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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기고]구글 앱마켓 수수료 인상, 우리 미래산업 성장판 닫힌다 / 이태희(경영학부) 교수

  • 작성자 박윤진
  • 작성일 20.10.05
  • 조회수 477


이태희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장/사진=이태희교수
 

소문으로만 떠돌던 구글의 앱마켓 수수료 인상이 구글의 공식발표로 현실화됐다. 구글이 게임외에 디지털콘텐츠에 대해서도 30%의 수수료를 받기로 한 것이다. 앞서 애플은 이미 앱마켓 내 결제 건에 대해 30%의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국내 앱마켓 시장의 7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구글의 수수료 인상 발표는 그 파급효과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막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그 잠재력과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는 웹툰과 웹소설은 물론이고, 이용자들이 디지털 콘텐츠로 많이 소비하고 있는 음원과 전자책 역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새로운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은 코로나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매출의 30%를 수수료 비용으로 더 내야하는 이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시대로의 급격한 전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인 디지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디지털 뉴딜 정책까지 준비한 정부 입장에서도 곤란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필자는 2년 전 구글의 국내 매출을 처음으로 추산해 발표했는데, 2017년 회계자료를 근거로 3.2~4.9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국내 매출을 훌쩍 넘기는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2000억원의 세금을 회피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가 스타트업들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벤처 펀드를 조성하고,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보면 정부 지원의 상당부분은 세금으로도 환류되지 않는 앱마켓 수수료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구글이 이번에 앱마켓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1000억원을 국내 기업에 지원한다고 발표했지만 조삼모사로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지점이다.

이미 매출의 30%를 앱마켓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의 상황을 보면 국내 스타트업들이 겪을 어려움이 얼마나 클지 예상해볼 수 있다. 최근 필자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소형 게임사들은 앱마켓 수수료로 인해 이익을 내기도 힘든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고, 상장돼 있는 중견 모바일 게임사들 역시 인건비의 2.4~2.8배, 연구개발비의 3.4~4.4배에 해당하는 비용을 앱마켓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앱마켓으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는 구글의 설명에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자국 플랫폼을 보유한 국내 인터넷 산업 생태계는 미국과 중국을 잇는 세계 3위권으로 평가받는다. 세계 정상급의 게임회사들을 보유하고도 한국 게임산업은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팝(POP)이 새로운 중흥기를 맞이하고 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지금 다시 국내 디지털 산업은 기로에 서게 되었다. 어쩔 수 없다는 체념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구글에게 세금을 걷기 위해 매출을 추정하는 작업이 필요했던 것처럼, 앱마켓 수수료 인상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를 위한 다양한 연구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침 최근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입법예고 하면서 디지털 생태계에서의 공정거래와 상생협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정위가 국내 기업들만 옥죄는 것이 아닌, 글로벌 플랫폼에 대해서도 국내 디지털 산업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역할을 기대해본다.  

 


원문보기: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100409321194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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