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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시론] IT서비스 해외진출 2.0시대 / 김현수 (경영) 교수
지난 달 하순 우리 기업들의 IT서비스 해외 프로젝트 현장을 다녀오면서, 10여년간 열심히 추진해온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 노력이 부분적인 결실을 맺고 있고, 이제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초기에 모든 것이 부족한 환경에서 도전정신과 의지력만으로 사업을 수주하고, 결국은 성공시킨 많은 성공 사례들을 귀감으로 삼아, 한단계 도약을 기획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이제는 주요 해외 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인지도는 많이 높아졌다. 사업 수주가 보다 용이해졌다고도 볼 수 있으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에 여전히 수주 활동이 쉽지 않다. 10년 전에는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만이 경쟁 상대였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은 막강해진 인도기업들은 물론이고,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기업들까지 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또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진 국내 인건비로 인해 사업 채산성을 맞추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환경의 변화가 일부 반영되어서인지, 며칠 전에 정부에서 발표한 IT서비스 2007년 수출통계를 보면, 수출이 전년대비 3.7% 증가한 6억 30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소프트웨어패키지가 26.2%, 디지털콘텐츠가 42.5%로 대폭 성장한데 비해 매우 미흡한 성장률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 경쟁력의 원천을 되새겨보면서, 향후 기업의 해외진출 전략과 정부의 바람직한 지원방안을 제안해 본다. 최근 수요국가의 사업 환경이 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개도국의 경우 과거에는 규모가 큰 정부 시장이 중심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규모가 작고 건수가 많은 민간 시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전자정부나 금융사업 등 대형 사업을 수주하고 수행하는 사업 방식과 중소규모의 민간시장을 공략하는 사업 방식은 달라야 할 것이다. 선진국 시장은 과거에는 주요 타깃시장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대안 시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장 관점에서 필요한 경쟁력은 기술경쟁력, 가격경쟁력, 영업경쟁력으로 나눌 수 있다. 기술경쟁력은 개발역량과 솔루션 제공역량을 포함하는데, 개발 역량은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으나, 저렴한 솔루션 제공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프로젝트 관행이 프로젝트 산출물을 모듈화하여 재판매하는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고, 국내 고객의 요구사항이 특별한 경우가 많아서 판매 모듈로 일반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수행전략의 거시적 변화가 필요하다.
가격에 있어서는 국내 인력의 인건비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으므로, 개도국의 경우 현지 인력 고용 비율을 최대한 높여야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소수의 국내인력으로 다수의 현지 인력과 함께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하려면, 프로젝트관리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영어나 현지어 구사 능력과 프로젝트관리 능력을 함께 갖추어야 하므로, 역량을 갖춘 인재는 인건비가 비쌀 수 밖에 없다. 더욱 효율적인 인력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영업 경쟁력 강화는 기업 몫이기는 하지만,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는 갖추기 어렵다. 정부와 관련 기관이 전방위로 기업의 영업 활동을 지원해야 경쟁력이 확보된다. 예를 들어, 서비스와 제품을 판매용으로 모듈화하고, 영문 브러셔를 만들고, 세일즈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일을 지원해야 한다. 이들 활동은 국내 프로젝트에서는 중시되지 않는 활동들이므로, 정부가 직간접적 지원을 통해 기업 조직내에 체화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시장을 분석하는 마케팅 활동도 취약하므로, 정부는 산업 전체 차원에서 마케팅 기능을 수행하고 인력 양성을 지원해야 한다. 국가별로, 사업규모별로 시장세분화를 통해서 기업과 시장을 매칭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목표 단위 시장에 경쟁력을 가지는 기업 및 솔루션 집합을 구성하고, 진출을 가이드해 줘야 한다. 거점 지역의 경우 직접 세일즈 지원도 필요하다. 이런 집중화된 활동을 통해 기업의 전문성이 강화될 수 있다. 해외진출 2.0 시대는 정부가 먼저 물꼬를 터야 한다.
원문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9&aid=0001955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