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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아빠만 한 아들 없다?… 위대한 골퍼 자녀들 대부분 ‘빛’ 못봐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작성자 박윤진
  • 작성일 20.12.21
  • 조회수 249


■ 골프의 ‘부전자전’

유명한 아버지와 끝없이 비교
 스트레스·심적부담 성적 못내

 니클라우스 아들 Q스쿨 낙방
 파머 외손자는 2부투어 전전
 플레이어 아들 컷 통과 ‘전무’

디오픈 제패 파크 父子 예외
 우즈 아들도 뛰어난 재능보여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아들 찰리와 처음 동반 라운드에 나섰다. 우즈 부자는 21일(한국시간) 끝난 PNC챔피언십에서 이틀 동안 20언더파를 만들며 20팀 중 7위를 차지했다. 찰리는 2009년 우즈와 전부인 엘린 노르데그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우즈 부자의 출전 소식에 이벤트 대회에 불과한 이 대회가 골프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지난 1995년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PGA투어의 메이저대회 또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챔피언과 그 가족만이 초청된다.

 

PNC챔피언십은 지난해까지 PNC 파더-선(아버지-아들) 챌린지로 불렸다. 그런데 올해부터 대회명이 PNC챔피언십으로 바뀌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아버지와 함께 출전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전설적인 인물인 스웨덴의 애니카 소렌스탐 때문이다.

 

PNC챔피언십은 골퍼를 포함, 가족 2명이 한 조가 돼 이틀간 36홀 스크램블 방식으로 라운드해 가장 낮은 타수를 기록한 팀이 우승하게 된다. 스크램블 방식이란 같은 팀인 두 사람이 매번 플레이한 공 중 더 좋은 위치의 공을 선택해 두 사람이 같은 위치에서 플레이를 계속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우승팀에게는 20만 달러(약 2억2000만 원)의 상금은 물론 윌리파크 트로피까지 증정된다. 윌리파크 트로피는 1860년에 개최된 세계 최초의 골프대회인 브리티시오픈(디 오픈)에서 우승한 윌리 파크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파크는 디 오픈에서 무려 4차례나 우승했으며, 그의 아들 윌리 파크 주니어 역시 2차례 챔피언에 올랐다.

 

처음 디 오픈 챔피언십의 우승자에게는 모로코산 붉은 최고급 염소 가죽에 은으로 만든 장식과 버클로 제작된 벨트가 상으로 수여됐다. 마치 현대의 프로권투 챔피언 벨트와 비슷한 모양새였다. 윌리파크 트로피는 이 챔피언 벨트를 재현한 것으로 우승한 두 사람에게 각각 하나씩 쌍으로 지급된다.

 

골프의 역사를 돌아보면 윌리 파크 부자처럼 아들이 대를 이어 위대한 업적을 남기기도 하지만 사실 이런 경우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그보다는 오히려 잘난 아버지 아래서 기가 죽거나, 아버지와의 끊임없는 비교로 스트레스와 심적 부담에 시달리다 아버지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가깝게는 현대 골프에서 ‘가장 위대한 3총사’로 불리는 미국의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게리 플레이어가 그렇다. 3명이 PGA투어에서 거둔 우승은 무려 159승이나 되며, 특히 니클라우스와 플레이어는 남자프로골프 역사상 단 5명에 불과한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다.

 

3명 중 4남 1녀의 자녀를 뒀던 니클라우스는 넷째인 게리만이 프로골퍼가 됐다. 주니어 때 제법 많은 대회에서 우승하며 아버지의 뒤를 이을 만한 재목으로 주목받기도 했지만, PGA투어 Q스쿨에 계속 떨어지다 8번 도전 끝에 겨우 합격한 뒤 이렇다 할 성적 없이 3년의 투어 생활을 끝으로 은퇴하고 현재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파머는 딸만 둘을 두었는데 외손자인 샘 샌더스가 프로골퍼로 데뷔했다. 하지만 PGA투어는 뛰어보지도 못한 채 별다른 활약 없이 2부 투어를 전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어는 모두 2남 4녀의 자녀를 뒀는데, 둘째 아들 웨인이 골프선수로 아버지의 뒤를 이었다. 프로로 데뷔한 이후 PGA투어에 17번 출전해 한 번도 컷을 통과하지 못하고 은퇴한 그는 지난해 골프사업 관련 사기죄로 체포돼 아버지의 명성에 먹칠까지 했다. 

 

비단 골프뿐 아니라 세계적인 유명인의 자식 중에는 부모의 그늘에 가려 평생을 불행하게 산 사례가 많다. 파블로 피카소의 아들도 술주정뱅이로 아버지의 비서 겸 운전사로 일하다 생을 마쳤다. 두 살 때 골프 신동으로 TV쇼에 출연했던 우즈만큼은 아니지만, 찰리 역시 아버지 못지않은 멋진 스윙으로 주니어 골프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할 만큼 뛰어난 재능을 선보였다. 과연 콩 심은 데 콩 나듯 우즈 심은 데 우즈가 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