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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한경에세이] 부자법칙 / 남유선 (법) 교수

  • 작성자 조영문
  • 작성일 08.08.14
  • 조회수 6494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나타난 세계 경제 위기의 요인을 제3차 오일 쇼크에 비견되는 유가 폭등,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 위기에서 찾는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유사 상황임을 뒷받침하는 각종 자료를 제시하며 10년 전의 외환위기와 비교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 상태는 외환위기 및 IMF 구제금융 당시와는 차이가 있으며,그동안 시련을 겪으면서 탄탄해졌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필자는 10년 전 경제위기 극복을 전후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부자 시리즈(?)' 서적들을 떠올리며 지금 다시 그런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음을 느낀다. 일련의 백만장자류 책의 원류는 약 100년 전 초판이 발행된 월레스 워틀즈의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부를 손에 넣는 단 하나의 법칙'이란 제목으로 번역된 바 있다. 특이한 것은 통속적 부자 되기 법칙을 서술한 것이 아닌 고전의 심오한 철학을 느끼게 해 준다는 사실이다. 반면 몇 년 전 발간된 혼다 켄의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는 책은 이런 고전 철학에 기초,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해 필자는 강의 중에도 이를 종종 인용하곤 한다. 제목부터 흥미를 갖게 해 준 이 책은 부자가 되는 가장 중요한 비결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 했다.

좋아하는 것.그야말로 단순하다. 필자는 적어도 초.중등교육의 목적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굴해 내는 것이며,이를 기초로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은 도무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 같지 않다. 왜곡된 교육열은 우리 자녀들을 수동적으로 자라게 하고,심지어 강의 일정이나 본인 성적에 대한 불만 표시 등도 학부모가 하는 게 작금의 교육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본인이 능동적 의사결정 주체로서 자신의 기호나 소질을 판단할 기회를 갖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필자는 최근 올림픽 유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호 선수가 하염없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나는 지금 이 운동이 너무 좋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며 굳은 의지를 보였던 모습을 기억한다.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세계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집착에 가까우리 만큼 좋아하지 않으면 해 낼 수 없다. 그러나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조차 모른다면 100% 이상의 능력 발휘는 물론 성공으로의 열쇠를 손에 쥘 기회는 오지 않으리라.

나는 수시로 '지금 이 순간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고 바라는 것을 하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오히려 좋아하는 걸 너무 잘 알고 균형 감각을 잃을 정도로 빠져들고 있는 건 아닌가 경계하면서….

원문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15&aid=0001993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