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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與 보선용 정책 남발 ‘희망고문’일 뿐 / 홍성걸(행정학과) 교수

  • 작성자 박윤진
  • 작성일 21.04.02
  • 조회수 285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4·7 재·보궐선거를 불과 1주일 남겨 놓은 시점에 여당은 LH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수많은 부동산 정책을 한꺼번에 쏟아내고 있다. 전월세 재계약 시 인상 폭을 5% 이내로 제한하자는 임대차 3법 제정에 앞장섰던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의원 등 청와대와 여당의 주요 인사들이 법안 시행 직전 자신들은 보증금과 월세를 크게 올려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이미 수습 불가의 단계에 이르렀다. 중도층의 지지 철회로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론이 대세로 굳어지자 여당은 그토록 고집스럽게 추진하던 부동산정책을 부정하는 정책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부·여당은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 무한책임을 느끼며 사죄한다”고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는 “통렬히 반성하고 (국민의) 화가 풀릴 때까지 반성하고 혁신하겠”으니 표(票)를 달라고 호소했다.

 

천정부지 집값을 겨냥해 청년과 서민을 위한 50년 만기 주택 모기지 대출 국가보증제, 청년 월세 지원, 1인 가구용 소형주택 공급 확대 등의 대안도 제시했다. 수요 억제를 위해 대출을 제한했던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도 시사했으며, 종부세 완화도 검토하겠단다. 박영선 후보는 9억 원 이하 아파트의 공시지가 인상률을 최고 10%로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부동산 정책은 선거 때만 되면 매표 공약(買票空約)이 남발되곤 한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도 종부세 완화를 언급했지만, 선거 후엔 공시지가 현실화를 내세워 비싼 주택 가진 자가 세금 많이 내는 건 당연하다며 입장을 뒤집었다. 은퇴해 소득도 없이 달랑 집 한 채 갖고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피 끓는 통곡에도 그들은 귀를 막았었다.

 

LH 대책은 더욱 기가 막힌다. 모든 공직자의 재산등록 의무화, 부동산거래분석원 설립,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와 함께 LH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 1회 부동산 거래조사 시행, 신도시 입지 조사 업무 LH에서 분리 등 대책들도 제시됐다. 그러나 모든 공직자의 잠재적 범죄자 취급, 개인정보 침해 및 정책의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체계적 분석·검토가 있었다는 말은 못 들었다. 게다가 LH를 신도시 개발정책과 업무에서 배제한다 해도 그 업무 담당 기관은 있게 마련인데, 그 직원들은 LH와 다르다는 보장이 있는가.

 

정부 여당의 혼란스런 좌충우돌은 LH 사태의 대응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초기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가 불가하다고 국가수사본부에 맡기더니 정세균 총리 지시에 따라 전국 43개 검찰청에 500명 이상의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해 지난 5년간의 부동산 투기를 대대적으로 수사하겠다고 한다. 최근까지도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여당을 생생히 기억하는 국민은 갑자기 검찰을 소환해 수사를 맡긴다니 어이가 없다.

 

아무리 표를 얻기 위한 정책이라도 그럴듯해야 믿는다. 투표를 통해 얻는 자리가 ‘동냥벼슬’이라지만 이런 식으로 정책을 남발하는 것은 국민에겐 덧없는 희망고문일 뿐이다. 남는 건 정부와 공직자, 그리고 사회 전반의 불신뿐이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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