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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이젠, CDO!… ‘멋’이 이끈다.

  • 작성자 박정석
  • 작성일 06.03.31
  • 조회수 6940

[동아일보   2006-03-31 03:17:25]

[동아일보]《‘최고디자인책임자(CDO·Chief Design Officer)를 아십니까.’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등에 이어 CDO가 주목받고 있다. 디자인이 곧 생존 전략으로 이어지는 전자,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이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기 때문. 국내 기업에 속속 생겨나는 CDO는 현업 디자이너 출신의 임원들로 단순한 디자인 총괄뿐 아니라 디자인을 경영에 접목시키는 업무를 맡고 있다.》

○ 기업을 움직이는 CDO

국내 CDO 1세대로는 현대자동차 부사장(디자인연구소장)을 지낸 박종서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장과 LG전자 부사장(디자인경영센터 소장) 출신의 김철호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을 들 수 있다.

2세대로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CDO로는 삼성전자의 정국현(디자인전략팀장) 전무와 윤지홍(무선디자인팀장) 전무, LG전자의 심재진(디지털디스플레이미디어 디자인연구소장) 상무, 김진(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디자인연구소장) 상무, 신상영(디지털어플라이언스 디자인연구소장) 상무 등이 있다.

팬택 계열에서는 허진 상무보와 김승찬 상무보, 현대자동차에는 차종민(디자인연구소장) 전무와 김영일 상무가 있다. LG생활건강 이영주 상무, 애경산업 구규우 이사, 모닝글로리 조원숙 이사도 2세대로 꼽힌다.

홍익대, 한양대, 단국대, 중앙대 등에서 산업디자인 또는 응용미술을 전공한 이들 CDO는 20년 이상의 디자이너 경력으로 임원 타이틀을 따냈다.

1980년부터 현대차 디자인연구소에서 일해 온 차종민 전무는 엘란트라, XG그랜저, 아반떼, 뉴 싼타페 등을 손수 디자인해 온 주역. 삼성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정국현 전무는 지난해 미국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아시아의 스타 25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높아지는 CDO의 위상

차 전무는 “각 기업 CDO들이 종종 만나 국내 산업디자인 육성 방안을 논의한다”며 “그러나 디자인 결정권이 CEO와 CDO에 전적으로 달려 있는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회사 내 많은 임원의 다단계 품평을 거쳐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CDO들은 기업 조직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대부분의 회사가 CTO 밑에 디자인조직을 두고 있는 실정. CDO와 CTO가 수평적 관계를 맺지 못하면 혁신적인 디자인도 기술력에 부닥쳐 사장(死藏)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조짐은 있다.

애경산업은 디자인실과 포장개발부(기술 담당)로 나뉘어 있던 조직을 2004년 디자인센터로합하고 디자인 책임자였던 구규우 씨를 이사급 센터장으로 임명했다. CDO로서 구 이사가 전체 이사회에 참석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CDO에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정국현 전무는 “CDO는 디자인을 전략적 가치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회사 전체 경영을 감안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폭넓은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