수신문과 진보신문이 그들의 이념에 맞는 기사의 방향을 유도하기 위해 그에 맞는 취재원을 활용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는데요(김연희, 2011). 이념에 맞춤형 취재 보도 말고,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합니다.

<김양원 PD>
10)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 그래서 더 신중한 보도... 특히 북한관련 보도에서는 더욱 지켜져야겠다는 말씀이시고요. 사실 가장 좋은 건 북한에서 명확한 사실을 확인해주는 건데요. 왜 안하는지 그건 물음표로 남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수진 교수> (인사)

<김양원 PD>
11) 지금까지 국민대 조수진 겸임교수였습니다.

 

원문보기:https://n.news.naver.com/article/052/0001433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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