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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배꼽 나온 티샷’ 2벌타, 공식경기선 실격도… 얕보면 ‘큰 코’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작성자 박윤진
  • 작성일 20.07.13
  • 조회수 807

■ 알쏭달쏭 ‘티잉 구역’ 규칙

 매치플레이에선 벌타 없지만
 상대편이 다시 티샷 요구 가능

 헛스윙하다 티에서 공 떨어지면
 종전과 달리 無벌타 두번째 샷

 티잉 구역 앞 잔디 밟으면 2벌타
 구역내 풀·모래 제거 할수 있어

 얼마 전 끝난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이던 우성종합건설·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재미난 사건이 하나 있었다.

‘낚시꾼 스윙’으로 유명한 최호성이 3라운드 18번 홀에서 티샷을 했는데, 드라이버가 공 뒤의 땅을 치고 튕겨 오르며 공 위를 지나가는 바람에 헛스윙을 한 것이다. 클럽에 공이 맞지는 않았지만, 튄 모래와 잔디로 인해 공은 티 바로 옆에 굴러떨어졌다. 경기위원에게 문의, 최호성은 벌타 없이 다시 티에 공을 올리고 두 번째 샷을 했다.

2019년 개정된 골프규칙에 의하면 스윙 도중 티잉 구역 안에 정지한 공은 놓인 그대로 플레이하거나 또는 벌타 없이 티잉 구역 안의 다른 지점에 옮겨놓거나, 티 위에 다시 올려놓고 플레이할 수 있다. 헛스윙을 1타로 계산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종전에는 떨어진 자리에서 그대로 두 번째 샷을 하거나 1벌타를 받고 다시 공을 티에 올려 샷을 할 수 있었다.


티샷은 홀의 시작으로 골프 라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샷이다. 골프 통계학의 대가로 불리는 미국 컬럼비아경영대학원의 마크 브로디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주말골퍼의 경우 티샷의 결과에 따라 그날 스코어의 절반 이상이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샷의 중요성이 이처럼 크다 보니 주말골퍼끼리 라운드하다 보면 티잉 구역에서 규칙 적용 여부를 놓고 왈가왈부하며 다투는 일이 잦다. 가장 흔한 사례가 최호성처럼 헛스윙하는 경우다. 분명히 스윙한 것 같은데 아닌 척하며 연습 스윙인 양 슬그머니 다시 스윙하거나, 아예 공이 안 맞았으니 타수를 세지 않는 게 옳다고 우기는 경우다.

골프규칙에서는 ‘공을 치기 위해 그 공을 보내고자 하는 방향으로 클럽을 움직이는 동작’을 했을 경우 스윙으로 간주한다. 즉 공을 치려는 의도를 갖고 클럽을 휘둘렀다면 스윙을 한 것이므로 설사 공이 맞지 않았더라도 1타로 세는 것이 옳다. 따라서 치려는 의도가 없었던 연습 스윙이나 어드레스 과정에서 우연히 공을 건드려 티에서 떨어진 경우는 스윙이 아니므로 타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2007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 우승자이자 2015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인 미국의 잭 존슨은 지난해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티샷 직전 연습스윙을 하다 실수로 공을 건드려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다행히 동반자들이 연습스윙이라고 ‘증언’, 그는 벌타 없이 다시 공을 티에 올려놓고 티샷을 할 수 있었다.

흔히 “배꼽 나왔다”라고 하는, 양쪽 티 마커보다 살짝 앞쪽에서 티샷하는 사례도 흔하다. 별것 아닌데 까다롭게 군다며 그냥 눙치려 드는 골퍼들도 있다. 스트로크 플레이 경기 중 티잉 구역 밖에서 티를 꽂고 샷을 하면 2벌타를 받은 후 티잉 구역 안에서 다시 티샷해야 한다. 사소해 보이지만, 만약 공식 경기에서 다시 샷을 하지 않고 그대로 플레이를 진행해 다음 홀로 넘어가게 되면 실격이 되는, 생각보다 중대한 규칙 위반이다.

매치플레이에서는 비록 벌타는 없지만, 상대편이 방금 한 티샷을 취소하고, 다시 티샷을 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만약 티샷이 잘 맞았다면 억울한 마음에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공식대회가 아닌 가까운 사람끼리의 명랑골프라면 동반자가 배꼽이 나왔을 경우, 즉시 알려주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

이럴 때를 대비해 티잉 구역의 정확한 범위를 알아 두면 좋다.

골프규칙에서 정의한 티잉 구역이란 홀의 양쪽 티 마커와 각 티 마커로부터 직후방으로 클럽(보통 드라이버) 2개 길이 거리만큼 연장한 두 지점을 연결한 직사각형의 영역을 말한다.

티샷할 때는 반드시 이 안에 공을 놓고 샷을 해야 한다. 공만 티잉 구역 안에 있다면 플레이어는 티잉 그라운드 밖에서 스윙해도 상관없다.

2018년 미국의 필 미켈슨은 그린브라이어클래식 4라운드에서 티잉 구역 앞에 살짝 높게 솟아난 풀이 눈에 거슬렸는지 티샷 준비를 하다말고 갑자기 걸어 나와 오른발로 풀을 밟아 눌렀다.

미켈슨처럼 플레이 선상에 있는 풀이나 나무 같은 생장물을 구부리거나 부러뜨리는 행위는 규칙 위반이다. 2벌타를 받은 미켈슨은 자신의 행위가 규칙 위반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같은 행위를 티잉 구역 안에서 했다면 규칙 위반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켈슨 같은 대스타도 가끔은 규칙을 혼동할 수 있다.

티잉 구역 내에서는 클럽이나 발로 지면을 파거나 풀, 잡초 등을 구부리거나 부러뜨리는 것이 가능하다. 또 바닥의 모래, 흙, 이슬, 서리, 물을 제거해도 된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원문보기: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713010318390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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