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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건강한 정치, 협치가 답이다] 여대야소 21대 국회 ‘시험대’… 코로나 국난극복 힘 모아야 / 윤경우(중국학부) 교수

  • 작성자 박윤진
  • 작성일 20.08.10
  • 조회수 940

 

제21대 국회가 임기 시작 48일 만인 지난 7월16일 개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여야가 상임위원장 줄다리기 끝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8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고 야당 몫 국회부의장이 2개월이 넘도록 공석이 되면서 21대 국회는 초반부터 협치가 실종됐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보는 <창간 32주년 특집>으로 정치학계 대학교수 3인에게 ‘건강한 정치, 협치가 답이다’를 주제로 21대 국회 혁신에 대해 들어봤다.

Q 21대 국회가 여야 ‘협치’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윤경우 _ ‘도우면서(協) 다스린다(治)’는 의미의 협치는 민주사회의 필요조건이 아니다. 일종의 협력형 거버넌스다. 협치란 말이 난무할수록 한국 사회가 얼마나 대화와 타협이 부족하고 화합과 협력이 필요한지 더 분명해진다. 중요한 것은 협력 여부가 아니라 협력의 목적이다. 그럴싸한 포장을 빌어 선거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권력의 분점을 노리는 행위는 민의에 대한 배신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권력분점은 혼란을 초래하기 쉽다. 협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임정치다.

이현출 _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난극복을 위해 국민적 통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점에서 적대적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협치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우선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 대통령이 적극적 지지자들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지 말고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국회에서도 여야의 5선 이상 중진들과 교섭단체 대표로 구성되는 국회원로회의를 구성해 교착을 푸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회의 원로평의회(Council of Elders)와 같이 갈등해결 기구가 존재한다면 정당 간 원심적 경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진만 _ 국회가 사회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보다는 오히려 증폭시키는 정쟁의 장이 되고 있다. 여야 협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실천할 수 있는 정치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정당들이 자신의 지지자들만을 생각해 심각하게 갈등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호 간에 합의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야를 초월해서 함께 만나서 논의할 수 있는 다양한 장을 국회 차원에서 많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

Q ‘혁신 국회’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151명 초선 의원들은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이현출 _ 국회의석의 5분의 3을 여당이 장악함으로 인해 행정부 견제기능 약화가 우려된다. 과거의 많은 적폐가 국회의 견제기능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본다면 국회 본연의 기능회복이 혁신의 시작이다. 과반의 초선의원들은 분노한 민심의 쓰나미는 언제 닥쳐올지 모른다는 점을 유념하고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국민의 입장에서 초당적인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길 바란다. 의원연구단체, 정책간담회와 공청회, 의원외교 등을 통해 상대 당 의원들과 함께 하겠다는 열린 마음으로 큰 정치를 펼쳐나가길 바란다. 당내·국회 정치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여야 초선들이 자주 만나 함께 지혜를 모으는 노력이 절실하다.

조진만 _ 국회 혁신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주체가 누구인가의 문제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 역할을 초선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정당의 내부 거버넌스가 민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회와 정당 지도부가 여야 초선의원들이 함께 만나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해줘야 한다. 또한 초선의원들이 스스로 노력을 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고인 물에서 혁신이 나오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고 많은 초선의원들을 선출해준 것이기 때문에 이에 부응하는 소임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윤경우 _ 유권자의 투표 행태는 회고적 투표와 전망적 투표로 구분한다. 촛불혁명 이후 대선과 총선의 결과에는 회고적 처벌, 과반이 넘는 초선 의원 선택은 전망적 기대라는 민심이 반영됐다. 민심은 혁신을 요구한다. 기존 가치의 결과로 나타난 성과를 혁신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혁신’은 기존에 하고 있던 것을 완전히 바꿔 새롭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적인 방안이나 대안 제시 없이 사사건건 트집만 잡고 어떻게든 상대방을 흠집 내는 구태정치는 민의에 반하는 것이며 혁신 대상이다. 초선 의원들은 구태정치와 결별을 선언하고,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은 것을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 국민은 정치권이 달라지길 원하고 있다.

Q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민생 국회’가 되기 위해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은?
조진만 _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보살피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청년세대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세대인 청년들의 기본적인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세금과 복지의 균형을 통한 안정적 국가 운영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세대 갈등이 더욱 심화돼 다양한 부분에 부정적 효과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기성세대와 미래세대 간에 미래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 오고 있다.

윤경우 _ 비상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생계절벽에 직면한 영세 소상공인, 중소기업, 취약계층 노동자 등을 지원하고, 소비심리를 회복시켜 꽉 막힌 지역경제의 숨통을 틔우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협치를 정치도구화하는 논리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위기상황에서는 강력한 국가 지도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필요한 정책 분야에서 좌고우면하지 않는 추진력을 발휘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 국민은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을 돌보는 국회를 원한다.

이현출 _ 국회의 입법은 민생에 매우 중요하다. 이념논쟁에 기초한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여야 의원들이 민생현장을 함께 찾아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주기를 바란다.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자세로 다가설 때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치가 될 수 있다. 국민이 가려워하고 아파하는 것을 외면하는 정치는 민심의 바다 위에서 제대로 항해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여야 간에 다툼이 없는 법안, 즉 무쟁점 법안에 대해서는 우선 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차기 대선주자 중 주목해야 할 인물은?
이재명 지사 ‘사이다 행정’ 눈길...이낙연 의원 ‘지지율 수성’ 관심

여야 차기 대선 주자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과 이유에 대해 세 교수 중 윤경우·이현출 교수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꼽았다.

윤경우 교수는 “이 지사가 선명한 메시지 제시를 통해 이슈를 끌고나가며 과감하게 정책을 집행하는 순발력·돌파력도 위기 상황에서 돋보인다”면서 “확장성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현출 교수는 “경기침체기에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능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주목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경기도정에서 성과를 낸다면 더욱 유력한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야당의 경우 박진 의원과 유승민·안철수 전 의원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비해 조진만 교수는 “현재 상황으로는 특별하게 주목해야 할 인물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서 “여론조사상 차기대선 주자로 지지율이 가장 높은 이낙연 의원이 여당의 대선주자가 될 수 있을지는 궁금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한국정치가 워낙 다이나믹한 특징을 보이기 때문에 차기대권과 관련해 많은 변수들이 나타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재민기자

 

원문보기: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09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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