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간지대에도 문화가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강원도와 충북 충주·제천·단양을 아우르는 지역은 오랜 역사와 문화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상고시대 이 지역은 제천 점말동굴, 양구 상무룡리, 양양 오산리 유적에서 보듯이 한국문화가 형성된 근원지였다. 또 7세기까지 삼국은 남한강 유역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통일신라 말 김주원과 궁예가 호족을 모으고 태봉국을 세워 고려 건국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바로 태백문화권이었다.
조선시대에 오대산에 사고가 설치되고 폐위된 단종이 영월에 유배된 데에는 지리적 영향이 크다. 그런가 하면 선교장·오죽헌으로 대표되는 독특한 사림문화를 꽃피우고, 화서학파가 중심이 돼 한말 전국적 의병항쟁을 이끈 곳도 바로 이 지역이었다. 태백지역의 역사와 지리적 조건을 통해 문화권의 성격을 파악한 뒤 ‘역사문화’라는 틀에서 시대별 변천과 특징을 살폈다. 1만7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