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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훈련에 첨단 장비 장착 … 50세 미켈슨 ‘펄펄’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노장 골퍼들 살아있다
지난달 WGC 참가 준우승 쾌거
젊은선수와 대등한 경기 놀라워
퓨릭은 시니어 무대에서 첫 우승
철저한 자기관리로 새로운 도전
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은
샘 스니드가 세운 52세 10개월
체계적 관리·장비 개선 힘입어
선수들 현역 생활 점점 길어져
올해 ‘지천명(知天命·50)’ 나이를 맞은 미국의 필 미켈슨은 지난달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50위 내, 내로라하는 20∼30대 젊은 골퍼들과 당당히 경쟁해서 거둔 성적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골퍼들은 만 50세가 되면 대부분 챔피언스투어로 옮겨 간다. 미켈슨과 동갑인 짐 퓨릭(미국), 최경주, 마이크 위어(캐나다) 등은 지난달 앨리챌린지를 통해 시니어 무대인 챔피언스투어에 데뷔했다. 퓨릭은 첫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애초 미켈슨도 챔피언스투어에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미켈슨은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만 참가하는 특급 대회인 WGC시리즈에 출전해 자신의 기량을 확인하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미켈슨은 아직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경쟁력이 충분함을 스스로 입증했다.
미켈슨이 젊은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부단한 노력이다. 미켈슨은 매일 강도 높은 체력훈련과 철저한 식이요법을 병행했다. 미켈슨은 근육량은 늘어났지만, 체중은 오히려 7㎏가량 줄었다. 체중을 감량하면서 경기 중 쉽게 피로해지고 회복이 더뎠던 문제도 개선됐다.
미켈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투어가 중단됐던 지난 4월, 지난해 세계장타대회 우승자인 카일 버크셔(미국)를 만나 장타 비법을 배웠다. 미켈슨은 활발한 하체의 움직임, 그리고 지면 반력을 이용해 장타를 날리는 비법을 전수했다. 현재 미켈슨의 헤드 스피드는 오히려 전성기 시절보다 더 빨라졌고, 드라이버 거리도 늘었다.
인류의 수명은 19세기 이후 식생활 개선과 의학의 발달로 꾸준히 늘어났다. 한국만 하더라도 1970년 61.9세이던 평균 기대수명이 2018년 82.7세로 무려 20.8세나 늘었다. 스포츠계도 미켈슨의 경우처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방법과 장비의 발달에 힘입어 선수들의 현역 활동 기간이 점차 길어지는 추세다.
현재 PGA투어의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65년 그레이터 그린즈버러 오픈에서 샘 스니드(미국)가 세운 52세 10개월, 유러피언투어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가 2014년 스페인오픈에서 세운 50세 4개월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2003년 캐나다여자오픈에서 베스 대니얼(미국)이 세운 46년 8개월이다. 일반 대회보다 우승하기가 훨씬 어려운 메이저 대회의 최고령 기록은 이보다 낮다. 남자는 1968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줄리어스 보로스(미국)의 48세 4개월이고, 여자는 1960년 타이틀홀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페이 크로커(우루과이)의 45세 7개월이다.
현재 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골퍼 중 가장 고참급 선수는 비제이 싱(57·피지)과 데이비스 러브 3세(56·미국) 등이다. 특히 러브 3세는 지난 2015년 만 51세 4개월의 나이로 윈덤챔피언십에서 우승, 스니드와 아트 월에 이어 역대 3번째 최고령 우승 골퍼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켈슨은 지난해 AT&A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정상에 오른 것이 마지막 우승 기록이다. 만약 미켈슨이 향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보로스가 보유한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특히 개인 통산 준우승만 6차례나 기록한 US오픈에서 우승할 경우, 프로골프 사상 6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된다. 호재도 있다. 3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마스터스가 코로나19 때문에 더위를 피해 날씨가 선선한 가을로 연기된 것도 나이 많은 그에겐 우승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PGA투어에서 50세 넘어 우승을 거둔 골퍼는 스니드, 월, 러브 3세, 제임스 반스, 존 바넘, 프레드 펑크, 크레이그 스테들러 등 총 7명뿐이다. 미켈슨뿐 아니라 올 시즌 PGA투어와 시니어투어를 병행하고 있는 싱과 퓨릭, 최경주 등 50세 이상 노장 골퍼들의 추가 우승 소식을 기대해본다.
한편, 국내로 눈을 돌리면 한국 남자프로의 최고령 우승 기록은 2005년 매경오픈에서 최상호가 세운 50세 4개월이고, 여자프로는 2002년 마주앙오픈에서 구옥희가 세운 45년 8개월이다.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 최고령 우승 기록은 올해 ISPS 한다 빅오픈에서 7년 만에 우승한 박희영의 32세 8개월이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원문보기: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907010318390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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